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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Dec 06. 2023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당했어요.




"아는 형이였죠. 믿었죠!"


"몇 년을 같이 고생한 매니저였어요. 당연히 믿었죠!"


"가족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믿었죠."


tv에서 몇십억 사기당한 연예인들의 얘기는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 금액도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도 다반사.


그런 인터뷰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당하지?"

"아무리 믿는다고 한들 그렇게 도장을 아무렇게 해 줄 수 있어? 확인 안 해?"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머리가 좋다.

특히 그런 사기 치는 사람들은 그런 쪽으로 사기의 법을 잘 알기에 그 좋은 머리를 거기에 쓴다.

믿음을 갖고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처음엔 호감으로 사람을 현옥 시킨다.

남을 속일 거 같지 않은 웃음과 행동, 굽신대는 허리, 뭘 하나에도 황송해하며 감사함을 전한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내가 베푸는 말과 행동에 감사하며 나 자신을 뿌듯하게 한다.

그렇게 신뢰를 쌓은 다음 내 행동에 대해 간섭을 하고, 내 생활에 조언도 하며, 성장함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하는 말

"난 너랑 평생 갈 거야."

"너 좋으라고 하는 거지."

"나는 좋은 게 없는데 너만 좋은면 됐지."


그렇게 나에게 충성과 손해 본듯한 행동으로 조금씩 미안함을 만든다.


그럴 때, 딱! 하고 뭔가를 제시한다.


"난 여기에 올인했어. 넌 안 해도 괜찮아. 괜히 무담 갖지 마."


자신의 모든 걸 다~ 건 듯이 얘기한다.

저렇게 모든 걸 걸었는데, 이게 사기겠어? 하는 의구심은 전혀 들지 않게 한다.


도장을, 인감을, 지장을 찍어준 후 ~~

뭔가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도장을 찍은 후 상대는 나보다 더 위에 있듯이

"내가 돈 벌어 주는 거니깐 내 말대로 해야 해."라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갑과 을에서

갑은 을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은 끝이 나있는 것이다.


돈도 돈이지만, 믿었던 상대에게서 그렇게 자신이 바보처럼 당했는다는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막말해

'나를 바보로 봤구나. 난 거기에 놀아난거구.'

이런 자괴감까지 빠지게 된다.


나름 똑똑하다고, 사기 같은 건 당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당하려면 얼마든지 당한다.

본인도 얼마 전 황당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나름 '돌다리도 두들겨 가면서 걷는다'는 말처럼 뭘 해도 의심부터 했고, 뭘 하려 해도 먼저 알아보고 했다.

하지만, 그때는 뭔가에 씌었는지, 먼저 알아본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덜컹 지장을 찍어주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고, 이리저리 알아봐도 다 한결같은 말이였다.

'지장은 왜 그렇게 함부로 찍어 줬어.'였다.

이래 저래, 지금은 잘 ~~ 해결이 됐지만, 그 여파로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가끔 가슴이 마구 뛰는 후유증을 겪고 있다. 나도 이렇게 되찾아도 힘든데, 찾을 수도 없는 사기를 당한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었다.

그저 법대로였다. 돈이 있으면 변호사를 사면 될 것이고, 경찰에 신고하면 그만이지만,

다~ 알듯이 변호사를 사도, 경찰에 신고를 해도 그 법은 미미 한다.

내 온 멍이 다 들어 죽을 거 같아도 사기를 친 사람의 죄는 너무나 가볍다.

그래서 더 분하고, 억울한 거 같다.


'믿음의 수위'


사기를 당하는 사람은 사기를 치려는 사람을 이길 수 없듯이, 우린 항상 주위에 그런 가시를 채우고 살아야 한다. 지금도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을까 말까?'를 한다.

광고도 많고, 잘못 걸려온 전화일 수도 있지만, 보이스피싱 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모르는 번호가 찍히면 잠시 생각하게 된다.


사기는 '바보'만 당하는 게 아니다.

어느 순간 내가 그렇게 될 수도 있다.

클릭 한 번에 통장의 돈이 다 날아갈 수도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누굴 믿고, 누굴 믿지 말아야 할까...


가족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내 주머니가 석자라 가족까지 속이는 일이 벌이지기도 한다.

부모가 돈을 주지 않는다고 때리기까지 하는 세상이다.

돈의 노예가 되어 부모를 속이고, 형제를 속이는 세상이다.


계량이 있어 거기에 줄을 그어놓고 그 선까지만 믿고 더는 믿지 말라고 정한다면 인간은 과연 그 선까지 믿고, 믿지 않기를 할 수 있을까?


사람 마음의 깊이는 그 깊이를 잴 수 없기에 계량기에 선을 그을 수 없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어디까지인 줄 모르고,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선을 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인간이다.


마음이 깊은 사람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서,

저 사람이 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그래도 그 선을 넘진 않겠지'한다.

그 선이 어디인지도 모르고서...


믿음의 수위는 나 스스로가 정할 수 있지만, 스스로가 정하지 않는다.

감정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수위는 필요치 않는 것이다.

흔히 '정'이라고 한다.

그 정과 함께 믿음을 다 내어 주었는데 상대는 그걸 이용해 나를 버리는 것이다.


한번 겪은 사건으로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했어요.'를 듣게 된다면 당한 사람이 바보처럼 느껴지지 않고

'쯧쯧' 혀를 차기보다는 그 사람의 마음의 깊이를 내어 준 것에 생각하게 된다.

죽을 만큼 힘들었을 텐데, 지금도 힘들 텐데...


세상 크게 눈뜨고 살아도 너무나 무서운 세상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당했어요."  /

"믿었던 그 사람을 걸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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