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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Jan 28. 2023

스타트업 일주일 이야기

느낀 점 배운 점


1. flow 짜기.


고객이 와서 어떻게 행동할지 전부 생각해 보기

- 디테일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게 먼저. 큰 그림이 제대로 준비 안 됐으면 디테일은 효과가 없다.


2. 일은 퀄리티보다는 기한이 중요.  그래서 일을 받았을 때 이걸 어떻게 분배해 어떻게 마무리할지 결정부터.


? 어떻게 보면 이것도 flow일라나. 프로덕트에서의 flow가 아니라, 내가 일하는 flow를 내가 짜는 거다.


3. 나한테 잘 보이려고 하지 말고, 구안님이 이해하는 게 먼저예요. 내가 업계에서 몇 년 있었는데, 진짜 정보가 필요해서 달라고 했겠어요. 구안님이 이 아이템과 업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일을 준 거예요.


? 짧은 온보딩 3일이 지났다. 설마 필요해서 달라고 했겠냐는 생각을 약간은 했는데, 그럼에도 그 혹시라고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거 정리해도 보지 않을 거겠지. 그냥 이해하라고 준 걸 텐데,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나' '대표님이 달라고 했으니 한 번 잘 정리해 봐야겠다. 아니 시간을 이렇게 조금 주네. 후딱 집중해서 봐야겠다'이 두 개 중에서 전자처럼 생각하는 게 좋았던 걸까? 아마 대표는 후자라고 신입이 생각할 걸 알고 일을 줬고, 그 덕에 길게 생각 안 하고 집중해서 보고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을 거까지 예상하고 있었을 거다.


다행히 듣고 의도를 바로 이해해서 다행이다.

4. 프로의 세계에서 한눈에 보이게 자료 정리하는 건 기본이에요.

- 파일을 클릭하거나, 링크를 클릭하게 하거나. 자료 받는 사람이 한 번 더 행동하는 걸 덜게 해야 한다.


5. 데이터를 숫자와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서 정리한 건 잘했어요. 나중에 다른 사람과 협업할 때도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공유해야 해요.

- 노션 기능을 하면서 익히고 있다. 참. 확실히 아티클을 보는 거랑, 그걸 실제로 일하면서 익히는 건 다른 수준이다.


6. 하나만 들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지시 전체를 이해했다면 그렇지 않았을 거예요.


7. 이 지시는 제가 가이드대로 줬으면 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가설이 깨진 거뿐이에요. 구안님 잘못이 아니에요.

- 크게 하나 미는 방법이 있었는데, 기대치만큼 수행하지 못했다. 두세 시간 하고 결과가 안 나와 기죽고 있었는데 위와 같이 말씀해 주셨다. 예전 회사에서 일이 떠올랐다. "이건 확인 못한 내 잘못도 있지만 담당자인 네 잘못이야". 회사소개가 단수형과 복수형이 혼용되고 있었는데, 내가 복수형으로 기념품을 만든 것이다. 당연히 몰랐다. 그때서야 회사를 둘러봤는데 정말 혼용하고 있었다. 옆 팀에서 예전에 다른 팀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했다고 귀띔해 줬다. 이 '실수'들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거구나. 왜? 회사를 나올 때 그 부분을 기록해 둘 걸 그랬다.

8. 돈 가지고 하는 일은 다 하죠. 돈 없이 해보고, 어디가 반응 잘 나오고, 어떤 키워드에 조회수가 나오냐. 그걸 알아내는 게 진짜 일 하는 거 아닌가요.


9. 이 커뮤니티 분류도 더 뾰족해질 수 있어요. 타깃. 키워드. 조회수. 방문수. 검색 키워드. 인기글. 최초 접근날짜. 등등. 자세할수록 좋아요. 대신 너무 번잡해지면 안 돼요. 필요한 것만 넣어야 해요.


10. 잘하는 플랫폼에서는 타겟을 1차 2차로 나눠요.


- 예전 유튜브에서 진짜 타겟을 생각하라고 했는데 맞았다. 예전에 내 타겟이라면 사수였겠고, 사수의 타겟은 본부장이었고, 본부장의 타겟은 경기도였다. 그러면 결과론적으로 내가 가장 고민해야 할 건 경기도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을 할 지였다. 우리 타겟은 고객, 대중이라고 하지만 사실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그 전후로 고려할 대상도 많다.




1. 시니어라고 하는 사람이 될 정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집 공고에서 다른 점은 딱 하나. 논리 여부다.

- 이미 시스템이 큰 기업에서는 오히려 논리 생각하지 않고,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할 거다.

- 그렇지만 그 실행만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다. 그래서 회사원들이 나가면 아무 일도 못하는 것.

- 논리란 주장과 근거가 있다는 것.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게 시니어들이 하는 일.


? 주장과 근거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 않나. 하지만 여기서 주장과 근거를 가진다는 건 하나의 법칙, 공식을 만든다는 것. 법칙과 공식이란 건 누가 와도 누가 봐도 말이 되고, 적용할 수 있다는 것. 큰 시스템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작은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 대기업들도 아마 이런 과정을 거쳐 성장했을 것.

법칙과 공식이 있으면 정성적이지 않고 정량적이게 된다. 예상이 안 된다는 불확실함에 드는 에너지를 덜 수 있다. 효율이 올라간다.


살을 빼려면 10km씩 걸어야 한다.
살을 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이건 차원이 다르다.


전자는 '그러면 출근 때 2km 퇴근 때 2km 헬스장에서 4km 잡다하게 2km 정도 되니까 헬스장에서는 20분만 뛰면 되겠구나' 그려지는 거고, 후자는 감조차 안 와서, 행동조차 두렵게 만든다. 큰 그림을 못 그리는 것과, 행동을 두렵게 만드는 건 조직의 엄청난 낭비다.


그래서 요즘 자기계발 유튜버들이 00의 법칙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공식처럼 할 수 있도록. 성공학처럼 공식화될 수 없는 것도 공식화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이건 독자 입장에서도 실행할 수 있어 보이고, 작가 입장에서도 전문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니 윈윈 전략이긴 하다.

부자가 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다 똑같다. 하나의 방식만이 답은 아니다. 만약 세상이 그랬다면 세상은 정말 레드오션이었을 거다. 누군가는 아파트만 하고, 누군가는 상가를 하고. 누군가는 빌라만 한다. 심지어 누군가는 반지하만 한다. 누군가는 장기투자를 하고, 누군가는 단타만 친다. 누군가는 코인을 한다. 누군가는 Defi를 하고, NFT를 한다. 나만의 공식과 답을 찾는 것. 세상 사는 건 결국 이게 전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공식과 답은 일단 깊게, 많이 해봐야 알 수 있을 거다.


2. 고차원에서 저 차원을 바라보다

고삼애들 수능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우리 입학하고 나서 그런 생각해요? 우리는 한 차원을 올라가면 그전 차원에 관심이 없어요. 왜 다음 차원의 사람들이 전 차원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안 주냐?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 이게 요즘 무자본창업, 지식창업의 논리다. 몇 달 공부해서 초보가 왕초보에게 가르쳐라. 중수와 고수는 어디 갔냐? 그들은 이미 그들 나름대로 입지가 있어 굳이 푼돈 벌려고 고생하지 않는다. 차원을 넘나드는 소통을 하려면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게 지식창업자에겐 돈인 거다.


- 예전 모바일게임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있었다. 고수가 초보들 데리고 사냥하면 잡다한 아이템들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 초보는 성장하고, 고수는 친목과 귀찮음을 해결한다. 양 쪽 모두에게 이득이 되지 않으면 사회는 작동하지 않는다.


3. 학생 때야 같은 반이면 친구지만 사회는 아니잖아요. 서로에게 얼마나 집중했냐, 얼마나 고민했냐가 진짜 친구인 거 같아요. 그냥 세상 사는 이야기, 회사 엿같다 이야기하면 그게 친구예요. 그냥 밥친구. 회사친구 정도지.


-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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