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얇게 저며 내는 것을 편육회 또는 생육회라고 한다. 소고기 육회가 가장 일반적이다. 부위는 육질이 부드러운 우둔살, 사태 등을 쓴다. 그 명칭도 지역마다 다른 데 대구지역에서는 뭉텅뭉텅 썰어낸다고 해서 뭉티기, 뭉텅이라 하고 호남지역에서는 생고기라 부른다.
생육회는 어릴 때 아빠가 드실 때 두 딸을 앉혀놓으시고 한 점씩 입에 넣어주시는 걸 먹어 본 게 처음이었다. 워낙 고기를 좋아하시는 아빠는 가끔 생육회를 드셨고 양념 육회도 자주 드셨다. 중요한 건 우리 집이 부자도 아니었는데 미식가 아빠 덕에 '엥겔지수'는 늘 하늘을 찔렀다고 한다. 엄마가 입버릇처럼 하신 말이다.
'아빠는 등록금이 얼만지 아시냐, 에휴... 그저 드실 줄만 알지!'
그때는 엄마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고, 조금씩 철이란 게 들면서 엄마 속이 얼마나 새까맣게 탔는지 알았다.
암튼 엄마 속은 탔지만 아빠는 온갖 맛집은 우리를 다 데리고 다니셨고 아빠가 맛있다고 생각한 음식은 우리는 의무적으로 먹어야 했다. 그런아빠를내가 제일 많이 닮았다. 내가 좋아하는 속담 역시 아빠가 늘 말씀하시던 속담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아빠가 좋아하시니 엄마는 특히 고기 요리를 잘하셨다. 육회, 갈비찜, 옛날 불고기, 수육, 고기전골 등...
결혼하기 전에는 밥 한번 안 해봤는데 어깨너머로 본 게 무시 못한다고 엄마 흉내를 낸다. 먹어보고 엄마 맛이 안 나면 엄마 맛이랑 비슷하게 해 본다. 모전여전이라더니, 그렇게 나도 모르게 엄마랑 비슷해져 간다.
생육회는 일단 고기가 좋아야 하는데 다행히 싱싱한 고기를 살 수 있어서 양념장만 곁들이면 그만이다. 뭐든 음식은 생음식부터 먹어야 질리지 않는다. 생육회를 먹다가 느끼하면 양념장을 만들어 양념 육회를 해 먹고 육회비빔밥도 한다. 세 가지로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도 나쁘지 않다.
먹다 남은 육회에, 있는 재료로 육회비빔밥을 만들어보자. 남은 육회는 냉장고에 이틀 있었지만 숙성이 돼서 더 쫄깃쫄깃하다. 집에서 해 먹으면 식당에서 사 먹는 육회비빔밥이 얼마나 비싼지, 아니 비싸도 맛있으면 괜찮은데 가끔은 고기 누린내도 나고 강한 양념 맛에 고기 누린내를 모르기도 하고, 조미료도 잔뜩 넣고 하니, 한 번쯤 도전해 보길 추천한다. 정말 간단하다.
ㅡ이작가야's 육회 비빔밥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육회 한 줌 (양념:다진 마늘, 참기름, 간장 한술, 고추장 한술, 후춧가루) 계란 당근 양파 상추 대파,단무지, 김- 선택
Yummy!
요리 시작!
비빔밥을 해야 하니 밥을 안쳐 놓고 양념을 준비하면 밥이 될 때쯤 딱 먹을 수 있다.
제일 먼저 고기에 양념재료를 넣고 재 놓는다.
고기에 양념이 배는 동안 제일 먼저 계란을 노른자, 흰자 분리해서 흰자만 지단을 부쳐 채 썬다.
양파, 당근도 채 썰어 양파, 당근 순으로 볶는다. 오뎅(어묵)김밥 하고 남은 단무지를 채 썰고 (남은 재료를 잘 활용하는 편임), 대파도 초록 부분만 조금 채 썬다. 재료 준비 끝. 밥만 되면 상추를 깔고 재료를 얹는다.
마지막에 계란 노른자로 화룡점정!
김도 있으면 추가!
비비기엔 그릇이 작은데... 이럴 땐 양푼이 최고!
양푼에 넣고 썩썩 비빈다.
(한술 딱!)
김에 싸 먹어도 맛있당!(김을 좋아함, 건강에도 굿)
고기에 양념이 잘 배여 감칠맛이 난다. 밥도 보리밥여서 비비니 식감도 좋다.
내가 했지만 너무 맛있당!
ps: 혈당 수치 신경 안 써도 되면 고기 양념에 설탕 추가함 더 맛있다. 제대로 육회비빔밥은 고사리, 호박, 무채 나물을 넣지만 그냥 집에 있는 재료로 써도 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