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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Nov 08. 2020

꼭 최신상을 가져야 해?

최신상이 아님 완벽한 삶이 아니라는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되지!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

소유욕이 나를 힘들게 한다
I do not read advertisements.
I would spend all of my time wanting things.

나는 광고를 읽지 않는다.
이것저것 갖고 싶다는 생각에 시간만 허비하게 될 테니까

ㅡ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ㅡ



긍정의 한 줄 리뷰를 쓰면서 매일 다른 명인을 만난다.

하나 같이 독특하고, 출중하게 총명하고, 유별나게 괴짜며, 이해가 안 갈 정도의 4차원인 분도 있다.

오늘 만난 프란츠 카프카는 요즘 말로 하면 완전 '아싸(outsider)'인 것 같다.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토였던 현재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중간계급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카프카의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였고 자존감이 강하고 독선적인 인성을 가진 사업가였다. 외판원으로 시작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문을 연 액세서리 가게가 곧  20여 명의 직원을 둘 정도로 성장한다. 그곳에서 양조업자의 딸과 결혼을 한 헤르만 카프카는 가정일은 안중에도 없는 일벌레였다.

아내 율리도 종일 남편일을 도우느라, 프란츠 카프카와 그의 형제들은 늘 보모 손에서 자랐다.



(바람에 날려 부모를 잃은 단풍잎)



카프카가 두 살, 네 살 때 태어났던 두 동생은 태어나자 곧 죽었고 그 후로 태어난 세 여동생들은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흩어져 죽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을 보았고 이어서 세 여동생을 잃은 충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충격에 사로잡힌 카프카는 불행하게도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그의 아버지는 상인 기질이 없는 카프카를 늘 못마땅하게 여긴다.


''나는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만큼 해냈는데, 부족한 게 없는 너는 왜 그렇게밖에 못하냐?''


카프카의 아버지는 틈만 나면 아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퍼부었다니...

에휴ㅠ






대학에서 카프카는 문학에 흥미를 보였지만  법학을 전공하길 요구한 아버지의 뜻을 따른다.

장남이어서 일까?

아버지의 뜻대로 카프카는 법학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보험회사에 취직하는 데,

종일 일을 하면서 글쓰기가 힘들게 되자 다른 회사로 옮겨 2시에 퇴근하고는 밤늦게까지 글을 썼다고 한다.

카프카가 다닌 보험회사는 노동자 사고 보험회사였고, 그는 그곳에서 죽기 2년 전까지 법률고문일을 했다고 한다. 당시 열악한 유럽의 노동환경 속에서 그는 노동자들에 대한 관료기구의 무자비하고 가혹한 대우를 눈으로 보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속성을 경험한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결핵을 앓게 된 카프카.

죽기 전까지 글쓰기에 열중한 그는 가족의 품에서 벗어나 베를린으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여인 도라가 그를 극진히 보살폈다고 한다. 도라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결핵은 더 악화되었고 프라하로 다시 돌아온 카프카는 결국 1924년 41세의 젊은나이에 결핵요양소에서 사망한다.


카프카는 우울증, 정서불안증도 않았다는데, 더 기가 막힌 일은 사망원인이 영양실조도 그 하나였다니,

음식을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아파서...

지금처럼 영양 공급할 방법이 없었을 테니. . . 너무 마음이 아프다.


두 살 때부터 동생을 잃는 슬픔을 맛 본 카프카.

아버지와의 갈등, 독일인으로부터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유대인들로부터는 반 시온주의라는 이유로 왕따가 된 카프카의 삶이야말로 요즘 말로

고독한 아싸 (아웃사이더)였지 않나. . .






생전에 카프카는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놓길 꺼려했다.

그나마 발표된 작품마저도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죽음을 앞두고 절친에게 자신의 글을 모두 불태워달라는 유서를 남겼다니 그는 오로지 글을 쓰는데만 집중했던 것 같다. 다행히 그의 작품은 친구에 의해 타계 후 세상에 출간된다.


길지 않은 카프카의 불행한 삶에서 한가닥 빛은 글쓰기였다.

오로지 글쓰기에 삶을 바친 사람...

글을 쓰는 것만이 고독한 아웃사이더에게 유일한 돌파구였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네."


카프카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의 문학에 대한 견해를 밝힌 글이다.


"큰 고통을 주는 불행처럼,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처럼,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서 떠나 숲 속으로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책은, 강한 충격을 가해야 한다는 카프카.

자신의 글을 모두 태워달라는 유서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학에 대한 주관은 뚜렷했다.






카프카의  삶을 보면, 긍정의 한 줄에 쓰인 그의 글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광고를 당연히 읽지 않았을게다. 그 시간에 글한 줄을 더 썼을 테니.

결핵으로 요양을 필요로 할 때, 그가 가족의 영향권을 벗어난 것은 오로지 글을 쓰는데 전념하기 위함이었다.

글을 쓰다가도 병이 생기면 당연히 펜을 놓고 가족의 품 안에 돌아가기 마련인데...

글쓰기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이 전해져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소유욕...

다행히 나는 소유욕이 과하지 않다.

대부분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명품가방, 보석, 밍크? 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


물건도 최신상보다는 그 이전 상품을 싸게 사는 것을 선호한다. 최신상도 곧 가격이 내릴 테니까!


그렇게 세이브가 된 돈은...

맛난 거 먹는데 쓴다.

집사님과 안주를 사는데 주저하지 않고 쓴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밥 한 끼를 대접하는 데 쓴다.


그리고...

바닷길을

하늘길을 누비는데 아낌없이 쓴다.


명품가방은 눈만 뜨면 나오는 신상에 밀리지만...


여행의 감동은 내 가슴속에 살아있으니까...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이 훌륭한데...
최신상에 가벼이 넘어가지 말자.
더 이상 쓸 수 없을 때 바꿔도...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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