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꽤 효율적인 방법
요즘 회사들의 채용 공고에는 재밌는 부분이 있다. "위 내용 외에도 제안하고 싶은 자리가 있다면 주세요"
"편하게 먼저 연락 주세요" 회사에서 생각한 자리가 아닌, 어떤 자리가 필요할 거 같다면 제안 달라는 내용이다. 예전에는 지원자 입장에서, 창직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해 설명했는데 오늘은 회사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려고 한다.
<회사>
1. 좋은 지원자란?
1) 회사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2) 지원자는 역제안 공고를 보고 엄청 고민하고 쥐어짜냄
3) 역제안을 한 사람은 고민과 열정이 아까워서라도 회사에 애착과 헌신이 높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4) 지원자 입장에서도 용기 내 의견을 말한 것이니, 커뮤니케이션도 잘할 것
5) 이 지원자가 남들보다 일을 잘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열정적이고 커뮤니케이션 잘한다는 건 확인할 수 있다.
지원자 수준에서 한 생각을 회사가 고민해보지 않았을 리 없다. 분명 사내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오갔지만 정말 필요한 자리 몇 개만 오픈해 두고, 나머지는 급하지 않으니 둔 거일테다. 회사는 어떤 제안보다 한 사안에 대해 더 깊이 알고 꿰고 있다. 그럼에도 굳이 역제안 한 줄을 적어둔 이유는, 열정적인 지원자를 받기 위해서 아닐까. 한정된 자원만 있다면 아쉬운 한 둘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두를 검토하며 자원을 쏟는 것보다 열정적인 역제안자 10명을 받는 게 더 효율적이다.
혹시나 if, 모시카시테 정말 창의적이고 뛰어난 지원자가 등장해 회사의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해 준다면, 한 사람이 다섯 시간이고 열 시간이고 고민한 문제를 회사는 한 줄 역제안 내용과 한 시간 미팅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으니 그것도 그것대로 이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 한 줄 적어서 나빠질 게 전혀 없는 거다. 심지어 개방적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다. 푸핫.
예전에 한 일본 공업소(메이난 제작소) 이야기를 봤다. 직원들에게 물리와 수학을 공부시키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고, 자부심을 불어넣어 줘 최고 수준의 회사가 됐다고 했다. 강제는 한계가 있다. 좋은 회사야. 너도 잘해봐. 이런 말보다, 너의 제안을 받아들여줄게. 함께 해보자. 이런 말이 지원자의 수준을 높이고 스스로 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