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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이 Oct 20. 2022

대표님 회사가 망해가고 있는데요?

사무실 공기가 싸늘하다.


몇 달 전부터 인원감축이 진행되더니 세분화되었던 팀들이 점점 축소되어 큰 덩어리의 팀들로 재구성되고 있다.


처음 겪는 난파 위기*에 구성원 전체는 내색은 하고 있지 않지만 사람 관찰하기 좋아하는 내가 볼 때에 크게 2가지 패턴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난파 위기 : 배가 폭풍우나 암초 등을 만나 부서지거나 뒤집히게 되다.


그러니까 배가 좌초되어 물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구멍을 막으려는 자와 남아있는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을 준비하는 자 이렇게 나눠졌다.


이런 상황에서 웃긴 게 다른 팀과의 전우애*라는 게 생겨 버렸다. 대서양을 평온하게 가로질러 항해할 때만 해도 다른 팀과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면 야근이 생긴다고 협업을 제안한 우리에게 사냥개처럼 으르렁거리곤 했다.

전우애 : 전우로서 서로 돕고 사랑하는 마음


즉, 타협이란 없었다.


막상 배가 난파 위기에 접어드니, 으르렁 거렸던 사람들을 다 탈출을 했거나, 먼저 바다에 빠져 버렸다. 결국 다 같이 살려는 하나의 목표가 생겨버렸으니, 남아있는 인원들은 싫든 좋든 어떻게든 머리를 맞대고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실행해서 반응 보고 좋으면 진행하고, 나쁘면 폐기하고  계속 반복해서 밤새 하다 보니 우리의 배는 지금 난파 위기에 벗어나 옛날보다는 느리지만 다행히 순항을 했다.


몇 개월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크게 2가지였다.


첫 번째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순항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구성원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긍정적인 사람은 한계가 없고, 부정적인 사람은 한 게 없다는 박용후 님의 말이 딱 맞았다고 무릎을 쳤다.


그렇게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며 내가 갔던 길들이 남들을 짓밟으면서 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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