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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Jul 13. 2023

일본에서 하루에 한 번씩은 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카페

급하게 휴가가 생겨 일본에 왔다. 일본 진짜 안 오고 싶었는데 저번에 못 쓴 2만 엔도 있고, 아직 교토를 못 간 게 아쉬움으로도 남았다. 그리고 휴가를 받자마자 당장 다음날부터 가야 길게 휴가를 쓸 수 있었기에 익숙한 곳을 고르다 보니 선택지가 없었다.


아무튼.


일본에 오면 하루에 한 번은, 있을 때는 한 달에 한두 번은 갔던 건 동네 카페다. 그것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는.


반 정도는 고수들이 8-18시로 운영하는, 회사원들은 못 가는 그런 곳이고


반 정도는 밤늦게까지도 운영하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참고로 이런 데는 커피 맛은 그저 그렇다.


전자는 대개 역사가 좀 있고 포근한 느낌이라 힙한 카페 가느라 지쳤을 때 가면 좋고, 후자는 대개 흡연이 가능한 곳이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전자의 할아버지는 대개 말끔한 옷을 입고 있고, 할머니가 보조하는 느낌이고, 후자의 할아버지는 편한 옷 입고 있고 손님들과 농담따먹기를 하면 할머니가 옆에서 잔소리를 하는 느낌이다.


둘 다 재밌다. 특히 좋은 건 이런 데는 일단 동네사람들이 많다는 거. 그래서 사람구경하면서 보낼 수 있다. 오늘도 금각사와 료안지라는 곳에 갔다가 한국인 중국인 서양인에 치여 금방 나왔다. 아침 일찍 은각사를 갈 때는 사람이 적었는데 좀만 애매한 시간에 관광지를 가면 사람에 치인다.


그래서 잠깐 쉴 겸 들른 곳에서 마침 내가 이런 곳을 꽤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쓴다.


갑자기 떠오른 건데, 한국의 한 카페에서 어떤 메뉴가 괜찮냐는 질문에 노년의 직원분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어떤 거든 괜찮아, 맛이 아주 죽음이지“


애인과 필자는 아직도 그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웃곤 한다.


중년의 개그에 약한 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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