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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May 31. 2021

인어공주의 거품

브런치x저작권위원회 공모전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바다에 떨어지는 왕자를 구한 공주는 그 왕자를 사랑해, 그와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버리고 두 다리를 얻게 된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는 자신이 누구인지, 왕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어 그 곁에 있는지를 설명 할수가 없었다.

그녀가 할수 있는건 오로지 그 왕자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것.

왕자는 자신을 구해준 것이 이웃 공주라 생각해 그녀를 사랑해도

인어공주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자신을 표현하는 목소리를 낼수가 없었던것.

모든걸 버리고 왕자 옆에 왔지만,

왕자는 그녀를 돌아보지 않는다.


자신이 마녀에게 목소리를 주고 다리를 얻듯이

막내 인어공주를 사랑했던 언니들은 자신의 아름다운 긴 머리를 마녀에게 바치고,

다시 사랑하는 막내가 바다로 돌아올수 있도록,

해가 뜨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왕자를 죽일 수 있는 칼을 건넨다.


왕자를 구한 것은 자신인데,

자신의 사랑을 보지 않고, 듣지 못하는 왕자를 죽이려 칼을 높이 들었지만,

인어공주는 왕자를 죽이지 못한다.

해가 뜨며 서서히 인어공주는 거품이 되어 서서히 사라진다.











안데르센의 동화중에는 해피앤딩도 있고, 새드엔딩도 있다.

인어공주는 새드엔딩 중 하나다.

어릴적 엉엉 울며 보던 슬픈 인어공주가 거품이 되어 사라진 것에 대한 아픔이 6살 어린이와, 반백년을 살아온 성인이 받아들이는 것은 다를 수도, 같을 수도 있다.

바닷속 모든이의 사랑 속에 자라온 인어공주는,

왕자를 알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왕자는 배신자일까?

자신이 사랑하고, 내가 그 사람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해서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저, 자신의 모든걸 내 버리고, 목소리까지 버리며 왕자 옆으로 왔지만,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왕자가 못내 미웠을 것이다.

언니들의 희생으로 얻은 칼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왕자를 죽이지 못하고 그저 거품이 되어버린 인어공주.

우린 그런 인어공주에 대한

애련(哀憐)있다.


양성애자인 안데르센은 콜린을 사랑했지만 이성애자인 콜린은 안데르센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다른 여인과 결혼해 버린다.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도 마음껏 표현할수 없고, 드러 내놓고 싶어도 그렇게 할수 없는 안데르센의 사랑은 새드엔딩 이다.


안데르센도,

인어공주도,

목소리는 낼수 있지만, 자신이 사랑해도 사랑의 표현을 하지 못하는 사랑과,

자신이 사랑한다고 소리 내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표현할수 없는 사랑.


이 둘은 이루지 못한 사랑을 물거품으로 표현된다.

온 국민이 사랑하고, 나라가 인정하는 안데르센과

사랑만 받아온 바닷속 왕국 딸들 중 막내 인어공주.


하지만 그들은 그 사랑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새벽이 오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인어공주는

바닷속의 공주였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녀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던지며 사랑의 아픔을 표현하는 '인어공주'는 최고의 러브스토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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