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대감과 내 안의 자존감
'역할기대'라는 말이 있다.
타인에게 갖게되는 의무나 사명같은 것이다.
집에서는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벗으로서
사회에서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역할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역할기대 속에서 살아간다.
평상 시에는 균형을 잘 맞추며 살다가도
어느 한 쪽의 비중이 커지면 균형이 깨진다.
집에 일이 생기거나 회사 일이 바빠지거나
친구들과의 약속에 할 일을 미루게 될 때.
모든 역할에 충실하고자 최선을 다하지만
언젠가부터 모든 시간과 리소스를 투입해도
많은 기대들에 부응하기는 쉽지 않음을 느낀다.
한 편에는 내 스스로 느끼는 욕구와 기대도 있다.
그러나 정신없이 내 역할기대에만 충실하다 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사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진로설정, 입시나 취직, 결혼, 육아와 같이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서 강력하게 부딪치곤 하는데
누군가의 기대조차 만족시키기 힘든 상황도 맞게된다.
그럴 때마다 한 가지 명제를 생각한다.
'모두가 만족하는 선택은 없다.
하지만 난 나의 신념과 소신을 믿고 실행한다'
나의 인생과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 목소리에 따른 결정이 옳을 때 나를 칭찬할 것이고
잘못 선택한 경우라도 나의 몫으로 감당할 것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가치판단으로 선택하고 후회할 경우
그 덕을 감사하기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거나
잘못될 경우 소중한 사람을 원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외부의 가치판단과 역할기대에 의존하다보면
언젠가 다시 한 번 지금처럼 갈등하게 되었을 때
나는 다시 길을 잃어버릴 지도 모르고
그러면 삶에서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일들은
점점 더 적어지고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결정장애의 시대라지만,
삶은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비록 지금 나의 선택이 최고의 선택은 아닐지라도
최선의 선택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