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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Nov 09. 2020

 스케줄에 쫓기지 마라!

자신의 행복에는 얼마나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지...

ㅡ365매일읽는 긍정의 한줄ㅡ

스케줄에 쫓기지 마라
The really idle man gets nowhere.
The perpetually busy man does not get much further.

게으른 사람은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
바쁘기만 한 사람도 그보다 특별히 더 나을 게 없다.
ㅡ헤니지 오길비 Sir Heneage Ogilivie ㅡ


20여 년 강의하던 일을 끝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전까지는 정말로 내내 서 있었다. 성격상 뭐든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하는 캐릭터다.

강의를 할 때 앉아서 해 본 적이 없다. 너무 바빠 운전을 하며 김밥을 먹는다. 커피도 늘 테이크 아웃이다.

강의 말고도 하는 일이 너무 많다. 찾는 사람뿐이다. 뭘 해달라는 사람뿐이다.

나는 늘 뭔가를 해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일들이 힘들지 않았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고, 누군가가 나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삶이다.'라는 것은 내 인생철학의 하나였다.

그런데...



 


강의는 딱 20년만 하려 했는데 1년을 더 했다. 21년으로 강의 인생은 끝을 냈다.

그리고 강의 이외의 일을 하고 있던 차에 코로나 19란 녀석에 내 발목이 묶였다.

프로필에 소개한 대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아니 나도 앉고 싶었다.

우연인지 앉아 마자, 드라마 공모전을 본다. 그렇게 쓰고 싶었던 지라...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드라마 공모전에 올인을 했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엉덩이에 땀나도록 앉아서 미친 듯이 썼다. 대본을 쓰는 동안, 몬 유명 작가가 드라마 대본 마지막 회 마감일을 맞추듯 폼을 잡는다. 물론 아무런 결과도 바라지 않는다.

그냥 쓴다.

왜?

좋으니까!



(밀크티 ,메밀차)




5월까지 혼을 빼고 드라마 대본을 썼고, 그전에 이미 쓰고 있던 에세이와 누군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매일 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분명히 앉아서 편히 쉬고 싶었는데... 앉아만 있을 뿐 더 바쁜 듯하다.

글을 쓰려면 남의 글을 읽어야 한다.


그동안은 남의 글 한 줄 제대로 읽어 볼 시간도 없이 살았다.

앉고 보니 읽을 수 있다. 읽으니 다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 그동안 얼마나 앞만 보고 살았는지...

집사님은 쥔님보다 5년 먼저 퇴직을 했다. 퇴직을 하면 제일 먼저 요리를 해 준다고 했는데...

정말 해 준다. 최근에 해 준 요리는 시래기 만두!



(길가에 코스모스 한송이)




요리뿐인가 쥔님의 발이 되어 운전도 해 준다.


"여봉, 너무 좋다. 난 진짜 학생들이 우리 집으로 왔으면 좋겠다 ㅋㅋㅋ했는데...

아님 무슨 마술처럼 단추만 누르면 뿅! 하고 강의실로,

다시 누르면 뿅! 하고 우리 집으로 왔으면 좋겠어. 운전이 얼마나 지겨우면 말이야~~~"

"아 예예~~~"


그렇게 바쁘게 살다가 앉아서 글만 쓰겠다니 집사님은 쥔닙이 룰루랄라 할 줄 안게다.


"아니, 뭐가 더 바빠진 것 같으셔? 쉬엄쉬엄 쓰고 싶을 때 쓰는 거 아냐?"

"쓰고 싶을 때 쓰는 거야ㅋㅋㅋ"






집사님은 주로 읽는 사람이다.

어쩌다 누군가에게 감사인사 문자답을 보낼 때도 안절부절이다.


"뭐라고 쓰지?"

"생각하는 대로 쓰슝!"


결국은 쥔님이 불러주는 대로 쓴다.

글을 쓰지 않으면 문자 답도 두줄을 쓰기가 힘든가 보다. 그러니 글 쓰는 이의 기쁨을 잘 모를 것이다.

암튼 코로나이후 집사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이 집사님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었다.

글을 쓰고 있을 때도 정말 집사님은 나의 집사가 되어준다.

커피를 내려주고. . .

글을 쓰면서 더 알게 된 감사함이 감사하다.






적당히 바쁜 차에 브런치를 만나다.

하얀 종이에 펜 하나!

언젠가 시선이 멈췄던 적이 있었지만, 그냥 휘리릭 하고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잊었다.

그리고 다시 만났다.


작가 신청을 하라는데? 드라마 대본을 쓰는 데 열정을 다 쏟은 지라, 뭔가를 신청하고 지원하는 일이

별로다. '아 진짜 귀찮은데? 그냥 글을 쓰고 싶을 뿐이지, 어디에 속하고... 뭐 그런 건 싫은데?'


분명히 그런 마음이 가득했는데, 자꾸만 하얀 종이에 펜 하나가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브런치란 이름이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벌써 작가 신청을 하려고 글을 쓰고 있다 ㅋㅋㅋ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코로나에 발이 묶였는데...

브런치에 손이 묶였다.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하는 캐릭터!

열심히 쓴다.

쓰고 싶은 대로 쓴다.

미식가에 여행 마니아, 매일 웃겨주는 집사님에,

빵빵 터지는 유머 가족에,

소재도 많고 되살리고 싶은 기억도 많다.

그러니

부지런히 쓴다.

글쓰는 것은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니까.






높은 연봉을 받은 적도 있고

돈도 부지런히 벌었다.

하루를 꽉 채운 스케줄을 하나 씩 지워가면서...


지금은...

스케줄?

그게 뭐지? ㅋㅋㅋ

그런데 더 행복하다. . .


자신의 행복과 거리가 먼 것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자...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행복에,

삶의 질을 높이고 바라는 것에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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