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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팀장 Sep 08. 2016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증명

 챌린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문득 이 판에 처음들어온 때가 생각난다.

월 50, 100만원. 빌링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광고비로 하루하루 DB 1개, 전화 한 통, 매출 1개는

단순히 내가 이뤄야할 성과 그 이상의 것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중소사업자라 불리우는

광고주의 사업 성패가 걸린 삶이자, 생계였다.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내가 손에 쥐고 있었다.

무슨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해내야했던 그 때.


광고주 돈이 곧 내 돈이었고

광고주 사업이 내 사업이었다.


열정을 다 쏟았지만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어

이직 오퍼를 받고 무턱대고 옮긴 화장품회사.

광고인에서 마케터이자 브랜드매니저로

시야도 넓어졌고 새로운 시도도 많이 했으며

짧은 기간 배운 것도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사내정치에 휘말려 끝내 증명하지 못했다.

전략기획실 소속으로 사장 직속의 오른팔로서

누구보다 능력을 인정받고 총애받았음에도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마케팅이 실패하자

회장에게 나를 팔아 누명을 씌우고 버려버리다.


난 어디까지 할 수 있는 놈인지..

증명해야 하는데..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다시 돌아온 대행사..상처입은 짐승과 같았던

나를 케어해주고 성장시켜준 스승을 만났고

지금 나의 기본바탕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광고주도 브랜드와 빅 클라이언트로 교체..

어느덧 억 단위 빌링..바쁘고 힘들었지만

오히려 과거의 상황에 비해 숨통이 트였다..


다만,

시간이 지났고 상대도 변했고 일도 달랐지만

내가 일과 광고주를 대하는 마음가짐에는 

초심에서 변한 적이 없었다.


광고주 돈이 곧 내 돈이고

광고주 사업이 내 사업이었다.


영업악화로 계속해서 강력한 매출압박을 받아

나의 스승은 유능했음에도 먼저 조직을 떠났고 

나는 버려진 개새끼마냥 여러 팀을 떠돌다 

안착한 팀에서 다시 안정화되나 싶었으나

광고주 내부 이슈와 조직문제로 다시 이직..


누적된 경험은 많지만 다시 증명해야만 했다.

끊임없이 시도...비딩 6개. 1승 5패.

완성도가 아닌 정치적 상황으로 갈리는 승패.

혼자 날 새며 제안서를 쓰면서 울기도 울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하고 또 하고..


결국 2승을 이뤄냈다...

하지만 또 다시 증명하기 위한 강력한 챌린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챌린지가 다가왔다.


어쩌면 내가 화장품 회사에서 이뤄내고 싶었던

50만원짜리 광고주들에게 끈질기게 제안해서

성과를 검증하고 가설을 증명해내고 싶었지만

도무지 듣지도 않고 진행할 여력도 없었던..

그 때 그 안타까움과 절실함..


이제 그 것이 바로 내 눈앞에 다가왔는데...

솔직히.. 두렵다. 나 혼자 가는 길이 아닌데..

그 지난시간의 모든 것을 테스트받는 느낌..

다시 증명해내야만 한다..


하지만 두렵지만..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가다가 막히더라도 뒤돌아가거나 멈추지 않겠지.

지난 6년간 그래왔듯이..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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