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요동치는 조직생활 기준잡기
일을 하면서 과연 어디까지가 다름이고
어디까지가 틀림일까에 대한 경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왔고 지금도 고민중이다.
나는 조직생활에서의 가장 이상적인 정의는
'따로 또 같이'라는 말로서 비유하고 싶다.
다름이라는 것은 개인의 성향에 근거한다.
같은 요리를 만들어도 그 과정은 다양하듯
동일한 목표 아래 방법이 다른 것을 뜻한다.
각자 개성이 담긴 맛이 각양각색일 것이다.
우리는 개인이 가진 특색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셰프단위가 만드는 것이 아닌
조직을 하나의 레스토랑이라고 가정해보자.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은 클라이언트이다.
서비스업의 본질은 고객에 대한 만족이며
그 만족도로 하여금 댓가를 받고 성장한다.
자, 고객이 레스토랑에 입장해서 오더를 했다.
우리는 고객의 오더에 맞춰 식사를 내주었다.
하지만 고작 한 숟갈 정도 맛을 본 고객이
생전 듣도보도 못한 스페셜한 요구와 함께
몇 번이나 입맛에 맞게 리오더를 한다면?
토마토 스파게티에는 도무지 으깬감자가
어울리지 않는데 꼭 그 것을 넣어달라고 한다.
주방에서 총괄셰프와 직원들의 토론이 열렸다.
미식학적 관점에서 맛이 없다고 설득할 것인가.
미학적 관점에서 비주얼이 좋지 않다고 할 것인가.
다른 한쪽에서는 쓰지도 않는 감자를 으깨자니
시간도 많이 걸리니까 그냥 넣지 말잔다.
어찌보면 다름과 틀림의 함정이 이런 것이다.
마스터셰프코리아가아닌 일반음식점이라면
결국 고객 스탠스에서 가까운 절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감자는 넣어 드리지만 으깨진 못하니
이렇게라도 드셔보세요라고 양해를 구한다면?
고객도 어느정도 만족하고 우리도 어느정도의
리소스는 낭비되지만 최소화 시킬 수 있다.
반면 그 즉시 블랙 컨슈머로 취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영업장이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한남동 경리단길이 아닌
끊임없이 경쟁해야하는 시장 한복판에 있다면?
다른 예를 들어볼까. 11명이 뛰는 축구팀에
개인 플레이스타일과 성향은 각기 다르지만
팀 스타일과 감독, 상대팀 스타일 분석을 통해
공격형 축구가 되기도 하고 수비형 축구가 된다.
개개인의 역량과 스타일은 내 것으로서 유지하되
상황에 맞춰 11명 모두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전략적으로 '따로 또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