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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Feb 14. 202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한 장면







이 영화를 언제 봤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번 본 게 아니라 방송에서 할 때마다 봐서 일까?


첫 장면부터 유모의 잔소리를 듣는 스칼렛은 파티에 입고 나갈 드레스를 입기 전 날씬해 보이기 위해 침대 기둥을 잡고 있다.

유모는 허리를 숨도 못 쉴 정도로 힘을 줘가며 묶지만 스칼렛은 더 묶으라고, 여자들 사이에서 제일 이뻐야 한다며 기를 쓰고 당기라 한다.


첫 장면은 내게 강한 인상을 줬다.

파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거의 사라질 허리를 더 묶으라는 여주인공...

그 여주인공의 시선은 애슐리에게 가 있다.

오로지 그에게 잘 보이고 싶고, 다른 이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파티에 레드 버틀러를 만나는 순간이 있지만, 그를 난봉쟁이로 보는 스칼렛...

어릴 적 보던 스칼렛은 정말 아름다웠고, 레드 버틀러는 잘생겼다.

그 콧수염도 멋지고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칼렛은 언제나 애슐리 생각뿐.

그가 결혼했어도, 애슐리!

이해가 가지 않았다.

스칼렛이 잊지 못할 정도로 좀 멋진 사람이였으면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텐데...

언제나 어려움에 쳐해 있으면 "짠!!"하고 나타나는 이는 레드 버틀러였다.

그녀를 위해 자신이 곤경해 쳐해도 그녀를 돕는건 레드 버틀러...

무기력하고 뭘 하려 해도 약해빠진 애슐리는 힘이 되질 못했다.

하물며 애슐리는, 애슐리가 스칼렛을 사랑하고 어쩔수 없이 멜라니와 결혼한것이라는 생각하는 스칼렛을 그냥 놔뒀다.

양다리를 즐기고 있었을지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감정은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상대의 눈에서, 행동에서 보이는 감정에 무엇을 해도 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뿜는다.


사람이 사람을 좋게 보려고 하면 한없이 좋게 보이고,

나쁘게 보려 하면 한 없이 나쁘게 보이게 마련이다.


뭘 해도 이쁜 사람과,

뭘 해도 미운 사람...


스칼렛은 레드 버틀러가 자신을 이쁘게 보고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그를 이용해 원하는 걸 이룬다.

애슐리는 스칼렛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고, 끝없이 구애를 해도 자신은 멜라니와 결혼한다.

결혼해서도 스칼렛이 자신을 향해 사랑의 눈빛을 발사해도 놔둔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에...


스칼렛과 레드, 애슐리는 자칫 삼각관계처럼 보인다. 그곳을 멀리서 바라보는 멜라니...

멜라니는 어처구니없게 죽어가면서 남편이 있는 스칼렛에게 애슐리를 부탁하고 간다.

하지만 애슐리는 멜라니가 죽은 후 그녀를 사랑했다고 얘기한다.

그 모습에 스칼렛은

'애슐리는 나를 사랑한게 아니었어.'라며 급 레드 버틀러에게 향한다.

그녀를 떠나는 레드를 향해 사랑한다 고백하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을 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옆에 있을 때는 몰랐던 감정이 상대가 떠나고서 후회를 하는 경우는 많다.




존재의 가치를 못 느꼈던 감정.




사람은 실수 할수 있다. 그래서 사람이다.

하지만, 같은 실수 3번이면 그건 실수가 되지 않는다.


좋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행복하다.

좋은 사람은 만나기 어렵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옆에 좋은 사람으로 인해 좋은 일이 있고, 행복하다.

하지만, 그 좋은 사람의 가치는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다 좋은 사람을 잃기도 한다.

잃고 나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였던걸 생각하고 후회한다.


공기가 있어 사람이 숨을 쉬고 살고 있다.

미세먼지가 나오고 대기질이 좋지 않을때 우린 파란 하늘을 그리워한다.

파란 하늘이었을 때는 그 파란 하늘이 주는 청량함을 못 느꼈다가 공기질이 나빠지고서야 그 파란 하늘을 그리워한다.


잃고서, 떠나보내고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스칼렛은 레드가 떠나고 나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는 말 명대사가 있다.

각자의 해석이 있겠지만, 레드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스칼렛이 한 대사 치고는 좀 아쉽게 느껴졌다.



우리 주위에는 좋은 사람은 존재한다. 그 존재를 일찍 알아채지 못할 뿐...

가족이 될 수 있고, 부부가 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고...

내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있을 수 있다.

자칫 알아보지 못해 실수해서 잃어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좋은 사람이 바람과 함께 사라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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