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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Feb 05. 2021

기다리는 일이 있어야 살맛 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결과를 기다리며 산다.


물건을 구매하고서 택배를 기다리고,

원서를 넣어놓고 합격 전화를 기다리고,

아이를 가지고 10(열) 달 있다 만날 날을 기다리고,

아직 만나지 못한 반려자를 기다리고,

몸이 아파 건강 검진 뒤 결과를 기다리고...


살면서 기다리는 일은 무궁무진하며, 기다리는 일은 설렘을 갖고 있다.

이 설렘이 기분 좋은 설렘인지, 가슴 아픈 설렘인지...


성공만 한 사람은 기다림의 설레임이 뭔지 알까?


운이 좋아 팔자 좋아 원하는 데로 이뤄진 사람은 간절함을 모를 것이다.

취업준비생의 간절함, 꼭 합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이력서 한 장도 다시 보고 다시 보기를 몇번이나 했겠나.

아이를 갖고 싶어 몸에 좋은 것만 생각하고, 간절함으로 임신 여부 확인을 기다릴 때, 그리고 10달을 품어 죽을 고비를 넘기며 자식을 기다리는 설레임.

몸에 이상이 생겨 건강검진을 받고서 혹시 모를 안 좋은 생각 끝에, 결과를 기다리는 다른 감정의 긴장감.


기다림의 끝은 여러 감정이 존재한다.

긴장, 좌절, 실망, 환희, 눈물, 떨림...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감정이 존재한다.

우린 살면서 많은 기다림이 있을 것이고 그 끝에선 위에 나열한, 나열하지 못한 감정의 끝을 볼것이다.


기다림은 어떻게 생기게 되는 것일까...

행동에 대한 결과의 과정 중의 하나다.

결과에 대한 설레임을 기다림은 갖고 있다.

그 떨림은 참으로 사람을 흔든다..

하루 종일 콧노래를 할수있게도, 절망에 빠지게 할수도 있다.


환희와 기쁨의 설레임은 그 기다림이 달콤하지만,

좌절과 고뇌에 빠진 떨림의 기다림은 쓰디쓰다.

누구나 기쁨과 설레임의 기다림을 하고 싶다.

하지만, 사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

쓰디쓴 사탕이 있으면, 달콤한 사탕이 있게 마련이다.

어디 달콤한 사탕만 맛보고 살겠나.

사는데 좋고 싫음이 어디 있고, 쓰고 달콤한 것을 어디 선택할수 있겠나...

노력에 대한 댓가도 시원치 않는 세상인데...


기다림은 내 자존적인 생각과 행동에서 나온다.

포기는 하기는 쉬운데, 아쉬움을 이기기는 어렵다.


기다림은...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과

명절에 자식을 기다리는 마음과

이제 곧 내가 잘 될 거라는 마음...

각기 다 다른 기다림이라 할수 있다.

거기에 기대치...

기대치가 그 기다림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할수 있다.

기대치가 높은 기다림은 하루 종일 목을 빼며 기다릴 수밖에 없고,

기대치가 낮은 기다림은 잠긴 경비실에 내 택배가 있고, 지금이 아니어도 어떤 것이 있고, 곧 찾을 수 있다는 기대치에 대한 기다림은 엄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글을 쓰면서 내 책을 갖고 싶은 소망은 있다.

어엿하게 책방 한 귀퉁이라도 좋다. 내 이름을 걸고 내 책이 거기에 있다면...


하지만, 세상은 넓고, 글 잘쓰는 글쟁이들은 많다.

내 기대치는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현실은 공감 얻기에도 힘이 든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말았으면...


어느 작가님이 브러치를 떠난다는 글을 읽고, 한참을 멍했던 시간이 있었다.

'왜 그랬을까...'를 생각했다.

기대치에 대한 한계점에 다다랐을까...

정말 안타가운 선택이였다. 그 작가님의 글을 즐겨 읽던 독자로써는...







일주일에 한번꼭 로또를 산다.

그러기를 벌써 8년이 되어 간다. 작게는 5,000원 많게는 50,000원이 당첨된 적이 있지만, 그것도 가뭄에 콩 나듯...

하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로또를 사는 이유는 언젠가는 당첨되겠지 하는 기대가 있다.

그 일주일, 발표일 토요일을 기다리는 설레임은 분명 있다.

그게 혹시나 하는 생각이다...

로또를 사놓고 용지를 잃어버린 날은 너무나 불안해서 꼭 찾아야 한다.

혹시나 내가 당첨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설레임이 있고, 다른 이들의 공감을 기다린다.

내 글이 어떻게 보였을까에 대한...


사람은 기다림이 있어야 살맛이 난다.

그 살맛이 꿀과 같은 단맛이기를 누구나 원한다.

쓴맛을 먼저 알았다면 뒤에 먹을 사탕은 더욱더 달콤할 것이다.

지금 힘들다고, 지치고 포기 하지만 않다면 언젠가는 달콤한 사탕이 내 입에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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