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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20. 2021

(77:Jan,20) 고맙고 그리운 친구, 가족!

관계는 서로 노력해야~~~ 내가 먼저...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ㅡ

고맙고 그리운 친구
People, even more than things, have to be restored, renewed, revived, reclaimed, and redeemed: never throw out anyone.

그 무엇보다 되돌려 놓고, 새롭게 하고, 회복시키고, 구제해야 할 것은 사람이다.
그 누구도 함부로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오드리 헵번 Audrey Hepburn-


학창시절에 항상 붙어다녔던 '짝꿍'친구가 있다. 아니 있었다. 지금은...

일년에 한 번도 잘 보지 못하고 산다. 언젠가부터 사는 패턴과 환경, 가치관등이 달라지면서 관계도 달라진다.

절친 중 한명이었던 똘똘이는 이과였고 나는 문과였기 때문에 수업을 함께 한 적은 없었고, 우린 특별활동시간에 만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첫번째 특별활동반은 '탁구반'을 선택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 잘하는 언니랑 탁구를 쳐 본 경험이 있었고 운동할 수 있는 유일한 특별활동반이어서 서둘러 신청을 했고 다행히 마감전에 가입이 되었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탁구를 처음 같이 치게 된 파트너인 똘똘이는 키는 나와 비슷하게 작고, 얼굴은 평범하게 '못생기지 않았다'소리 들을정도의 아주 재주가 많은 친구였다. 혼자서 배웠다는 데 기타도 잘치고 노래는 타고난 실력을 갖추었다. 공부도 잘해 모의고사를 보면 항상 상위 5% 명단에 들어 턱 하니 벽보에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나또한 문과에서 벽보에 붙을 정도로 항상 상위권에 있었다. 이과와 문과의 조화라고 해야 하나...

나도 노래를 좋아하고 잘했다. 그래서 우린 참 잘맞았다. 


똘똘이 목소리는 중저음이고 나는 중고음으로 화음을 맞춰 듀엣으로 노래를 하면 꽤 근사했다. 수업이 끝나면 우리는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서 지는 노을을 보며 팝송을 불렀다. 똘똘이가 기타를 치고 나는 화음을 넣는다. 당시에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가 비틀즈(The Beatles)의 'Hey Jude',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Love me tender', 크리스 크리스토퍼슨(Kris Kristofferson)의 'For the good times','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등 이다.




(사진:유트브)



똘똘이네는  엄마가 약국을 하셨  동네에서 알아주는 부잣집이었다. 당시 대학입학시험을 보고 의외로 점수가 잘 나온 똘똘이는 의대를 지원했는데 욕심이 과했던지 안타깝게 떨어졌고 보수적인 똘똘이 집에서는 부자임에도  '여자는 재수를 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2차인 약학대학에 입학을 시켰고 얼굴은 출중하진않았지만 남자사귀는 재주가 워낙 특출난 ㅋㅋㅋ 똘똘이는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결혼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조금씩 멀어졌다...


똘똘이는 약국을 개업해 메인 약사이다 보니 하루 종일 약국에서 꼼짝을 못하는 상황이었고 일요일이 되면 발레, 재즈댄스 등 본인 취미생활하기에 하루가 모자랐다. 욕심이 많은 친구라 하고 싶은 것은 다해야 하고 건강은 엄청 챙기다 보니 몸에 나쁜 술은 입에도 안댄다.


술!그것이 문제로다. 친한친구들 중 유일하게 술을 못마시는

똘똘이는 그렇게 혼자가 되어갔다. 


"차 좀 사라 제발! 아니 그 돈 다 어디에 쓰려고 짠순아!"

"차? 땅꺼질까봐 걸어다는 것도 불안해. 버스도 사고 한번 나봐라. 그나마 걷는게 제일 안전하다고!"


워낙 부자이다 보니 사고나서 죽기라도 하면 재산은 다 어쩌냐는 게 똘똘이의 주장이다. 교복입고 운동장 스탠드에서 'For the good times'를 함께 부를 땐 꿈에도 생각 못했던 모습을 보게 되면서...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멀어진게다. 그래도 절친이라고 부모님 상당했을 때는 제일 먼저 생각나는 친구였고 또 만났을 때는 어제 본 것처럼 수다를 떤다. 그게 아마 학창시절 친구인 것 같다. 지금은 아주 오랜만에 생각나면 카톡으로 안부나 묻는 정도? 그야말로 친구라는 단어를 쓰기가 민망한 관계가 되어버린 지도 모르겠다.

그저 '마음속 깊은 곳... 추억속에 살아있는 친구'가 더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삶에서 '관계'는 일방이어서도 안되고 쌍방이어도 여러가지 복잡한 것들이 맞아야 이루어질 수있고 유지 될 수 있다. 살면서 수많은 관계가 이루어지고 깨진다. 이루어지는 데도 이유가 있고 깨지는 데도 물론 이유가 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서로 잘 맞으니 좋으니 관계가 이루어진 것이고 잘 안 맞으니 좋지 않으니 깨지는 것이다. 나 또한 수없이 많은 관계를 이루어봤고 깨져보기도 했다. 역시 이유는 같다. 잘맞으니 좋으니 이루어졌고 잘 안 맞으니 좋지 않으니 깨진 것이다. 이루어짐이 말할 수 없이 기쁜 것도 깨짐이 말할 수 없이 슬픈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그러함을 인정한다.


인생을 사는 동안 가장 친한 친구 1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니 자신의 친구들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진정한 친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다. 친한 친구라고 해서 학창시절처럼 매일 만나 수다를 떨고 떡볶이를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학창시절의 순수한 친구의 개념과 관계가 각각 다른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각각 다른 가정을 꾸미고 아이를 낳고 손주를 보고 하면서 그때의 똑같은 우정이 유지 될 수 있는 지에는 고개가 끄덕여 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친구를 담고 있는 것이 더 기분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해서 나는 똘똘이가 가끔 생각나거나 보고 싶을 때는 가능하면 카톡을 하거나 전화를 하지 않는다. 그저 추억한다. 함께 탁구를 치고, 기타를 치며 노래했던 그 추억을... 그러면 최소한...


'건물 시세가 몇배가 뛰었잖아...'


로 시작되는 똘똘이의 말로 내 마음속에 있는 우리의 추억에 스크래치가 나는 일이 없을테니까말이다.


코로나19가 쳐들어온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를 겪어보니 사람이 보인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고 했나? 아주 부인할 수는 없는 말이다. 지난 주에 나보다 나이는 많지만 친한 지인이 생일을 맞이했다. 알고 지낸지 12년? 쯤 된 것 같은데 한 번도 생일을 함께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딸아이가 아이를 가졌는데 몸이 좋지 않다고 한다. 그것도 불과 얼마전까지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왔고 친정엄마집에서 묵고 있다니 무척이나 신경이 쓰인다. 그사람 또한 처음 겪는 일이니 딸아이에게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게다. 고민 끝에 휴대폰으로 선물을 보냈다. 그것도 배달이 되는 것으로...


"여보슈, 생일 츄카츄카융! 세상이 미쳤으니 우째ㅠ 집콕에 삼시세끼 밥하는 것도 지겨울 텐데 배달시켜 실컷 드슈..."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마워융, 미친 세상 정신 돌아옴 함 봐요"


코로나 이전에 자주 보던 만남들이 1년이 다되가는 긴시간동안 조금 소원해 지니 마음도 왠지 소원해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생일이 되면 기억해주고싶고 선물이라도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관계'


관계는 그렇다. 서로 노력해야 하고 서로 챙겨줘야 하고 서로 존중해야 유지할 수 있다.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마음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무심함으로 실수로 어떤 이유로 관계가 삐꺽이고 있는데 제자리로 관계를 돌리고 싶다면 반드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조금만 노력해도 관계는 크게 달라질 수있다.


요즘 나는 부쩍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코로나 이전엔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문자 안부한번 못했던 가족말이다. 아무래도 시간이 여유가 있다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데 이상하게 생각의 대부분이 가족에 집중이 된다. 이유는 너무도 뻔하다.

생각이 많은 정도만큼 내가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게다.


아침에 제일 먼저 언니와 남동생이 함께 있는 단톡방에 안부를 묻는다.

"굿모닝! 오늘 눈이 엄청 온다는... 눈길 조심, 감기 조심, 조심 조심 ~

막내동상 밥 잘 챙겨 먹고 쉬는 날은 꼼짝말고 배달시켜 먹고 푹 자고...

오늘도 홧팅!"


결혼하지 않은 노총각 남동생이 병원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니 매일매일 저렇게 문자를 보낸다. 코로나 전에는 아니, 내가 일로 바빴을 때는 하지 못했던 일이다.


고맙고 그리운 친구생각도 좋고 소원했던 관계의 되돌림도 좋지만 나는...

그동안 남보다 더 소홀했던...특히 사랑하는 언니, 동생,이모 이모부 사촌동생... 나의 가족에게 더 잘하련다. 조금만 노력하면 가족의 관계는 충분히 사랑으로 유지 할 수 있다. 그게 가족이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그 누구도 함부로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가족은 어떤가.

가깝다는 이유로 다 이해해 줄거라는 믿음으로 소홀히 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로 관계를 되돌려 놓고, 새롭게 하고, 회복시키고, 구제할 수있다.


그게 가족이다. 늘 고맙고 그리운 친구 같은...


"누나, 구정전에는 함 뭉쳐야지?"

"뭘 뭉쳐! 너 땜에 5인되서 안돼 ㅋㅋㅋ누가 지키고 있을지도 몰라 ㅋ"

"아 놔 진짜~~~~ 내가 잡혀가면 되지?"

"으이구ㅋ메뉴가 뭔데? 메뉴 들어보고 ㅋ"


사촌동생 전화로 또 한번 웃었다.

음력 설이 머지 않았는데...


생각이라도 하자... 가족생각!

고맙고 그리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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