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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이 Oct 14. 2022

회사에서 돈 안 받고 하는 것

그것도 회사 출근할 때마다

퇴근할 때 키보드 끝과 책상의 모서리가 딱 맞아떨어지게 배치하는 걸 좋아한다. 안정감이 생긴다고 해야 할까? 뭔가 마음이 편해진다.


왜 이런 행동들을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회사에 다니는 것 자체가 불안함을 느끼고 답답해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일을 쳐내면 쳐낼수록 또 다른 어떤 일들이 다가와서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라고 하며 숨 쉴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맡고 있는 부서 특성상 정해진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일들이 아닌 새롭게 개척하는 일들인 즉 맨땅의 해당하는 일들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하고 그에 따른 정부지원정책을 조사도 하고 협업할 수 있는 다른 팀들과 미팅도 주선하는 다양한 일들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즐겁지는 않다.


이 세상의 직장인들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있을까? '급여'라는 명목 하에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하니까 묵묵히 하는 게 아닐까? 어렸을 때 아빠의 모습 그대로 똑같이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새로운 일을 맡으면 개척해서 성과를 내고 또 그 일을 누구나 할  수 있게 매뉴얼도 만들고 반대로 실패를 하면 실패 록을 만들어서 팀 내부에 공유한다.


그렇게 2년을 일하고 이제 3년째를 달려가고 있다. 덕분에 팀명도 여러 개, 명함도 여러 개가 되었다. 영업팀, 마케팅팀, TF팀, 사업전략팀 다양하게 갖고 있으며 지금은 사업전략팀에서 소속 중이다. 


그렇게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마무리되는 순간에 나는 또 어디로 갈까? 이런 불안감들이 내가 인지하지 못한 채 마음 한구석에 켭켭이, 먼지처럼 쌓여 지워지지도 않는 얼룩이 되어간다. 


그래서 책상 위의 문구류들, 바탕화면의 파일들이 근무시간에 업무에 마비되어 헝클어져 있으면 항상 퇴근시간에 그리드처럼 딱딱 정리해두고 퇴근한다. 


불안이 안정을 삼켜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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