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의 <금씨책방> 32
출장길에 읽은 책 두권
1) 빨강머리 여인,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민음사
인천공항 서점에서 건진 책. 오르한 파묵 책으로는 드물게 술술 읽힌다. 모스크바 가는 동안 비행기 안에서 완독.
오이디푸스 설화를 배경으로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아버지의 옛 애인과 사랑에 빠진 젊은 주인공,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 주인공에게 또다른 아버지 역할을 하는 우스타(수맥을 찾아서 우물을 파는 장인. 주인공은 그 밑에서 조수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매끄럽게 그려낸다.
쉽게 읽힌다고 해서 깊이나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읽어나가면서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을 아까워하게 된다. 역시 거장은 거장. 강추
2) 중동은 왜 싸우는가(정체성의 투쟁, 중동사 21장면), 박정욱 지음, 지식프레임
지금까지 접해본 중동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간결하게 정리된 책인 것 같다. 이슬람의 탄생에서부터 9.11, 시리아 내전까지 오랜 역사를 한권으로 엮었으니 당연히 빠진 얘기들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매우 도움이 책. 역시 빠르게 잘 읽힌다. 강추
4박6일 출장가는데 애초에 짐에 싼 책이 세권, 공항 서점에서 한 책이 두권, 현지에서 선물받은 책이 두권이라서 결국 돌아올 때는 일곱권이 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