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식재료는 최대한 신선하게 섭취해야 영양만점이다. 요즘은 인터넷 주문을 꽤 이용하는 편인데 여건에 따라 주문량이 좌우되기도 한다. 여건이란 다름 아닌 일종의 미끼 같은 택배비다. 택배비를 상술로 악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합리적이다. 가성비가 좋으면 유료 배송인 경우 한 번에 두 번 시킬양을 주문하기도 한다. 홍합살을 1킬로그램만 시키려다 냉동 소분도 가능하니 2킬로그램을 주문했다.
좋아하는 해산물이 대기 중이면 그냥 기분이 좋다. 끼니마다 다양한 메뉴를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 쏠쏠한 재미는 같은 식재료로 탄생한 다른 메뉴를 신기해하며 행복해하는 시식자들의 반응이다. 시식자들이 사랑하는 가족이라면 그 재미는 더할 나위 없다.
육수가 끓는 동안 소금물에 홍합살을 살살 씻어내 물기를 쪽 뺀 후 맛술을 뿌려 비린맛 제거!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준비한 야채를 넣고 3분 팔팔!
생칼국수 면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중불로 낮춰서 총 7분!
면을 넣을 때 홍합살도 같이 들어 갓!
대파 청양고추로 칼칼한 맛을 더하고!
이때 액젓을 넣어주고,
마지막에 대파 송송 한번 더!
(소금으로 간 맞추기)
홍합 칼국수 끝~~~
후추 솔솔 참기름 또르르~
(참기름 -선택)
홍합살이 어찌나 통통하고 구여운쥐!
식감도 좋고 감칠맛이 기가 막힌다.
"어서들 오슈~ 아침 먹읍시다~~~~"
'어서 오시라'는 말은 식탁에 상차림 세팅을 하라는 신호다ㅋㅋㅋ.
눈치껏 메시지를 알아듣고는 홍 집사(남편)가 주섬 주섬 수저를 챙기고 집에 와있던 남동생은 물을 준비한다.
"근데 아침 메뉴가 뭡니까?" "뭘까욤~~~~~ 두둥! 칼국수, 칼국수 그것도 홍합 칼국수!" "와~~~"
아침부터 칼국수를 끓인 적은 나도 처음이니 당연히 먹어본 이들도 처음이다.
"함 잡솨봐!"
홍 집사의 립서비스다.
"역쉬 음식도 머리야 머리! 누나가 음식 하는 거 보면 아주 센스가 센스가~~~"
"오호랏 술이 안 깨셨남. 칭찬세례여!" "그르게 ㅋㅋㅋ 아침에 칼국수를 첨 먹으니 헛소리가 나오네ㅋ"
"에라이ㅋㅋㅋ"
칼국수는 원래 여름에 먹기 시작한 음식이라고 한다.
햇밀이 나는 초여름의 계절 음식으로 그 시기에 나는 감자와 호박을 곁들임도 어쩌면 자연이 만든 음식 궁합이다.
칼국수의 대표적인 3종 세트라면 사골칼국수, 멸치 칼국수, 닭칼국수를 꼽을 수 있다.
그 외에도 바지락 칼국수, 각종 해물을 곁들인 해물칼국수를 비롯해 팥을 삶은 물에 면을 끓여내는 전라도 지방의 팥칼국수까지 그러고 보면 칼국수의 변신도 화려하다.
게다가 칼국수 싫다는 사람은 내 주위엔 없는 듯하다. 누구나 즐겨먹는 칼국수엔 정이 있고 사랑이 있다. 면을 만들기까지의 정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보기엔 소박한 면이지만 그 정성의 깊이는 헤아릴 수가 없다. 면에 담긴 정성이 육수에 스며들어 먹는 이의 마음은 사랑 한가득이다.
여름 계절 메뉴라지만 추운 겨울 따끈한 칼국수에 몸과 마음까지 사르르 녹는다.
따끈한 칼국수 그것도 홍합을 더하니 맛도 좋고 영양도 좋다.
오늘은 난생처음 아침부터 칼국수가 당긴 날이다.
음식은
추억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고
감사함이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이웃 작가님 그리고 구독자님~@
2021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코로나19로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물어가는 한해의 마지막 날 저녁에 마음 같아선 정말 따끈한 칼국수 한 그릇 대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