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pielraum
Oct 25. 2022
저자, 비비언 고닉, 에세이스트, 저널리스트, 비평가다. 자신과 주변을 관찰하고 솔직하고 냉정하게 의미를 발견해내는 작가다. 회고록의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어머니와 애증의 관계를 날카롭게 풀어낸 <사나운 애착>이 뉴욕타임스에서 지난 50년간 최고의 회고록으로 선정되었다.
이 책, 일곱 편의 에세이에서 만나는 저자의 목소리는 하나의 이념과 사상(가령 페미니즘 등)으로 가득 찬 목소리기 보다는 자신의 내밀한, 감정의 목소리다. 흔들리면서 실패하지만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손 내밀고 또다시 시작하는 우리들의 목소리.
사람의 마음에 타인들과 연결되는 감각의 촉수가 있다면 저자는 남들보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민감한 촉수를 가진 사람일 것이다.
"이런 우정들은 느슨하게 연결된 목걸의 구슬처럼 느껴진다. 각각이 서로 닿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내 목 아래쪽에 가볍지만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내게 마법 같은 따스한 연결감을 불어넣어 주는 구슬 같은 것이다"
"도시가 내게 자신을 열어 보이고 있다. 나는 마치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의 품에 안긴 것 같다. 남들 눈을 신경 쓰지 않는 풍부한 표정이라는 초대장만 있으면 거절당할 염려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커져가는 외로움과 맞서고 우정과 친밀함의 한계를 받아들이며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매일의 투쟁의 글이기도 하다.
외로움 앞에 꼿꼿하고 싶은 마음과 타인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어떻게도 할 수 없을 때 '거리로 나가 걷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 에세이를 읽으며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