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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맥이 많으면 잘 사는걸까?

사람이 수단과 목적이 되어버린 사회

by 곽팀장

자신의 인맥에 유별나게 집착하고 관리하던 사람이 있었다.

핸드폰에는 2,000명~3,000명의 연락처가 등록되어 있고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이전인 SMS(단문 메세지) 시대에는

명절마다 안부인사로 문자 비용이 수 만원이 나온다고 했다.


한 번은 인맥을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에 대해서 물으니

지금은 아니지만 살면서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것 같아서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사람 인(人)이라는 한자가 내포하는 의미가

두 명의 사람이 기대고 있는 형태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처럼

우리는 끊임 없이 유기적인 관계를 주고 받으면서 살아간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사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관계를 사람 대 사람, 마음 대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감히 인간관계를 양이나 깊이로 따져볼 수는 없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하면 진심은 느껴지는 법이다.

소중한 마음에서 비롯되어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지

관계를 맺었다는 구실로 왕래를 기대하는 건 순서가 바뀌었다.


역설적으로 인생에서 고결하고 아름다워야 할 결혼식에서조차

'뿌린대로 거둔다'는 명제는 암묵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쩌면 진심에서 비롯되는 희로애락의 과정들은 생략된 채

어떠한 결실만을 얻고자 인맥을 '육성'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인간관계마저 진국이 아닌 인스턴트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을 그렇게 살아가도록 만든 사회의 그늘도 존재할 것이다.


인맥이 많으면 잘 사는 삶이고 없으면 손해보는 삶일까?

사실 인맥의 '양과 깊이'의 문제가 아닌, '진심과 양심'의 문제이다.

TV에서 한 번의 눈물을 보아도 선뜻 도움을 주는 것은 진심이고

그 진심은 반드시 또 다른 진심을 만들어 낸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베푸는 호의에 대한 진심은 오직 양심만이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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