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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Feb 21. 2021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는데 봄 같지 않구나...







시인 동방규가 흉노에게 시집가는 한나라 미녀 왕소군의 마음을 헤아려 지은 시다.


'춘래불사춘'


왕소군은 중국 4대 미녀 중 한 명으로 뽑힐 정도로 그 아름다움이 대단했다고 한다.

한나라 왕 원제는 흉노에게 시집보낼 궁녀를 뽑기 위해 화공(畵工) 모연수에게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

뇌물을 주는 다른 처자들은 이쁘게 그렸는데,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던 왕소군은 뇌물을 주지 않자, 그녀를 제일 못생기게 그렸다고한다.

원제는 그 그림대로 못 생긴 그녀를 선택... 흉노로 시집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실물을 보고 보내기 싫었던 원제는 그 화공 모연수를 죽여 화풀이를 하고 만다.

돈 욕심에 왕의 명을 어기고 진실을 외면했던 모연수의 끝은 죽음이였다.

모연수 그로 인해 왕인 원제는 왕소군을 그리워해야 했고,

왕소군은 나라를 떠나 흉노족으로 가며, 죽을 때까지 고향을 그리워하며 돌아오지 못했다.

오죽하면 그녀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시로 표현했겠나...


중국의 4대 미녀 중

서시-"침어 서시"-그녀를 보고 물고기가 부끄러워 물속으로 들어간다.


양귀비-"수화 양귀비"-그 미모가 꽃을 부끄럽게 한다.


초선-"폐월 초선"-그녀가 달을 보자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어 버리다.


왕소군-"낙안 왕소군"-기러기가 날아가다 그녀의 미모와 가락이 슬퍼 떨어지다.


으로 나뉜다.

각자의 방식으로 그 시대의 미(美)를 한껏 뽐낸 말이다.


어디 빨래하는 모습을 보고 물고기가 부끄러워 물속으로 들어가고, 

양귀비가 꽃을 건드려서 꽃이 말아 올라갔다고 하고, 

달을 보니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 하며, 

흉노로 떠나는 길이 슬퍼 비파를 켜는 가락 슬퍼 날아가던 기러기다 떨어졌다... 하니...

아마 그 미모가 뛰어나 다른 표현을 하다 보니 그렇게 했을 수 있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속담이 있다.

아름다운 여인은 명이 짧거나 불운하다는...


왜! 

미인박명일까.


미인은 세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용기가 있는 이는 그녀를 얻으려 세력을 펼쳤을 것이고, 그로 인해 풍파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중국 4대 미녀로 뽑히는 여인 중에 왕소군이 제일 안쓰러운 건 사실이다.

다른 누군가 처럼 자신의 미모로 남을 해하려 하지 않았고, 이용하려 하지 않았는데, 부정부패로 인해 흉노로 울면서 시집을 가야 했던 여인... 거기에 남편 호한야가 죽자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흉노족의 전통에 의해 호한야의 본처 자식에게 다시 시집을 가야 했던 여인...


그 여인을 위해 시인이 그녀를 위한 시를 바쳤고, 그 시는 아직도 봄이 되면 한 번씩 회자되고 있다.





춘래불사춘






올해도 봄은 왔다.

이제 곧 목련이 피고, 개나리도 필 것이다.

우리에게 봄은 올 것이고, 꽃의 개화도 올 것이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봄 맞을 준비는 미소면 충분하다.


당신의 미소가 4대 미녀의 미모보다 더한 따뜻함과 의미가 있기에, 

봄 같지 않은 봄이겠지만, 

돌아온 봄을 위해 마당을 청소하고, 

집안을 청소하고,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내게 다시 들어올 봄의 자리를 마련해 둔다...


















봄이여...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긴 겨울 추운 바람과 눈을 녹이고, 

언 몸을 따뜻한 봄의 기운으로 녹여 주십시오.

저마다의 가슴에 다시금 새싹이 돋듯이 새 희망을 품고 살아갈 기운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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