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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 무제한 공짜로 얻는 법

[국도형의 인생탐구영역] 당신이란 사람은 어떤 명품인가요?

직업이 컨설턴트인 관계로 항상 수 많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부의 창출에 실패하여 당장 굶어죽을까 걱정하는 이도 있고, 부가 넘처흘러 자신의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에게 100만원은 한끼 식사로도 쓸 수 있는 돈이지만 누군가에겐 극단적인 선택을 생가해야 할만큼 간절한 액수이기도 하다. 참 역설적이지 않은가? 100만원이라는 돈의 절대적 가치는 쓰는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어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우리는 보이지 않는 약육강식의 정글에 살고있다. 


몇 년전 내 생일날, 친하게 지내던 한 회사 대표님으로부터 택배로 신발 선물을 전달 받았다. 기분 좋게 선물을 받아든 나는 잠시 후 까무러치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신발 박스를 열어보니 더럽고 헤진 헌 신발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나를 무시하는건가?'

'택배를 헷갈려서 잘못보내신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약간의 불쾌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상황을 정확히 알기 위해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를 드렸다. 바로 얘기 꺼내기가 좀 그래서 다른 얘기로 빙빙돌리면서 상황을 보고 있는데 대표님이 대뜸 먼저 내게 신발 잘 받았냐며 물어보았다. 이때다 싶어 상황을 설명하며 조심스레 잘못보낸 것이 아니냐며 되물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분명 헷갈려서 잘못 보냈으려니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이내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해당 제품이 없어서 못사는 유명 명품 브랜드 제품이라는 것이다. 내가 평소에 신발을 늘 비슷한걸 신고 다니는 것 같아 캐주얼하게 신을 수 있는 제품으로 보내주신 것이라했다.


'엉??'


일단 감사인사를 드린 뒤 제품을 다시 열어보았다. 아무리 봐도 헌 신발이었다. 더군다나 내 눈에는 대단히 세련되어 보이는 신발도 아니었다. 명품이든 뭐든간에 신고싶지 않았다. 나는 다시 전화기를 들어 명품에 대해 잘 아는 지인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내 얘기를 들은 지인은 이내 호탕하게 웃으며, 해당 신발이 무슨 제품이며 최소 수십만원은 하는 스니커즈라고 얘기해주었다. 선물해주신 대표님께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 신발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집 신발장 한켠에 고이 모셔두었다. 아무리 명품이라도 나는 그냥 내눈에 명품이 아니면 아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컨설팅으로 찾아 온 여자분이 계셨다. 헤어샵 프랜차이즈를 생각하시는 분이었고, 지방에서 샵을 크게 몇개 운영하고 있었는데 오픈시기가 코로나가 한참 예민할 시기와 겹쳐 적잖이 생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그녀는 온몸에 명품을 휘감고 있었다. 명품을 잘 모르는 나조차도 알만한 브랜드들이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그녀의 신발이었다. 내가 선물 받은 신발과 비슷하게 생겼기에 한 번에 알아보았다. 같은 브랜드였고, 여전히 신발에는 때가 타있었다. 이전의 경험이 없었다면 에xxx 핸드백을 사느라 신발 살 돈이 부족했나보다 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의도하진 않지만 컨설팅을 하다보면 자신을 위한 마케팅에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제 상황에 대한 공유를 하는 일이 일어난다. 대화를 나누던중 나는 해당 여대표님이 상당한 자금난에 부딪힌 것을 알게 되었다. 버는 것이 적은 편은 아니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일반 직장인보다는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여기서 다 공개할 순 없지만 최소 순수익이 천만원 이상은 되는 사람이었다. 근데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기 위한 비용이 문제가 되어 계속 제자리를 돌고 있는 형국이었다. 아무리 상황을 되짚어봐도 왜 돈이 부족한건지,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려고 하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시간 정도가 지날무렵, 나는 그 이유를 찾게 되었다. 생각보다 별 이유는 없었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많으신 분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쓰여지는 돈들이 대부분 '보여지는 것'들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의 차는 내 드림카와도 같은 독일의 최고급 SUV였고, 한달에 리스비만 거의 4백만원 가까이 지출을 하고 있었다. 이외에 회비만 매월 100만원씩 나가는 vip파티 모임에 나가고 있었고, 소위 신상이라고 말하는 '백'이나 잡화 등을 사는데 상당부분 돈을 투자하고 있었다. 내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는 관점을 가진 사람이다. 그녀가 쓰고 있는 돈들중 vip파티 모임이라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투자비용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것이 가장 큰 독이었다.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이 모임에 나가기 위해 매 달 '보여지는' 비용에 투자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하다보면 보여지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신경써야 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항상 대부분의 문제들은 과한 것이 원인이 된다. 인맥의 풀을 넓힌다는 비전적인 이유가 있긴 했지만 결국 체면치레로 인해 상당부분의 기회비용을 날리고 있는 셈이었다. 정작 중요한 자신의 사업확장이 미뤄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채 말이다. 사생활에 대해 얘기하게 되는 것이 불편하여 잠깐 고민하다가 말을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 컨설턴트 입장에서 현재의 상황을 진단해주었다. 그녀는 그런 내용을 부정하지 않았고, 인정은 하되 어쩔 수 없다면서 얘길하기 시작했다.


"제가 명품을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예요. 하지만 이 정도로 제 앞가림에 방해가 될 만큼 소비를 하는 텅텅비진 않았답니다. vip사교모임을 나가보니 해당 모임에 나오신 분들이 겉치레를 보고 급을 좀 나누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엄청 잘나가는 사업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월 100만원씩 투자해가며 인맥을 늘리려고 나가는 곳에 얻을 것 없이 돌아오는 것이 더 마이너스라고 생각했어요."


이어서 그녀는 


"근데 치장을 하다보니 끝이 없더라고요. 막말로 저 스스로도 그런곳에 가면 겉모습을 보고 상대방의 레벨을 파악하거든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친해지게 된 인맥으로 얻은 것도 좀 있다고 느껴지고..."


너무 세속적이긴 하지만 아주 솔직한 얘기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상황적으로 더욱 공감이 되었다. 2013년 창업을 했을 무렵 내 나이는 27살이었다. 나이가 어리다는 리스크는 모든 비즈니스에서 상당부분 크게 작용되었고, 나는 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더 나이 들어보이고 더 있어(?)보이려 잘 타고 있던 국산 세단도 외제차로 바꾸고, 이름도 잘 모르는 명품 시계와 파우치를 구입했다. 여유가 있어서 샀던게 아니라 순전히 타인에게 밑보이고 싶지 않았던 자격지심이었다. 


그 결과 어떻게 됐을까? 위의 여대표님과 마찬가지로 나는 내 치장에 쓰이는 돈들 때문에 정작 해야하는 사업에 대한 투자를 하지 못했고, 돌아보면 너무나 많은 타이밍을 놓치게 되었다. 오로지 내가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비용들 때문에 말이다.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듯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입도 늘어나고 비교도 안 될 만큼 넓은 인맥도 생겼다. 그리고 자부하건데 내가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는 사람들중에 사회적인 시각으로 '못'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방정식은 그저 떠도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찐'이었음을 몸소 체험했다. 


그들 대부분은 아주 많이 성공한 사람들이며, 자신이 정확히 얼마를 한달에 벌어들이는지조차 알 수 없을만큼 막대한 부를 쌓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이들과 깊이있게 교류하며 깨닫게 된 진리가 하나있다. 진짜 '잘'난 사람들은 자신을 필요 이상 드러내는 것에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무려 강남에 빌딩 3채를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기업의 대표님은 항상 평범한 골프웨어를 입고다닌다. 평소에 시계에 워낙 관심이 많아 손목시계정도 비싼 아이템을 착용하긴 하지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길거리에서 보면 그냥 동네 흔한 아저씨 같다.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망한 IT기업의 대표님은 아직 서른살이 되지 않았다. 매년 거의 500%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이 회사의 수장은 아예 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최소연봉이 수억원일텐데도 T머니에 5만원씩 충전을하고 다닌다. 스테디셀러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작가님은 거의 10년째 같은 노트북을 사용하여 글을 적는다. 워낙 히트를 친 작품이 많아 평생 놀고 먹어도 될 만큼 높은 인세를 매 분기별로 지급받는 분이지만 그가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는 개인PT를 연단위로 끊는 정도이다. 그들이 자신에게 돈을 쓰는 기준은 오로지 '나 자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남들에게 굳이 잘 보일 필요가 없을정도로 성공했기에 가능한 일 일 것이다. 굉장히 역설적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상대의 겉모습을 부의 정도나 영향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생각한다. 진짜 잘나가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데 신경을 덜 쓰는데 그 기준으로 잘나가는 이들을 솎아내려 한다.


진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이처럼 자신의 부를 알리는데 집착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부가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편이다.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얘기한다.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이 알려질수록 피곤한 일이 많아지거든요' 

너무 튈 경우 하다못해 털면 털리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스갯 소리도 들려주었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상대를 바라볼 때 자신과 마찬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바라본다. 상대가 무슨 차를 끌고 왔는지 무슨 명품을 착용했는지 관심조차 없다. 왜냐면 그 정도 되는 레벨들은 명품이라는 것이 그냥 사고 싶을때 언제든 살 수 있는 소모품 같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그런것들을 이용하여 자신을 과시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게 내가 깊이있게 깨달은 진리이다. 


시간이 지난 현재의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물론 나는 명품을 사고싶을 때 언제든 사는 그런 레벨은 못되지만 적어도 자신의 부를 보여주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에 대해 조금은 불쌍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가 만난 진짜 '부'를 이룬 사람들은 어느 상황 어느 순간에도 진짜 당당함을 장착하고 있다. 장담컨데 잠깐 슈퍼 앞에 나가기 위해 슬리퍼를 질질 끌고 지나가다 잘 차려입은 거래처 대표를 마주치더라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반갑게 인사를 나눌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의 가치를 고작 물건 같은 것들이나 자신은 결여 된 얕은 인맥같은걸로 포장하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얼마나 자기 자신이 내세울 것이 없으면 저럴까...' 라는 안쓰러운 시각을 가지게 됐다. 


물론, 명품등을 이용해 사치를 즐긴다해서 모든 이들이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그들중에는 충분히 성공했고 능력이 되기에, 그냥 자신이 삶을 즐기기위해 명품 소비를 즐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것들이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인지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함인지의 차이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좋은차와 좋은 집, 좋은 옷, 좋은 지갑 등은 자신을 표현하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거의 나처럼 그런 모든 행위들이 '타인'에 초점을 맞춰진 상태로 행해지는 것들이라면 그럴 시간에 자기 자신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공부를 더 하는데 돈을 쓰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거나 자신의 사업을 알릴 수 있는 광고홍보비를 투자하는데 신경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자신을 드높인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어느 순간에도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 그렇기에 '진짜'들이 성공하는 것이다. 


이 글의 제목처럼 공짜로 명품을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세상에 존재할까?

존재한다. 당신 스스로가 명품이 되면 된다. 당신 자체가 명품이 될수록 시장바닥에서 사는 보세옷을 걸치더라도 사람들은 당신이 입은 옷을 명품으로 착각하게 될 것이다. 진짜 그냥 낡고 헌 신발을 신고다니더라도 디자인만 비슷하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신는 신발을 위에 언급했던 때타고 헤진 신발을 파는 명품브랜드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마케팅 업계에서 굉장히 성공한 A대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잘만들어진 S급 짝퉁만 입고다닌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를 바라보는 소위 '겉치레' 전문가들은 그런 그를 보며 '역시 성공한 사람은 다르다.' 라고 인식한다. 그 제품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판단하려 들지 않는다. 그냥 그 정도 되는 사람이 설마 짝퉁을 착용하고 다니겠어라며 아주 당연하게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들에 대해 A대표는 늘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얘기한다. 진짜 명품 살 돈으로 주식이랑 코인에 투자해서 돈을 더 벌었다고 말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알겠는가? 

당신은 어떤사람인가.

보여지는 것에 강박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기 바란다. 

당신이란 사람은 명품을 두른 짝퉁인가

아니면 짝퉁을 두른 명품인가


전자라면 늘 명품을 사기 위해 끊임 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돈을 벌어야 하는 챗바퀴를 돌게 될 것이고,

후자라면 언젠가 명품을 무제한으로 살 수 있는 부를 얻게 될 것이다. 


기회비용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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