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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Nov 25. 2022

전염







우리 태극전사들은 외국에서 싸울 때는 모든 국민도, 선수도 이를 악물고 응원하며 경기를 한다.


일본 얘길 해서 그렇지만,

어느 선수가 나와서 한 얘기 중에 크게 웃던 얘기가 있었다.

 

"일본하고 경기할 때는 가위, 바위, 보도 지면 안됩니다."


두 나라의 풀지 못한 관계에 그릇된 얘기가 아닌가.

그만큼 외국 가서 싸우는 선수들은 더욱 악을 쓰며 경기를 하고, 응원하는 우리 국민은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한다.

기대가 크면 크게 화를 내기도 한다.


2002년 월드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온 나라의 국민들이 같이 기뻐하고, 같이 울었던 기간이였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모두 빨간 티를 입고서 머리에는 뿔 달린 머리띠를 하고 응원봉으로 응원을 했다.

한칸 한칸 승리하며 앞으로 가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이탈리아를 상대로 거친 경기를 하던 때, 안정환 선수는 어렵게 얻은 패널틱을 실축하고 만다.

그때 그는 경기 내내 들었던 생각은

'이민을 가야 하나?' 였단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김연아 선수.

모두들 그녀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김연아 선수가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선사해 줄 것이라는 신문 보도는 경기날이 가까울수록 도배를 했다.

그녀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선수와 비교하며 일본과 우리나라는 경쟁하듯이 둘의 모습을 취재했다.

일본은 아사다 마오선수가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기술이 성공만 한다면 큰 점수가 나올 것이라는 보도를 내보냈고, 우리나라는 김연아 선수의 담대한 멘탈로 차분하게 기술 하나하나를 성공한다면 최초의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이라고 선전을 했다.

당연히 온 국민은 김연아 선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경기날,

두 번의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

쇼트에서 먼저 경기를 한 아사다마오선수는 경기를 깔끔하게 맞췄고 큰 점수를 기대해도 좋았다. 러시아 코치는 일부러 기죽이려 대기하고 있던 김연아 선수 옆에 와서 크게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그때,

김연아 선수는 그 모습에 기가 죽거나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풋~~~'

돌아서는 김연아 선수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완벽한 경기에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다.

다음날, 프리 경기에서는 김연아 선수가 먼저 경기를 했고 완벽하게 마친 김연아 선수는 두 손을 들어 환호했다.

그리고 다음에 경기하는 아사다 마오선수는 넘어지며 은메달을 갖고 가게 된다.


경기 내내 김연아 선수가 점프를 하는 곳에서는 같이 숨이 멈췄고, 마지막 스핀에서는 머리가 위로 점점 올라가며 경직했다. 그렇게 마지막 경기를 마친 김연아 선수는 두 손을 들어 환호했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갓 20살.

그 어깨에 얼마나 많은 짐이 실려져 있었을까. 국민의 기대가 너무 무거워 실수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에 경기를 마치며 우는 김연아 선수의 울음이 전염되듯이 나도 울었다.






전염

                                 -다른 사람의 습관, 분위기, 기분 따위에 영향을 받아 물이 듦.


 



전염이 된다는 건 같은 공간이 아니어도 그 사람과 같은 공감을 하고 느끼는것과 같다.


내가 그 사람이고, 그 사람이 나라고 느껴지기에

같이 울고, 같이 웃고, 같이 기뻐하며, 같이 화내는게 아닐까...


전염은 분위기로도 확산될 수 있다.


학교에 새로 전학 온 학생이 있다.

중간 전학에 반 분위기도 잘 모르고 나서기도 그렇고 해서 가만히 주위를 파악해야 할 때,

반에서 한 아이가 유독 다른 아이들에게 배제를 당하고 친구 없이 지내는 아이를 본다.


난 그 아이와 친해지려 해야 할까?


반 분위기를 보면 그 아이는 속칭 '왕따'와 같았다. 누가 말 걸어주지 않고, 같이 점심 먹어주지 않고,

그 아이와 공유를 하려 하지 않는...


처음부터 그 아이는 반에서 왕따가 아녔을 것이다.

누구로부터 시작된 뒷 이야기, 만들어낸 사생활, 반 아이들은 하나, 둘 그 아이와 섞이는 걸 싫어하게 된다.

그 아이를 피하는 분위기는 전염이 되듯이 흘러 반 전체를 휘감고 있는 것이다.



밝은 기운은 내게 활력과 행운을 안겨 주기도 한다.

남에게 전염되어 밝은 기운을 얻었건, 내가 밝은 사람이라 주위를 밝게 만드는 사람이건 음(陰) 보다는 양(陽)의 기운으로 따뜻한 기운을 항상 느끼고 살아야 한다.

나로 인해 음(陰)의 마음을 가지며 사는 사람이 없도록 남을 미워하거나 시기하거나 질투를 자제해야 한다.


남을 향한 손가락질은 나를 향해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모두 다 소중한 생명이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전염은 어떤 기운으로 퍼뜨리냐에 달라진다.

밝은 기운으로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하거나,

어두운 기운으로 주위 사람을 악마로 만들거나.





전염을 '병(病)'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싫어하고, 피하게 만드는 것은 내 생각과 행동에서 나온다.
















우리 축구 응원단 '붉은 악마'는 행복, 기쁨의 전염을 퍼트리는 밝은 기운입니다.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외치며 울며 응원하는 모습에 우리는 같이 전염되어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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