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21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구봉선
May 13. 2021
조용필의 화려한 도시
2018년 이였던가.
mbc 다큐였다. 영원한 오빠 조용필. 팬들은 왜 그를 사랑하는가 였다.
가수 50주년 특별 콘서트와 왜 팬들이 그를 사랑하는가를 재미있는 다큐 형식으로 풀었다.
별생각 없이 봤던 다큐는 지금 내 나이가 되니 가끔 생각난다.
"오빠! 용필 오빠!"
아마 우리나라 원조 오빠였을 것이다.
"기도하는~"
조용필씨의 첫 소절에 팬들은 기절 일보 직전이다.
정말 대단한 스타였다.
사랑하는 스타가 나이가 들면, 팬들도 나이가 든다.
나이가 들었다고 열정이 식지는 않는다.
다큐는 왜 아직도 가수 조용필씨를 사랑하는지 팬들에게 묻는 형식이였다.
노부부는 가수 조용필씨의 사진이 박힌 옷을 입고, 콘서트 날을 기다린다고 했다.
어느 중년 부인은 콘서트 다음날이 아들 결혼식인데, 잔치 음식을 만들다 다 팽개치고 콘서트를 갔다고 했다.
스타를 향한 사랑은 나이가 적건, 많건 중요한건 아니다.
스타의 집 앞에서, 사무실에서
한순간이라도 보려고 노력했고, 잠깐의 인사에 하루 종일 기다렸던 고단함이 녹는다.
스타와 같은 공간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이 녹아든다.
왜,
조용필인가?
한 남자팬은 이렇게 얘기했다.
시골에서 나름 수재라고 동네서 소문이 났고, 서울로 직장을 얻어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그리고 몇년뒤 퇴사 통보와 함께 작은 상자에 짐을 싸 집으로 향할때.
퇴사에 대해 무덤덤했던 그 분은 신호로 차가 정차했을때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에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라디오에서 나왔던 노래는 조용필씨 "꿈".
"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
그곳은 춥고도 험한 곳
여기저기 헤매다 초라한 문턱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
괴롭고도 험한 이 길을 왔는데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사람들은 저마다 고향을 찾아가네
나는 지금 홀로 남아서
빌딩 속을 헤대다 초라한 골목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
.
생각 없이 조용히 음악을 듣고 있던 그는 눈물이 멈출수 없었다고 한다.
차를 멈추고 통곡을 할 정도로 울음을 토했다고...
그리고 그 다음부터 가수 조용필씨의 팬이 됐다고 한다.
남자분이 팬이 된 이유를 설명하자 다른 말이 필요치 않았다.
남자분은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그 노래에서, 그 가수에서 위로를 받았던 것이다.
표현이 서툴고, 감정을 조절하려
했던
남자분은 대신해서 자신이 할 말을 노래가 해주고 있었고, 마음을 대변해 줬던 것이다.
팬이 된 이유는 많을 것이다.
어느 여자분은 중학교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방황할때, 조용필씨의 노래로 위안을 받았다 한다.
또 다른 분은 두 오빠를 암으로 잃고서 괴로운 마음,
조용필씨의 노래 가사에 위로가 되어 세상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콘서트때 가면 그 노래에 눈물이 흐르는건 시간이 지나도 어쩔수 없다.
노래를 사랑할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 이유에 치유를 받게 된다.
시간이 흘러 그 노래를 들으면 그 힘들었던 시간이 다시 기억이나
흘리는 눈물은 아픔의 눈일까.
추억의 눈물일까...
콘서트에 모인 팬들은 나이들이 다 지극하신 분들이다. 각자 사연이 있고,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노래 한곡에 울고 웃는 이들이 진정한 팬이 아니겠나.
그분들은 '가수를 사랑해줬으니 고마워해.'가 아니라,
위로와 위안을 준 가수 조용필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30년, 40년, 50년을 한결같이 지켜준 팬들이 전하는 고마움의 표시는 한결같았다.
눈물과 함께
"고마워요. 오빠."
였다.
스타가 나이 들면, 팬들도 나이가 들고,
팬들이 나이가 들면, 스타도 나이가 든다.
시간이 흐른다고 추억이 사라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을 곱씹는 시간이 많아질뿐.
그분들은 그 시간을 곱씹을때
힘들었던 시간을, 괴로웠던 시간을
즐거웠던 시간을, 행복했던 시간을
함께했던 가왕 조용필이 있었다.
지금도 그분들에겐 영원한 젊은 오빠 조용필이 최고다.
keyword
조용필
에세이
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