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부팅 양준일 29번째 '양준일의 TEA -TIME'의 키워드는 '균형', 그에 곁들일 차는 '홍차'이다.
전문가가 균형에 어울리는 차로 홍차를 준비한 이유를 설명한다.
전문가: 홍차를 우릴 때 중요한 세 가지 조건이 있는데, 첫째는 물의 비율, 둘째는 찻잎의 양, 세 번째는 시간이에요. 세 가지의 밸런스가 중요해요.
양준일: 라면하고 똑같네요.
느닷없는 라면 비유에 전문가가 빵 터진다.
전문가: 영국에서는 차를 우릴 때 세 가지 요소를 골든 룰(Golden Rules)이라고 불러요. 그리고...홍차의 기원은...영국은 전쟁 중에도 Tea-Time을 가질 정도로 홍차를 사랑하지만 그 기원은 중국이에요.
홍차는 영어로 Black Tea라고 하는데 이유는 찻잎이 검은색을 띠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찻잎 색깔을 보고 블랙티라고 하고 동양에서는 내면을 중시해 우린 차 색깔이 붉은색을 띠므로 홍차라고 한다니 그 차이 또한 흥미롭다.
전문가가 차를 우리기 위해 앉은자리에서 일어나자 양준일이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난다. 살짝 당황한 전문가는 다기와 찻잔을 뜨거운 물로 예열한 후 계속해서 부연 설명을 한다.
전문가: 서양에서는 3그램의 찻잎과 300ml의 물과 3분의 시간, 3:3:3의 균형을 지키죠. 우리나라는 수질이 연수라 차가 빨리 우러나기 때문에 2:4:2의 균형으로 차를 우려요.
차가 우려 나는 동안 대화가 이어진다.
전문가: 차가 우려 지는 동안... 차에 대한 질문이 있으시면?
양준일: 이 차는 왜 서서 우려 야하죠?
역시 양준일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엉뚱 질문에 전문가가 빵 터진다.
전문가: 테이블이 높아서요.
단지 테이블이 높아서라는 전문가의 답변에 이번엔 양준일이 빵 터진다. 일어서서 차를 우려야하는 이유가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는 양준일의 말에 전문가가 다시 빵 터진다.
우려진 차를 따르며 전문가가 팁을 알려준다. 차를 바로 찻잔에 따르는 것보다 그릇에 한번 옮긴 후 차를 따르면 일정한 온도로 차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와의 Tea-Time이 끝나고 양준일의 토크 시간이다.
Q:가난의 경험이 인생의 균형을 찾는 데 있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너무 가난했을 때 내 아이와 와이프, 우리 셋의 관계가 더 소중해지는 거예요. 그것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밖에 없다, 이관계밖에 없다. (가진 게) 없어지면 없어질수록 그게 더 순수해져요. 그래서 지금 이 시점(형편이 나아진)에 왔을 적에 그게 아직도 나한테 소중한지 확인을 할 수 있는 시점인 것 같거든요.
예전에는 일이 끝나고 갈 곳도 없었고 돈도없고 친구들도 만날 수없었지만 이제는... 누구를 만나고 할 수 있지만 저는 예전과 똑같이 집에 가서 가족들을 빨리 보고 싶고 그게 변화가 없다는 자체가 나한테는 너무나 소중하고... 그때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했었던 게 아직도 나한테 소중하구나... 그런 것을 확인하는 하나의 도구(tool)가 되는 그거예요.
Q: '인생에서의 균형'이라는 말이 굉장히 함축적인데, 더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예를 들어 좋은 차는 좋은 거예요. 안 좋은 차는 안 좋은 거죠. 하지만 좋은 차가 내 가족보다 좋은 건 아니잖아요. 근데 그것을 헷갈수가 있는데 그 헷갈림이 없도록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거죠. 가치의 밸러스를 의미하는 거죠.
Q: 어떻게 하면 실수 없이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제가 차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몰라요. 홍차보다 좀 더 아는 것이 라면이거든요. 라면도 굉장히 비슷해요. 라면 국물을 좋아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거에 너무 많이 비중을 두면 밸런스가 깨지면서 이 맛도 망치고 이것도 저것도 잃어버리는 수가 있어요. 따라서 우리에게 뭐가 중요한지를
알고, 그것을 매일매일 확인하면서 가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인생이란 끊임없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뒤늦게 찾아온 명성 때문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난 가난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ㅡ[MAYBE 너와 나의 암호 말: 양준일]ㅡ
나는 대체로 국물요리를 좋아한다. 라면 국물도 좋아한다.
라면국물을 좋아한다고 물을 많이 넣으면 이 맛도 저맛도 아니라는 아주 단순한 진리...인데,
밸런스 맞추기는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숙제이자 핵심이다. 모든것은 밸런스를 잃었을 때 문제가 된다.
라면 맛도, 인간관계도, 욕망도...
코로나 19가 깨어버린 밸런스...
어쩌면 사상 초유의 삐걱거림속에서 모두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지금이지만... 정신을 차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