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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섭 Sep 11. 2024

이 별에서 사랑하는 법

이별을 생각하면 사랑을 더 잘할 수밖에

 이별은 낡은 다리의 철거 공사다. 철거의 시작은 우선 철거 계획을 넌지시 알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해 보자", "잠깐 생각할 시간을 갖자",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우리 관계에 변화가 올 수도 있겠어"처럼 변화를 예고하도록 한다. 뇌가 이별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려면 워밍업과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헤어지는 상황을 떠올리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가동을 해주어야 한다.

-“사랑수업” 중에서



 평생 살면서 사랑을 안 하고 살 수 없다. 우리의 조상 인 호모사피엔스 때부터 함께 있으면 맹수로부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먹는 걸 구하는데도 이득이 많았다. 혼자 떨어지면 죽는 건 순식간이었다. 물론 현재는 맹수에 물려 죽거나, 굶어 죽는 건 없다. 북한 정도가 아니라면 흔치 않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나 혼자 산다' 지만 사람의 DNA는 어쩔 수 없이 혼자 살면 외롭고, 슬프고, 힘들다.


 혼자 무인도에 몇 년 있는다고 생각해 보자. 바쁜 현대 생활에 시달린 사람이라면 홀가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영화 '캐스트어웨이'에서 주인공이 배구공 '윌슨'과 대화를 나누듯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라고 몸이 자동으로 반응할 거다.

???: 윌슨!! 너는 내 말을 듣고 있지! 아이 러브 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사랑은 필수다. 이성을 사랑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을, 친구를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사랑하면 좋을까? 건강하게 살려면 꾸준하게 좋은 음식, 좋은 환경, 좋은 습관들을 공부한다. 사랑도 똑같다. 꾸준히 공부하면 된다. 지금 당장 몸이 괜찮다고 건강을 내팽개치면 결국에는 나빠지듯이, 사랑도 계속 옆에 있을 거라고 내버려 두면 떠나버린다. 원래 가까울수록, 사랑할수록 상처도 더 쉽게 주고받는 법이다. 우리 모두 있을 때 더 잘해야 한다.


  사랑을 꾸준히 배워서 실천하다 보면 인간관계, 연인관계, 나 자신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평생 이어지기는 어렵다. 우주는 끊임없이 팽창하면서 변화한다. 그런 우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한다. 어릴 때는 부모에게 의지하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에게 의지하고, 이성에 눈뜨면 연애에 빠지고, 사회에 나가면 직장 동료가 생기는 게 당연한데, 예전 생각만 하고 그 변화에 서운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아직도 어린애처럼 생각하고 있는 거다.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라'는 말처럼 인간관계를 방치하라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인연을 받아들이라는 게 핵심이다. 잘 맞지 않거나 나 혼자 일방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 관계라면 이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사랑을 잘하는 방법도, 이별을 잘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줘서 고마웠다. 운전으로 예시를 들자면 운전하는 방법, 좋은 차를 사는 방법, 주행 중 사고 났을 때 대처법 그리고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는 방법까지 모두 알려준다. 


 처음에 언급했던 글귀처럼, 상대방이 이별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오면 진심으로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사랑은 원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한다. 아직 준비가 안되었더라도 한쪽에서 저렇게 말한 이상 함께 고민해 보고 더 노력해야 한다. 평생 옆에 있을 줄 알았던 사람도 속 마음은 언제나 변할 수 있는 게 사랑이다. 당연한말이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더 좋은 쪽으로 변하도록 더 표현하고 더 사랑하자. 혹시라도 먼 훗날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별하게 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는 적다.


이 별에서 가장 사랑했던 윌슨아 안녕.


아모르파티,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니체

“사랑수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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