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Mar,13) 직관의 힘!

그 누구보다 나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야~~~

by 이작가야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감정에 충실하자
I pay no attention whatever to anybody's praise or blame.
I simply follow my own feelings.

나는 누가 나를 칭찬하거나 비난하든 개의치 않는다.
나는 다만 내 감정에 충실할 뿐이다.
ㅡ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ㅡ


어느 해 4학년 2학기 수업이 끝난 날이다. 수업을 마치고 나가려고 하는데 학생 한 명이 내게 걸어온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이거 편지예요. 그리고 이거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중국 여학생 '미앙'이다. 너무 오래전이라 이름이 확실하게 기억은...

"아 이번에 졸업이지. 기특해라~ 얼마나 힘들었어 그동안 ㅠㅠㅠ"

나도 모르게 안아주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짐작했기에...


"편지는 나중에 읽어볼게 고마워. 근데 선물은 뭐야?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암튼 고마워."

편지를 읽어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하다는 말로 가득 차 있었다. 생각지 않은 과한 감사편지에 마음이 짠하고 한편으로는 흐뭇했다. 선물은 확인만 하고 돌려줄 생각으로 받았다. 스타벅스 텀블러였다. 모양도 이쁘고 워낙 커피를 좋아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아마도 내가 늘 커피가 가득 담긴 텀블러를 수업시간에 들고 들어가고 '커피를 너무 좋아한다'는 말을 자주 해서 텀블러 선물을 고른 것 같다.


다음날 학생을 만나 선물을 돌려줬다.

"편지는 너무 고마워. 선물도... 선물은 나중에 돈 벌면 그때 줘 알았지? 섭섭해하지 말고."


그리고 얼마 후 이메일이 왔다.

"교수님~ 4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 성남에 있는 회사에 취업했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고 슬퍼요.

매일 야근하는 줄 몰랐어요. 곧 그만두려고 합니다.... 미국으로 갈 것 같아요."


한국말도 어눌한 미앙은 졸업 후 취업을 했는데 허구한 날 야근을 하고 야근 수당도 주지 않는 회사에 질린 것이다. 한국 회사는 다 이런가 보다... 하고 지레 겁을 먹고 아예 한국을 떠나기로 한 모양이다. 미국에 가기 전에 꼭 나를 보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학생과의 사적인 만남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나는 미앙은 만나 보고 싶었다.

느낌이 그랬다. 뭔가 사연이 있으니 만남을 청한 느낌 말이다.



(사진:pixabay)


미앙은 평소에 신중한 학생이었고 말수도 적고 예의 바르며 늘 열심이었고 성실한 학생이었다.

1학년 1학기부터 중간에 몇 번을 제외하고는 4학년 2학기 때까지 내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학생이기에 관심을 더 가졌고 당연히 교환학생이니 더 관심을 가졌다.


단지 교환학생이라는 이유는 절대 아니다.


당시만 해도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교환학생들의 상황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한국말도 못 하고 영어도 못하고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닌 중국인 교환학생이 내 수업을 듣는다.

1학년은 어찌어찌 두리 뭉실 넘어간다고 해도 2학년부터 서서히 전공과목을 들어야 하니 한국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영문학 개론, 희곡 원론, 왕정복고 희곡론 등등을 들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커리큘럼을 이수해야 한다.


물론 평가의 기준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전혀 교환학생의 실정을 모르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저 학생수만 맞추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물론 오래전 일이니 체계가 안 잡혀있었던 게다.


교환학생들은 그냥 가만히 앉아 수업만 듣고 나가는 게 대부분인데... 미앙은 다른 교환학생 하고는 달랐다.


미앙은 영어가 좀 어눌하긴 하지만 항상 예습을 해오고 복습도 한다. 안보는 척 슬쩍 미앙의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2학년쯤부터 미앙에 대한 나의 고민이 시작됐다. 어떻게 해야 기회를 줄 수 있을까...

'그래! 읽을 줄은 아니까 읽는 것부터 시키자'


늘 가만히 앉아만 있던 미앙에게 읽기를 시킨다. '희곡 원론'시간이다.

연극의 기원부터 시작한다.


"자! 오늘 발표 누구지?"

발표조는 대부분 2명이 한 조로 짠다. 미앙도 발표조가 있지만 발표를 하기엔 한국말이 어눌하다.

"미앙이 먼저 발표 부분을 읽어봐!"

읽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미앙이 읽고 발표자가 발표를 한다.

미앙이 점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어느 날 미앙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앙아 너무 잘하고 있어! 훌륭해! 앞으로는 읽지만 말고 한국어를 열심히 해서 발표를 꼭 해봐.

졸업하기 전에 말이야. 알았지?"

"아 네네... 교수님~~~"

수줍은 듯 얼굴은 발그스레 해졌지만 미앙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이 났다.

"미앙아 내가 왜 이렇게 말하는지 알겠어?"

"네?"

"나는 내 촉을 믿어! 촉이란 게 아주 무서운 거거든?"

"촉이요?"

미앙이 촉을 알리가 없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Feeling!"

"아!!! 네."

"미앙 너 느낌 좋아! 분명히 잘할 거야."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4학년 2학기에 미앙은 이렇게 발전했다.

거의 문제없이 의사소통을 할 정도로 영어 한국어를 섞어가며 발표에도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어정쩡한 한국학생보다 학점도 훨씬 더 높은 학점을 받았다.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회사에 취업을 한 것이다.




미앙의 메일을 받고 연락이 닿아 약속을 했다.

대학로다.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중국인 학생이 4년 동안 내 수업을 듣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비록 취업은 운이 나빴지만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니 필시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았다. 졸업 후 2년? 쯤 후의 만남이니 설렘을 가득 담고 미앙을 만났다.


"와~ 너무 이쁘다. 더 이뻐졌네? 야근으로 찌든 얼굴이 아닌데? 이건 무슨 일이지?"

"교수님~ 이렇게 밖에서 뵐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밖에서 만나면 아는 척도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ㅋㅋㅋ 그랬지... 암튼 너무 반갑다. 담주에 미국 간다니 언제 또 보겠어. 그래 뭐야 분명히 좋은 일 있지?"

"네~~~ 미국에서 결혼해요."

"꺅~~~ 정말? 너무 잘됐다."
"네 좋아요. 교수님 허즈번드 사진 보실래요?"

"그럼 그럼 땡큐지!"

안 보겠다고 했음 큰일 날 뻔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눈앞에 휴대폰 사진이 턱!


우와~~~ 구릿빛 근육남에 파일럿 군복을 입고 비행기 조종석에 턱 앉아있는 미국인이다.

어찌나 잘생겼는지 입이 쫙!

벌어진 입을 애써 다물고 4년 동안 한국에서 겪은 대학생활 이야기 2년 동안 경험한 무지한 회사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제자랑 모처럼 소주잔을 기울였다.


텀블러도 안 받으시고...

이젠 돈도 벌었다며 굳이 식사대접을 한단다.

"그래 기분 좋게 얻어먹자!"

식당에서 나와 차를 한잔 마시고 미앙 손을 잡고 '맨투맨 티 샵'에 들어갔다.

"내가 밥 얻어먹었으니까 커플티 사주고 싶어서! 골라봐!"

교수님이 사주셨다고 자랑하고 싶다며 미앙이 신이 났다. 중국인 아니랄까 봐 빨간색으로 고른다.


한참 후 미앙은 휴대폰으로 결혼식 사진과 커플티를 이쁘게 입은 너무나 아름다운 신혼부부의 사진을 보냈다.

"교수님~ 저희 집이에요"라는 문자와 함께 미앙의 신혼집 사진이 주르륵 ~~~

꺅~~~

"여보 여보 이 사진 좀 봐 이거 뭐야 ㅋㅋㅋ 세상에나!"


영화에서 아니 요즘 TV에서 본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색 호텔 랭킹' 안에 든 호텔 뷰다.

기절할 뻔했다. 나도 모르게 문자에 답을 하고 있다.

"미앙아~~~ 나 왠지 미국 갈 일 있을 것 같아 ㅋㅋㅋ"



(사진:pixababy)


미앙에 대한 나의 촉은 틀리지 않았다.

나의 촉을 맞게 해 준 중국인 교환학생 미앙에게 고맙다.


살면서 촉을 세울 일이 많다.

촉이 좋은 사람도 있고 무딘 사람도 있다.

나는 비교적 촉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촉!

어려운 말로 '직관'이다.


직관의 힘을 강조한 위인들이 있다.


가장 유일하게 가치 있는 것은 직관이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은 상상력과 직관이다.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새로운 사실의 발견, 전진과 도약, 무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다.
-리처드 파인만 (Richard Feynman)-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를 용기를 가져라.
-스티븐 잡스(Steve Jobs)-

중요한 결정은 책과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라 내 직관으로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 -


이 외에도 직관대로 삶을 개척한 위인들은 무수히 많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때로는 지식의 힘으로

때로는 경험의 힘으로.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의 힘으로...


그러나 최종적인 선택은 자신이 해야 한다.

무엇으로?

직관이다.


남편이 바람피우는 것을 느낌으로 포착하는 직감?

육감이다. 오감 이외의 감각 말이다.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엇의 본질을 직감적으로 포착하는 심리 작용이다.

그래서 육감을 제6의 감각이라고 한다.


직관은 직감에 사고력을 더한다.


동물도 가지고 있는 감각, 직감에 사고력과 판단력을 더하고 신념을 가지면 형성되는 것이 직관이다.

직관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제7의 감각이다.


앞에서 언급한 위인들처럼 직관대로 삶을 개척하는 거창함은 아니어도 평범한 일상에서 '직관의 힘'을 키울 수 있다.


어떻게?


관심이다.

믿음이다.

사랑이다.


누구에 대한, 무엇에 대한

나의 관심, 믿음, 사랑이 직관의 힘을 키우는데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미앙이라는 학생에 대한

나의 관심에 귀를 기울이고

나의 믿음에 귀를 기울이고

나의 사랑에 귀를 기울이면...


나도 몰랐던

직관이...

보인다.


설령 나의 직관이 다 맞지 않는다 해도

자신을 믿고 자신의 직관에 충실하자.




흠...

그나저나 오늘은 저녁에 뭘 먹을까?

촉좀 세워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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