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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Aug 31. 2022

깡다구

악착같이 버티어 나가는 오기를 속되게 이르는 말





제 힘보다 더한 일을 하면 의례

'깡다구 있다.' 한다.


이를 악 물고 제 역량보다 더 버틴다.


싸움의 기술이란 잘 모른다.

잘 때려야 하는 것도 있지만,

잘 맞아야 하는 것도 있다.

말하자면 맷집이 좋아야 한다는 것...


예전 가로수도 비추지 않던 골목 어귀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던 동네 아이들...

사람이 지나가면 일부러 소리 내며 침을 뱉는다.

그리곤 빤히 쳐다본다.

지금에야 법이 있어 함부로 남의 아이들에게 훈계란 걸 못하지만, 그땐 어른들이 모르는 아이들의 행동에 꾸지람을 할 때였다. 그게 당연하던 시절이었다.


그 자리를 지날때,

잠시 머뭇거린다.

저 어린 노~ㅁ들 눈빛에 기죽어 아무 소리 못하고 지나가느냐...

아님,

"어디 골목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는거야? 빨리 않꺼!"라는 한마디를 해야 하나...

아무 소리 못하고 지나가면 뒤통수에서 들리는 애들의 비웃는 소리가 들린다.


담배피는 아이들을 꾸짖다 사고를 당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요즘이다.


숨어서 담배피던 아이들은 빌라 주차장, 지하 주차장, 놀이터 등 남 의식을 하지 않는다.

보면 보라는 식이고 그러다 지나는 어른이 한마디 하면 노려본다.

그런 곳에서 담배피는 아이들에게 훈계를 하는 어른은 요즘 없다. 그저 못본척 지나친다.


어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고 침을 뱉는 애들이 깡다구가 있는 것일까?

그 애들에게 훈계를 하는 어른이 깡다구가 있는 것일까?


지금은 눈에 보이는 잘못된 행동에 정의를 보이면 깡다구가 있는 것이다.


길가에 사람이 죽어있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깡다구 있게 행동을 하게 되면 법으로 지는 세상이다.


앞서 말했든 싸움의 기술은

때리는 것도 잘해야 하지만,

맞는 것도 잘해야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맷집이 좋은 사람에게 아무리 주먹으로 때려도 내 손만 아프게 된다.


나는 요즘 소설에 나오듯이 하늘을 휘휘 날며 장풍 하나에 십여명이 넘어지게 만드는 그런 고수가 아니다.

때리면 아프고, 물면 피가 난다.


눈에 보이는 부정을,

애써 눈을 피한다.


정의를 위한 세상의 깡다구는 존재하지만,

피하는 것도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깡다구로 덤비는 세상 내 한 몸으로 막았다가는 가루가 되어 없어질지도 모른다.



'워~워~'

드라마 대사가 있다. 열정을 가지며 일을 진행하려 할때 '워~워~'한마디를 한다.


한번 쉬어가도 된다. 숨이 쉬어지지 않으면 잠시 숨을 고르면 된다.

정상이지 않는 세상에 혼자 깡다구 있게 덤비지 말고, 한번 숨 고르기를 하고 내가 나서도 되는지를 생각하면 된다.


정의를 피하는 것도 '깡다구'가 필요하다.


혹시 아는가 어디선가 앞 뒤 없이 참지 못하는 초록색 '헐크'가 와서 다 뒤집어 놓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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