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의 작은 시인에게

by spielraum

"오늘, 너의 시를 훔쳐도 될까?"


언감생심 시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 늘을 나는 새와 땅 위에 모든 생기와 대화하는 시인은 천상의 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는 순백의 맑은 영혼이 지상에서 천사의 언어로 날개 짓 하며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다.


주인공 '리사'는 집, 유치원, 그리고 시 수업에서 자신이 그림자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평화롭지만 삶은 무료하다. 남편은 가구 같은 존재, 있는 둥 마는 둥, 품 떠난 자녀는 이미 내 자식이 아니었다. 평생교육원에서 자신의 시는 어디서 들은 듯한 시로 전락한다. 일상은 반복되고, 삶은 익숙했다.


세상은 천사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시를 사랑한 교사, 리사는 순백의 어린 천사(지미)를 발견했다. 천사는 천사의 말을 했고 그것은 곧 시가 되었다. 그녀가 원하던 재능을 5살 어린 천사 '지미'가 소유했다. 지미의 시를 훔치고 싶었던 것일까? 영화는 '지미'의 재능을 지켜주고 싶어 하는 '리사'의 집착 그리고 일탈하는 내용이다.


"세상이 널 지워버리려 해. 세상에 널 받아줄 곳은 없단다. 너 같은 사람들 말이야. 몇 년도 안 지나 너도 나 같은 그림자가 될 거야"


리사는 무엇을 지키고 싶었을까? 발현되지 못한 그녀의 재능인가? 평범함을 벗어나려는 내적욕망일까? 아니면 익숙한 삶과 맞선 순백의 마음일까?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경찰차에 탄 '지미'는 "시가 떠올랐다"라고 몇 번이나 말한다. 그러나 누구도 지미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


세상은 천사의 말 리사의 마음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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