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일상 이야기
10월은 결혼의 달이라고 했던가, 요즘 따라 2주에 한 번씩 차를 직접 운전해서 서울로 출근하듯 운전해서 가고 있다.
복잡한 도로와 꽉 막힌 차들, 어이없게 이쁜 한강들을 보며 운전 스트레스를 만끽하고 있는데
동승한 사람들이 자고 있으면
‘나도 이제 운전을 잘하는구나! (웃음)’
내심 운전 부심에 뿌듯에 한다.
그렇게 결혼식을 마치고 정차 없이 도로를 달려 집에 가고 있으면 바짝 긴장했던 손들이 하나둘씩 느슨해지고 뭉쳐있던 어깨도 내려간다.
혹시나 사고 날까 봐, 우려스러움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안전 운전하고 지하 주차장에서 제일 좋아하는 위치에 주차를 한 뒤 집 가는 엘리베이터에 내 몸을 싣는다.
정장을 정리하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에 안방 침대에서 유튜브 결말 요약 콘텐츠들을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서 잠이 든다.
집에서는 사고가 날까 봐 이미지 트레이닝을 안 해도 되고 주차 걱정과 꽉 막힌 도로를 생각 안 해도 된다.
당연하지만 집은 그런 걱정들이 일어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달 빠져나가는 대출금과 집안 누수로 인해서 그렇게 뭐라 했었는데 긴장이 풀려 낮잠을 잤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내심 고마웠다.
그래도 집은 역시 집이구나 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