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Mar,16) 친구의 소중함

진정한 우정은... 많고 적음이 아니라 깊이~

by 이작가야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친구의 소중함
True friendship consists not in the multitude of friends, but in their worth and value.

진정한 우정은 친구가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깊이와 소중함으로 판단할 수 있다.
ㅡ벤 존슨 Ben Jonsonㅡ


친구...

소꿉친구...

어릴 때 소꿉을 가지고 함께 놀았던 친구다. 소꿉놀이가 얼마나 재밌던지 엄마가 불러도 못 들 은척 하고 놀았을게다. 장난감 그릇에 흙을 담고 밥을 한답시며 엄마 흉내를 내며 말이다.

물론 소꿉친구들의 얼굴은 당연히 기억에 없다.


학교에 입학한다.

친구가 생긴다. 마음이 맞는 친구랑 단짝이 되기도 한다. 화장실을 갈 때도 팔짱을 끼고 간다.

단짝 티를 낸다. 볼일도 볼일이 없는데 그냥 같이 가서 기다려 준다. 아주 눈물 난다 눈물 나 ㅋㅋㅋ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세월이 흐르면서...

여자와 남자는 구조적으로 친구관계의 유지가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옛날 말이다.


그때는 그랬다.

팔짱 끼고 볼일도 없는 화장실을 함께 갔던 단짝이 어느 날 이민을 간단다.


"너~~~ 김*미!

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나를 두고 어딜 간다고? 이민? 나쁜 xㅠㅠㅠ

남편보다 내가 더 좋다며~

아니 내가... 제주도만 해도 이렇게 분하진 않아 ㅠㅠㅠ"

"그렇게 됐어ㅠㅠㅠ"

"진즉에 말이라도 했으면 어디 여행이라도 갈걸 쩝!"

"너도 나도 여행 갈 형편이 되냐."


당시에 나의 아들은 겨우 기어 다닐 때였고 엄마가 아이를 봐주시느라 합가를 한 상태였으며 친구 또한 어린 아들이 둘이나 있었다. 여행은 개뿔 당치도 않으니 말도 꺼내지 못한 게다.

가장 절친이었기에 더 입을 못 열었던 친구의 마음을 나는 너무나 잘 안다.


그날 우리 둘은 정말 코가 삐뚤어지게 달렸다.

명동의 어느 삼겹살집이었는데 동그란 원탁 테이블이 있는 아주 정겨운 실비집이다.

"나쁜 x 망할 x 그래 나 두고 이민 가서 잘 먹고 잘 살아라 잉잉!!!"


그날 밤 그렇게 울고 불고 절친 둘은 이별주에 푹 빠졌다.

한 병, 두 병, 세 병...

실비집 원탁에 두 여자의 이마가 탁!

둘 다 떡실신이 되었고 두 남편이 두 여자를 데리러 나오는 일은 우리 둘의 술역사에 빨간 줄을 그어버렸다.

그리고 절친은 저 먼 나라 캐나다로 이민을 가버렸다.


이메일이 유일한 소통 수단이었지만 몇 번의 연락을 주고받은 후 연락이 끊겼다.

한 참 후 한국에 사업차 들어온 남편을 통해 연락이 닿았지만 그 또한 끝이었다.

이민 가서 아이들 픽업하고 뭐하고 뭐하고... 먹고살기 바쁘다니...

당시만 해도 이민자들의 정착 어려움은 더 컸을 것이니 그냥 잘살기만을 바라는 게 나의 최선이었다.



(사진:pixabay)


친구...

Lots of people want to ride with you in the limo,
but what you want is someone who will take the bus with you
when the limo breaks down.

여러분과 리무진을 타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정작 여러분이 원하는 사람은 리무진이 고장 났을 때 같이 버스를 타 줄 사람입니다.
-오프라 윈프리 Oprah Gail Winfrey-


오프라 윈프리의 말대로 리무진이 고장 났을 때 같이 버스를 타 줄 사람이 정작 내가 원하는 진정한 친구이지만 세상 살다 보면 그게 어디 내 뜻대로 된단 말인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은 여자는 남편의 사업관계로 이민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고장 난 버스를 타고 있는 나와 함께 하고 싶어도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가 있다.

친구를 이겨버린 단어...

'결혼'

요즘은 결혼식에서 주례사를 생략하는 경우도 많지만 우리 때는 결혼식순에 의거하여 주례가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신랑 신부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겠다'라는 언약을 한다.


살다 보면 검은 머리가 파뿌리는커녕 흰머리가 나기도 전에 갈라서고야 마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살아간다. 그러니까 고장 난 버스를 함께 타 줄 진정한 친구와는 많이 다른 '배우자'와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마음은 있으나 현실에서는 나와 함께 고장 난 버스를 타 줄 수는 없는 친구의 자리...

그러고 보니...

그 자리에 늘 있는 또 다른 친구가 있더라.


배우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며

늙으신 부모를 부양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교육하고


아침저녁 서로 얼굴도 볼새 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아이는 성장하여 성인이 되었고

그 세월 속에 부모님은 세상을 떠나셨다.

아이는 그 먼 나라...

절친이 이민을 간 캐나다로 유학을 갔고

그곳이 좋다며 거기서 대학을 나오고 시민권자가 되었으니...

우스갯소리로 '해외동포'라고 칭한다.



( 친구랑 소꿉놀이하는 오리들)


6년 전 남편은 조금 이른 퇴직을 했다.

퇴직만 하면 살림도 다 하고 밥도 요리도 해준다고 했다.

그 말이 늘 솔깃했다.

나는 아들과 머리를 맞대고 조건이 좋은 남편의 명예퇴직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년은 더 다니겠다는 남편을 기어코 꼬셔서 명예퇴직을 시켰다.


"오늘은 꼭 퇴직서 내고 오기!"

"알았어"

"오늘도 안 내고 오면 이혼이야!"


아침에 나갈 때는 꼭 제출하고 오겠다며 나가고는 또 못 내고 들어오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남편에게 으름장을 놨다. 그리고 남편은 퇴직을 했다. 70명 지점장 명예퇴직자 중 권고퇴직이 68명이고 2명이 희망퇴직인데 2명 중 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남편은 3년 정도나 이른 조기 명예퇴직을 했다.


그날 이후 남편은 직분을 얻었다.

'집사'


허리가 좋지 않아 오래 서있어야 하는 설거지를 빼고는 집안일을 다하는 집사다.


내게 '집사'가 생겼다.

운전도 해준다.

내 인생의 2막이 열렸다.


이렇게 좋은 것을...

퇴근하고 문을 열면 밥 냄새가 밥 냄새가

캬~~~~


얼굴도 못볼정도로 바쁜 날들이 조금씩 여유로워진다.

그렇게 좋아하는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함께 먹고, 웃고, 이야기하고...


남의 편을 드는 남편 짓을 할 때마다 당장 안 살 것처럼 쌈박질을 했는데ㅋㅋㅋ

이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올해가 결혼 30년 차라니...



(매일 친구가 생기는 꽃)


나도 강의에 종지부를 찍었다.

1년 좀 넘은 듯하다. 공교롭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말이다.

바쁘게 잘 살았다고 칭찬이라도 하듯 내게 휴식이 주어졌다.


불필요한 만남을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인 내게 코로나는 부분적인 휴식을 준 셈이다.

찾는 사람 많고 오라는 사람 많은데 그러지 않으니 살 것 같다.


그리고 알았다.

고장 난 버스를 함께 타 줄 친구는 머나먼 땅 어디도 아닌 바로 내 옆에

있음을...


코로나로 인해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결혼생활에서 부부간의 만족도를 조사한 한 연구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부관계는 '친구 같은 부부'사이라는 결과가 보도된 바 있다.


오래도록 행복하고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들은

'열정'이 아닌 '우정'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친구처럼 치고받고 웃고 울고...

그렇게 30년을 살면서 서로에게 절친이 되어가는 우리 부부.



(사진:pixabay)


절친이 된 남편을 흉보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한다?

두 번째 세 번째 절친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언니, 막내 이모다.

항상 내편이지만 가끔은 나의 잘못을 편하게 이야기도 하는 좋은 친구다.


친구: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가족도 친구 같은 가족이 있고 그림자도 보기 싫은 원수 같은 가족도 있다.

암튼 한 명이라도 두 명이라도 친구 같은 가족이 있으면 감사한 일 아닌가...


돈을 잃으면 삶의 일부를

친구를 잃으면 삶의 절반을

건강을 잃으면 삶의 전부를 잃는다고 하지 않는가.


코로나 19가 만들어 놓은 세상은 요지경이 되었다.

요지경의 끝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당할 수만은 없다.

따뜻한 봄바람을 마시고

하늘을 보며

활짝 핀 꽃들을 보며

호흡을 가다듬어 보자.

그리고

감사하자.


지금 내 옆에 친구가 되어 준

누군가에게

무엇에게

감사하자.




"어허~ 어디 하늘 같은 서방님한테..."

"뭐래니? 하늘? 날개 있어? 날아다녀?

너랑 나는 친구야 친구!

또 하늘,하늘 하면 같이 안놀아준닷!"

"아 예예~~"

이러고 낄낄거린다.

왜?

나는 철들기 싫으니까 ㅋㅋㅋ


친구...


남편

자식

나무

음악


누구던, 무엇이던

진정한 친구

좋다...




여러분의 진정한 친구는 누구일까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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