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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21. 2021

(78:Jan,21) 삼세판!

삼세판 정도는 해보지만...안되면 다른 잘할수 있는 무엇을~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포기할 줄 아는 법
Pick battles big enough to matter, small enough to win.

무릇 전투라면 누구나 무시하지 못할 만큼 중대하면서도 이길 수 있는 전투에 뛰어들어라.
ㅡ조나단 코졸 Jonathan Kozolㅡ


영문 독해 시간이다.


''혁수! 해석해봐''

''저... 음...''

''이번이 두 번 째인데? 삼세판 알지!''

''넵! 다음 시간엔 꼭 잘 준비해 오겠습니다''


독해 시간에 학생들에게 세 번의 기회를 준다. 세 번 다 놓치면 감점이다.


3을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이 무언가의 승부를 가릴 때 세 번의 도전으로 결정짓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름하여 '삼세판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삼세판에 격하게 공감하는 1인이다. 삼세판을 아주 좋아한다.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게 된 것은 '나도 작가다'3차 공모전을 우연히 본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20여 년의 학교 강의에 종지부를 찍으면 글을 쓰겠다는 개인적인 계획대로 나름 어느 포털에 글을 싣고 있던 차에 정말 휙 하고... 브런치의 공모전 공고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브런치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깊은 관심은 없었던 차에 공모전 주제가 마음에 들어서 작가 신청이라는 귀찮은 절차를 감내했다. 운 좋게 작가 신청을 한 지 3일? 정도 후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에 공모전 주제는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었는데 시기상 한 번쯤 정리해 보고 싶은 제목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고 쓰고 싶었던 터라 신나게 썼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글을 응모할 수 있었기에 몇 개의 글을 제출했다. 당연히 당선이 목적이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목적도 희미해지도록 열심히 썼다. 결과는 당연히 당선 탈락이었다. 1도 거짓 없이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유는? 처음 응모해본 일이기에 처음에 턱 '당선'이 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게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제8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역시 몇 개의 브런치 북을 정리해 응모했고 결과는 당연히 탈락이었다. 이번엔 10 퍼 정도의 기대를 했다. 90 퍼의 포기는 기존에 써 놓은 글을 모아서 응모했을 뿐 다시 교정하는 노력을 하지 않음이었고 10 퍼의 기대는 몇 권을 제출했으니 '운 좋게' 한 권?이라는 막연한 기대였다.

10 퍼의 기대였기에 실망도 그리 크지 않았고 잊었다.


세 번째는 '브런치 라디오 시즌 2'라는 프로젝트에 도전을 했다. 프로젝트는 '작가님이 브런치에서 만난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브런치 북은 무엇인가요... 작가님만의 시선과 애정을 담아 그 브런치 북을 소개하는 글을 써 주세요

(자신의 브런치 북을 소개할 수도 있음)'라는 내용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생긴 신조어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를 거의 매일 접하고 있던 때라 가장 생각나는 단어는 '자존감'이었고 마침 그와 관련된 글과 작가님이 떠올랐다.


 '추세경'작가님의 '왜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라는 제목의 브런치 북을 소개하는 글로 프로젝트에 응모했다. 당연히 응모의 이유는 '그 글을 소개하고 싶음', 과 '그 일을 내 글로 할 수 있다는 감동과 보람'이었을 게다. 글을 올리자 작가님의 '너무도 감사하다...'라는 댓글을 보았다. 순간 '더 잘 쓸걸... 작가의 글이 잘 전달되었어야 할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마음 한편으론... '여러 개의 브런치 북을 소개해도 된다. 자신의 글을 소개해도 된다'라는 문구가 아른거렸다. 다른 작가님의 글보다 나의 브런치 북 중에서 '누군가를 응원하는 북'이 있었는데 응원의 목적으로 내 브런치 북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몇 번 들곤 했다. 몇 번의 생각 끝에 나는 나의 브런치 북을 소개하는 일을 포기했다.


포기의 이유는 이렇다.

공모전에 분명히 '작가님이 브런치에서 만난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에서 '가장'이란 단어 때문이었다. '가장'이란 말은 '여럿 가운데 어느 것보다 정도가 높거나 세게'라는 의미일 테니 그 작가님의 브런치 북에서 뿜어 나오는 감동과 글의 깊이, 고뇌, 번민, 필력 등을 고려해 볼 때 당연히 그분의 작품이 정도가 높고 세다고 판단을 했고, 혹시라도 심사위원들의 착오로 내가 당선이 된다면 그분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가식이고 오로지 나의 욕심이었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튼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탈락이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세 번을 도전했다. 나는 삼세판을 좋아한다... 그 이후로 당선에 대한 기대는 포기했다. 포기라는 단어는 얼핏 부정적인 단어인 듯 하지만 때론 긍정적 의미로 '잘안되는 것에 대한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하는 '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의 심리학자 아담 디 파울라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포기할 때를 아는 것과 자존감이 관련을 보인다고 한다(Di Paula & Campbell, 2002).

''자신을 그럭저럭 좋게 받아들일 줄 알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한 번 해서 안 됐을 때 삼세판 정도는 해보지만, 그래도 안 되면 재빨리 그만을 외치고 다른 잘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 떠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반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바로 그만두거나 아니면 계속해도 안 되는 무엇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ㅡ박진영의 사회심리학:포기할 줄 아는 용기ㅡ




(사진:pixabay)



아담 디 파울리 교수연구팀이 실시한 '포기와 자존감의 연관성'에 관한 실험은 실험대상자들에게 문제를 주고 맞추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심리를 테스트하는 방법이다. 실험을 통해 여러 번 실패를 하게 한 후 대상자들에게 새로운'창의적인 실험'에 도전할 것인지를 묻자,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재빨리 파악하고 안 되는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가 하면, 자존감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새로운 일에 도전을 거부한 채 실패했던 일에 매달려 또다시 실패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단 한 번의 실패를 한 경우에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들은 재도전을 하겠다고 하는 반면, 자존감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재도전하지 않고 기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음... 저 냥반의 연구 결과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마치 '운도 없고 실력도 없는 놀음꾼이 계속 돈을 잃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멀쩡한 몸뚱이로 막노동이라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안 되는 놀음에 목숨을 걸어 거지 꼴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말이다.

혹은 무슨 일이든 단 한 번의 실패를 하고는 두 번 다시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0편의 작품을 뽑는 '제8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 3700편이 출품되었다고 하니 수상 확률은 0.3%밖에 되지 않는다. 3690편의 작품은 당선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나의 작품 또한 그 그룹에 속해있고 향후에도 나는 응모는 할 지 모르지만 희박한 소수의 확률에 속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하기에 나는 당선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그럼 당선에는 재주가 없음을 확인했으니 다른 잘하는 무엇을 찾는다.

그게 나다.

흠...그 다른 잘하는 일이 뭔데?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거지... 아하~


역시 나는 긍정적이야!

단,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대해서...


도전을 하되, 만능과 완벽은 없다. 만능과 완벽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눌려 쓸데없는 에너지를 쏟지 말자.

잘 안되는일이라면 포기할수 있어야 한다.


포기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 .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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