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필요해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그리는데 꼭 복잡한 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선 하나, 졸라맨 같은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우리는 대상의 변화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동상이몽 가족'이란 주제의 이 그림들은 그래서 한결같이 간결한 필체의 낙서 같은 스타일입니다. 가족이란 무거운 울타리로 묶여 있어도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우리들은 그저 낙서 같은 한 마디 말을 툭 건네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작은 끄적임 하나가 대화의 시작이니까. 그 투박한 선들이 모여 언젠가는 그럴싸한 그림을 만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