연초록의 추억
2015년 4월이었을까.
기억은 희미하지만, 아마 그쯤이었을 것이다.
안양으로 출근하던 시절,
담당 지역이던 안산으로 회사 차를 몰고 가던 길이었다.
평소에는 둘이 함께 다녔지만,
그날은 비가 내렸고 간단한 확인만 하면 되는 일정이라
혼자 운전대를 잡았다.
수암터널로 기억한다.
봄비가 잔잔히 내리던 날,
터널 입구 위로 드리운 나뭇잎들이
유난히 연초록으로 빛나고 있었다.
벚꽃이 막 지고 난 뒤의 시기,
갓 돋아난 잎들은 빗물을 머금어
더욱 선명하고 투명한 연초록을 띠고 있었다.
아마 그때였던 것 같다.
벚꽃이 지고 난 뒤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그 연초록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순간이.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벚꽃은 자취를 감추고,
연한 초록 잎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때.
단풍나무의 어린 잎도,
은행나무의 작은 잎도,
저마다 연초록을 뽐내며
조용히 봄을 이어간다.
화려했던 꽃이 지나간 자리에서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색, 연초록.
그래서일까,
매년 이맘때가 되면
나는 다시 그 빛을 찾게 된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