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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Feb 03. 2021

(91:Feb,3) 항상 낚싯바늘을 던져둬야~

기회는 늘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의 것!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ㅡ

기회는 잡는 사람의 몫
Chance is always powerful. Let your hook be always cast:
in the pool, where you least expect it, there will be a fish.

기회란 강력하다. 항상 낚시 바늘을 던져두어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물구덩이에서 물고기가 낚일 테니.
ㅡ오비드 Ovidㅡ



'낚시'하면 생각나는 어릴 때 추억이 있다. 낚시를 좋아하셨던 아빠는 삼 남매 중 둘째 딸인 나를 데려가셨다. '아빠와 나' 둘만 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알지? 오늘도 잘할 수 있지?"

"그럼 그럼 아빠~~~ 약속!"


낚시를 마치고 아빠와 내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거의 늘 하는 대화이다. 아빠는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으셨을 때 낚시터 인근에서 물고기를 사신다. '아빠가 물고기를 못 잡아 돈을 주고 산 일'을 비밀로 하는 대신 나는 10원?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암튼 동전을 한 개씩 받았다. '아빠와 나의 약속은 엄마에게 물고기를 잡은 것으로 연기를 잘하겠다'는 약속이다. 아빠가 낚시를 가는 목적은 물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끓이는 맛있는 매운탕에 한 잔 하고 싶어서였던 것을 안 것은 한참 후였다.


"아빠! 또 못 잡았네ㅋㅋㅋ 맨날 맨날 못 잡으면서 아빠는 왜 낚싯대를 이렇게나 많이 갖고 와?"

"물고기가 어느 낚싯대에서 잡힐지 모르니까 여러 군데 많이 놔야 한놈이라도 잡겠지?"


동전에 눈이 어두워 ㅋㅋㅋ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도 마다하고 아빠를 졸졸 따라갔던 추억은 강변에 있는 매운탕 집을 볼 때마다 TV에서 맛집으로 매운탕집이 소개될 때마다 아빠를 생각나게 한다.


낚시에서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우의 수가 더 많다. 그러나 낚시는 경험을 건지는 일이며, 실패를 한 경험은 그다음의 성공을 위한 원천이 될 수 있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 폴 퀸네트-


심리학자 폴 퀸네트는 낚시광으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말대로 아빠의 낚시는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더 많았다. 물고기를 못 잡은 날이나 잡은 날이나 아빠는 늘 즐거워하셨다. 못 잡은 날이 훨씬 더 많았으니까 아마도 낚시 실패로 인해 아빠가 조금이라도 인상을 쓰거나 기분이 저조하거나 했다면  내가 따라갈 리가 없었을게다. 그냥 그렇게 어릴 때부터 배운 것 같다. 물고기는 원래 잘 안 잡히는 것이고 잡힐 때까지 하는 게 낚시구나...




(사진:pixabay)



약 2년 전? 쯤 '낚시'를 테마로 TV 예능 프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도시 어부'다.

노장 배우 이덕화, 노장 개그맨 이경규를 다시 한번 클로즈 업 하게 해 준 프로그램이다. 특히 대놓고 뺀질거리는 캐릭터 이경규의 놀라운 인내와 끈기를 보여줌으로써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수많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기다린다. 기다림의 과정은 보는 시청자들의 입술도 바짝바짝 마르게 한다. 쉽지 않은 기다림 속에 드디어 찾아온 기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열정으로 대어를 낚는 쾌거를 보여주는 짜릿한 감동이 시청률 1위를 찍게 했다. 도시 어부의 어느 회차에서 이경규는 아침 일찍부터 달이 뜰 때까지 약 12시간 이상이나 '배스'를 기다린다. 포기 상태에 빠진 제작진이 모두 철수를 한 후 이경규는 종료 5분 전에 '배스'를 낚아 기적적인 감동을 만든 것이다. 이경규가 '배스' 낚시에 성공을 해서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배스'를 잡기 전날 그(이경규)는 '배스'에 대한 이론 공부를 꽤나 많이 했다고 한다.


기회를 찾아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ㅡ삭티 거웨인 Shakti Gawainㅡ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낚싯대를 많이 드리운 다는 것은 기회를 찾는 적극적인 방법이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항상 낚싯바늘을 던져두면 전혀 예상치 않았던 물구덩이에서 물고기가 낚인 다는 말은 항상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늘 '나는 운이 없다, 기회가 없다'라고 투덜대는 사람이 있다. 운이,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먼저 묻고 싶다.


'준비했는가, 하고 있는가'


기회는 반드시 준비한 자에게 온다.

아무런 준비가 없으면 기회는 보이지도 않는다.





'영문 독해'시간이다.

녀석의 얼굴이 말이 아니다. 평상시에는 눈이 초롱초롱한 녀석인데 눈빛이 온통 딴생각이다.


"정태! 해석해봐"


화들짝 놀라 머뭇거리더니 지맘대로 얼버무린다.


"우쭈쭈~그래? 그게 그런 말이야~~~? 어디 그런말이 있누~~~ 책이 다른가 ㅋㅋㅋ

다시 잘 해봐!"


이번엔 비슷하게 하더니 자신감 없이 말끝을 흐리며 올린다.


"엥?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내가 너한테 물어봤잖아~"

녀석들이 키득키득 풉풉 거린다.


"정태, 내가 지금 무슨 말하려는 지 알지?"

"넵!"

"말해봐"

"하얀 건 종이 까만 건 글씨"입니다.


4학년이 되면 머리가 다 컸다고 두리뭉실 넘어간다.


"그러니까 말이야... 까만 글씨를 해석해야지... 니 생각을 말하라는 게 아니고...

다음 시간에 다시 시킨다. 준비 잘해와.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알지, 세 번!"


수업 끝나고 정태가 내게 온다.

"죄송합니다... 사실은 이력서 낸 곳에서 불합격 소식이 와서요 좀 기분이...

어제 잠을 설쳤습니다. 다음 시간에 준비 잘 해오겠습니다."

"흠... 그럼 그렇지 평소 같지 않더니만... 그런데 이력서 낸 건 처음이고?"

"네 아직은 처음입니다."

"정태야 열 군데, 백 군데는 내보고 낙심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명심해. 준비하고 기다려야 한 다는 것, 알겠지?

뭐든지 한 번에 되면 좋겠지만 인생이 그렇지가 않아.

그리고 한 번에 되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 안 그래?"


정태가 머쓱해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얼굴이 밝아진다.


4학년 녀석들이니 취업고민이 많다. 해서...

인생 다 산 모양을 하고는 풀이 죽어있다.

좀 알아달라는 게다. 힘들다고...


그럴 때마다 나는 더 강하게 밀어붙인다. 정태에게 처럼...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항상 철저하게 준비하고 많은 낚싯바늘을 던져두면,

어느 물구덩이에서 물고기가 낚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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