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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홍은 Jun 01. 2021

현재의 나 (Oct. 2020)

현재 나의 상황과 그에 대한 생각, 감정의 정리

이 글은 과거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기 이전(2021년 10월)에 쓴 글으로, 당시 고민했던 내용과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추후에 개제 된 글입니다.




2020년 10월 어느 날 새벽 운동 가는 길


Oct. 2020



현재의 나의 상황은 퇴사 후 복합 문화공간 스태프 취직을 희망하는 취준생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삶의 방향을 잡는 중인데,

사실 이 고민은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내 또래에 하는 고민이나, 이전에 했었으면 좋았을 질문이다.


이전의 나는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를 해서 수능을 보고, 4년제 대학을 다니며 학점관리, 자격증을 따고 졸업해 (취업난 시대에 문송한) 취준 생활을 거쳐 공채로 입사했다.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했으며 결과 또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쳤어야 했던 질문이 빠진 거다.


나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



결국 그에 대한 해답을 갖지 않은 채로 여기까지 온 거다. 그러다 보니 미결과제인 위의 질문이 계속 따라왔다.


사실 그동안 그 질문에 답을 찾지 않고도 잘 지내왔기에 ‘또 주어진 현실에 적응해서 잘 살겠지’ 했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나는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던 거다.


결국 워라벨 등 조건이 나쁘지 않았던 회사였음에도 퇴사 결정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일을 계속하면서 살고 싶지 않았던 것, 나에게 더 활기와 의욕을 주는 일이 필요했다.

그때의 나는 무기력함을 못 이겨 얼굴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고, 내가 긍정하던 나의 모습들이 점차 바래는 것을 느낀 게 큰 계기였다.




사실 이런 결정을 하게 된 하나의 계기가 더 있다. 바로 내가 즐겨봤던 유튜브 채널의 한 브랜드 신입 마케터 모집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제대로 지원조차 하지 못했다. 모집기간이 채용 시까지 였는데 과제를 심사숙고한다고 잡았던 일주일의 기간 안에 채용이 완료돼버린 것이다. 방심한 나를 탓하며 그동안 준비한 것이 아깝고 너무 아쉬운 마음에 모집 마감 이후였음에도 혹시라도 기회가 오진 않을까 메일을 보냈다. 결론은 실패였지만 이를 통해 몰랐지만 알아야 할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퇴근 후에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임에도, 준비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다.


‘이렇게 의지와 열정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구나!’


정말 감사하게도, 그런 결정을 가능하게 한 환경이었다.

당장 부양해야 할 가정이 있거나 부모님을 부양해야 했다면 이런 결정은 나에게 선택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my sweet home


그렇게 퇴사를 결정한 후 나는 미뤄온 숙원(?) 사업이기도 한 독립을 준비했다. 퇴사를 결심한 사람이 왜 생활비며, 방세며 나가는 독립을 하는지 주변인들이 의아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나태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월 나가는 고정비용이 있으니 장기간 쉬지는 못하도록 걸어둔 나름의 안전장치였다.


둘째, 독립적인 공간 만들기

결국 존중해주시긴 했지만 엄마는 나를 완전히는 이해하지 못하셨다. 어렵게 취직해서 안정적으로 다니던 회사를 이렇게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관둔다고 하니 부모님으로서 탐탁지 못하고 걱정스러운 게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나를 조금 더 벼랑 끝에 떨어트릴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 입장에서 벼랑에 떨어져 허우적대는 딸을 매일 가까이서 보는 것은 나에게 필요한 과정이지만 부모님에겐 괴로울 수 있단 점을 알았다. 그래서 독립적으로 공간을 꾸리고 나도 그곳에서 내 생활을 온전히 관리해보며 생각해야 한다고 부모님과 나 자신을 설득했다.


이러한 이유로 독립을 계획했고 결국 원하는 집을 얻어 독립에 성공했다.


그렇게 나는 올해 8월에 독립을, 9월에 퇴사를 했다.


 




회사를 다니며 내가 얻은 가장 큰 3가지는 아래와 같다.


1. 친할머니 장례식 때 조화

2. 전세대출

3.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결정하게 하는 계기


퇴사 후 약 한 달 반을 마음 편히 쉬었고 이제 인생의 다음 막을 준비하려 한다. 그 준비에 있어, input(타인의 글)과 output(자신의 글)을 한 플랫폼에서 가능하게 한 브런치와 함께하고 싶다.


글을 씀으로써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이런 생각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타인과 나누고 싶다.

생각을 나누고 공감하고 또 나 자신을 통찰할 여러 방면을 얻어가는 것, 우리가 에세이를 찾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나는 인생 제2막을 준비하며 그 여정에 '글을 써보자, 브런치와 함께해보자.'라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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