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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Nov 17. 2021

자연의 선물 스낙파!

스낙파는 연습도 안 한답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아들이 코로나로 인해 거의 2년 만에 집에 와 약 3주 동안 머물고 지난 8일 출국을 했다.

출국 하루 전날 꼭 한번 같이 가고 싶었던 북한강로 산책길을 세 식구가 걸었다.




"엄마가 사진 보낸 산책길이 여기야 여기! 강물 따라 걸으면 넘 시원해 경치도 좋고 공기도 맑고..."

"우와~~~ 그러네. 정말 좋네."

"세상에나~~~ 낙엽 쌓인 것 좀 봐..."


강바람에 휘날린 낙엽들이 옹기종기 모여 다음엔 어디로 날아갈까 대기 중이다.




"저 나무 보이지? 가지가 하얀... 자작 나무래. 여름엔 바람이 불면 초록잎이 촤르르 소리를 내는데 넘 이쁘다니까."


언제부터 자작나무를 알았다고 아들 앞에서 자작자작한다.


(자작나무)


달랑 우리 세 식구뿐이다.

햇빛이 제일 따가운 시간이니 말이다.



커다란 매화나무에 잎들이 말라간다. 월동 준비를 하려는가보다.



아들은 캐나다에서 은행나무를 못 봐서 왠지 은행나무를 보면 '절'이 생각난단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


은행잎은 물론 울긋불긋 총천연색으로 물드는 나뭇잎에는 약 70여 가지에 달하는 색소가 있다고 한다.

봄 여름에 왕성하게 광합성 작용이 이루어질 때는 초록색으로 보이던 나뭇잎이 가을이 되면서 겨울날 채비를 하려고 잠시 쉬어간다.


어떻게...

쉬어가는 동안 떨켜층을 형성한다. 떨켜층은 나뭇잎과 가지를 접합해주는 부분인데 코르크처럼 단단한 세포층으로 떨켜가 형성되면 나뭇잎은 더 이상 수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서 엽록소는 점점 파괴되고 저마다 가지고 있던 다양한 색을 드러내게 된다.


쉬어가는 동안에도 '단풍'이라는 선물로 온통 세상을 화려하게 만드는 자연의 위대함이여~~~



울긋불긋 알록달록하던 나뭇잎들은 이제 파티를 준비한다.



무슨 파티?



댄스파티!


(사진: pixabay)


댄스파티라...

우후~~~~

살랑살랑 흔들어볼까나!




저기요~~~

어서들 일어나시오!

춤추러 가야지요!



바람에 장단을 맞춰!




내가 젤 잘 나가!



아니!

내가 더 잘 나가!

요 자세 난이도 상일세!!!




차로 이동 중 갑자기 바람이 분다.


"우왕~~~ 어머머머머낫! 낙엽이 춤을 추네! 꺅~~~세상에나 넘 이뻐!!!

아고야 ㅠㅠㅠ 사사사사사진도 못 찍었네 ㅠㅠㅠ"


눈 깜짝할 사이 눈앞에서 낙엽이 단체로 춤을 추니 그 화려함과 현란함에 정신줄을 놓는다.

사진 한 컷 찍을 새도 없이 지나가버린 낙엽의 흥겨운 춤사위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낙엽...


존경하는 이웃 작가님의 글이 문득 떠오른다.


'낙엽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바람 부는 날에 낙엽이 춤추는 모습을 결코 본 적이 없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보며 허무해하기보다는 춤추는 낙엽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이 가을에 필요한 감성이자 삶을 넉넉하게 살아가는 마음이라는 의미입니다.

-공감의 기술-



앗!

바람이 분다고요?

그럼 구경 가실까요...


낙엽 댄스파티요!!!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대세라지만

스낙파(스트릿 낙엽 파이터)를 이길 수 없지요?


왜?

스낙파는 연습도 안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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