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권해볼까

10월에 읽은 책들 소개

by 영천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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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정한 삶, 김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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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사태는 끝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던 인간들을 멈추도록 만들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급격한 세상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외부가 아닌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하면 의미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여기 미래 사회에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 있다. 바로 TV 및 유튜브 강연을 통해 꽤 많이 알려진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쓴 '적정한 삶'이다.


이 책을 읽고 아내를 바라보는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감사하다는 말보다 당연하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한다. 여자로 태어났으니 아이 낳는 게 당연하지, 남자로 태어났으니 군대 가는 게 당연하지 등의 생각 말이다. 역할을 나누었으니 감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평등한 가정으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역할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상대에게 더 의지할 때가 있다. 경계를 허물 수 없을 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 바로 상대에 대한 감사이다. 아내가 천안에서 워킹맘으로 지내며 해내는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갖게 되는 엄마니깐 당연하지라는 마음을 경계하고 진심으로 그녀에게 감사할 것이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말과 행동으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게 된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얻은 최고의 수확이다.


한편 나는 팬데믹 시대로 인해 혼자가 주는 편안함의 매력을 알아버렸다. 외향적인 성향의 나는 늘 사람들과의 만남을 갈망했고 타인과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얻었다. 퇴근 후 혼자서 아무도 없는 자취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정말 싫어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거리 두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인스타에 공유하지 않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말이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취미가 독서이고, 글쓰기이다. 혼자서도 잘 노는 사람이 된 나는 이제 퇴근길이 두렵지 않다. 괜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술 한잔하자고 지인들에게 추파를 던지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얼굴 한 번 보자는 지인의 반가운 연락을 마다하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자취방으로 향하는 퇴근길이 더욱 가볍다. 오늘은 어떤 책을 읽고 블로그에 어떤 포스팅을 올릴까? 글을 써서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은 경험을 체험으로 바꾸는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이다.


저자는 앞으로 표준화된 과정을 통해 최고를 추구하는 삶에서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적정한 삶으로 지향하는 바가 바뀔 거라고 예측한다. 이 책은 인지심리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적정한 삶을 통해 스마트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지를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마치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책이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자기만의 적정한 삶의 방식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kukgyo/222531023448



2. 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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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오랫동안 집구석 어딘가에 꽂혀 있던 책이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극한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간접적으로도 겪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구로 내려가는 길에 읽을 책이 없나 책꽂이를 뒤적이는 과정에서 '지선아 사랑해'를 선택했다. 이제는 이 책을 읽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심정이었다.


오빠의 차로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자가 낸 추돌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웠던 저자는 치료 후에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 정도 건강을 찾은 후에 사고 이후의 삶을 '덤'이라고 생각하며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매일 주어진 시간들을 선물로 여기며 열심히 살았다. 그녀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명확한 메시지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선물'이라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사고는 분명히 고난이었다. 하지만 고난의 한가운데서 그녀와 가족들이 울기만 한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웃음과 감사로 그 시간들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가족의 사랑과 함께 한 그녀의 힘겨운 재활 과정은 나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보너스처럼 생긴 그녀의 두 번째 삶은 그녀에게 '삶, 고난, 기적, 감사, 사랑, 희망'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그녀만큼 힘이 들었을 그녀의 가족들에게도 그 시간들은 선물과 같이 소중하지 않았을까?


한 가지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어 소개할까 한다. 그녀는 살릴 수 없는 손가락 마디를 절단해야 했다. 수술 당일에 오른손뿐만 아니라 왼손도 절단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딸에게 양손 모두 절단해야 한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그때 저자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더 많이 자르지 않아서 감사하지?"


분명히 그녀의 손가락은 예전보다 더욱 짧아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대부분의 기능을 해내는 남은 손가락 마디에 감사했다. 또한 자신의 짧은 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가질 만큼 성장한 것에 감사했다.


누구에게나 한 번 주어지는 인생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보다 그 무언가에 어떻게 맞섰으며 어떻게 살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녀는 예기치 못한 사고에 전신 화상을 입으며 끔찍한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그 고난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비관하지 않고 삶, 감사, 기적, 희망, 행복과 같은 선물들을 얻었다. 자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시간을 바쳐야 할 가치로운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사고 나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을 했다. 엄청난 고통을 극복하고 오늘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녀를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또한 그녀가 다시 일어나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도록 늘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준 그녀의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나에게 삶은 선물이라는 가치를 한 번 더 일깨워준 저자에게 말하고 싶다.


"지선이 누나! 고맙습니다."



3.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 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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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역사 개그맨이라고 칭하는 썬킴의 첫 역사 책이다.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이라는 팟캐스트를 통해 그를 알게 되었다. 산책을 하면서 들었던 팟캐스트가 너무 재미있고 유익했기에 책을 통해 한 번 더 내용을 정리하고 싶었다. 책은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태평양전쟁, 중국 근대사'로 나누어진다. 구어체로 이해하기 쉽게 역사를 스토리텔링을 해서 들려주기에 수월하게 책이 읽힌다. 한 가지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둘러싼 다양한 맥락까지 짚어주기에 역사가 훨씬 더 재미있다.


책을 읽으며 기존의 상식을 점검할 수 있었고, 몰랐던 역사적 사실과 다른 역사적 사건과의 연관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장을 통해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비상함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그를 지지해 주던 빌헬름 1세의 죽음이 '1차 세계대전'이란 아수라장을 일으켰다는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빌헬름 1세가 장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럼에도 자본주의가 가진 한계로 인해 또 다른 히틀러가 등장해 결국 세계대전이 일어났을까?


2장에서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루저였던 히틀러가 어떻게 독일의 총통이 되었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히틀러에게도 유럽 전체의 지배자가 될 결정적인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다. 그리고 연합국에 비해 잘 몰랐던 소련과의 동부 전선 전투를 알 수 있었다. (가령 전쟁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 민간인 피해를 유발한 악명 높은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베를린을 가장 먼저 점령했던 군대는 연합국이 아니라 소련군이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유태인을 구해준 탱크는 미국군이 아닌 소련군의 것이었다.


3장에서는 왜 우리가 야스쿠니 심사 참배를 반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요시다 쇼인이라는 일본 제국주의 사상과 정한론의 정식적 지주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포스팅으로 작성했다.) 그는 전 일본 총리인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미군에 의해 수도는 불바다가 되었고, 일본 열도는 봉쇄되었으며, 국민들은 폭격에 맞거나 굶어죽는 상황에서도 일본은 항복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천황제 유지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소련의 태평양 전쟁 참전을 기다렸던 것이다. 만약 일본이 포츠담회담(1945년 7월 26일) 때라도 미국에 항복했다면 우리는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고, 일본 역시 원자폭탄의 비극을 맞지 않았을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일본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판단이 옳았다. 패전 후 석기시대로 돌아간 일본을 되살려 준 사건이 바로 한국전쟁이었으니 말이다.


과학혁명과 자본주의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게 만들었고, 서구 열강은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당시에도 엄청난 인구였던 중국과 인도는 가장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불과 한 세기도 되지 않은 시기에 벌어졌던 끔찍한 전쟁사를 보며 지금의 평화에 감사하게 되었다. 글로벌 기업의 등장과 유행을 통해 무력으로 상대를 진압하지 않아도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은 참 다행이다. 게다가 국가 간의 경계가 약해지고 있어 국제적인 협약 없이 다른 나라를 침략해 병탄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의 역사를 한편의 영화처럼 즐길 수 있는 책,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를 추천한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역사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분들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누구든지 이 책을 통해 세계사의 주요 사건을 큰 흐름으로 엮을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될 것이다.


https://blog.naver.com/kukgyo/222537453652



4.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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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책 수다 독서모임에 선정된 책이다. 피프티 피플을 제외하고 정세랑 작가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보건교사 안은영도 읽지 못했다. 나는 사실 그녀에 대해 잘 모르고, 그녀의 팬도 아니다. 심지어 여행 에세이도 거의 읽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여행기를 담은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라는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여행 이야기 이전에 여행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흥미로웠다. 여행의 시작은 뉴욕이다. 어릴 때 앓던 병으로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그녀는 뉴욕에 거주하고 있던 절친을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향했다. 누군가에 대한 갈망이 크면 먼 길을 가야 하는 고단한, 어려움, 두려움 등의 감정도 극복할 수 있다. 나는 저자가 남긴 이 문장이 참 와닿았다.


'누구를 좋아하게 되면 확실히 무리하게 된다. 아끼는 마음의 척도를 얼마나 무리할 수 있느냐로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느낀 점은 역시 작가의 시선은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에도 세심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색다름을 발견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했다. 집단과 군중으로 퉁치지 않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개별성을 찾아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감정이 절망, 혐오, 무력함이다. 책임감 있는 성인의 마인드로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뿐만 아니라 내가 일상을 누리는 주변까지 다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


한편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중단되었고, 가끔 떠나는 국내 가족 여행도 아이의 뒤통수만 바라보느라 바쁘다. 그래도 여행에서 조금이라도 틈을 내어 조금 더 여유롭게 주변을 바라보고 싶다. 저자는 남들이 버리거나 잃어버린 물건을 사진 찍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는데, 나 역시 나만의 취향이 담긴 컬렉션을 만들고 싶다.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여행자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먹게 해준 에세이 책이었다.


https://blog.naver.com/kukgyo/222544216719



5.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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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 '사피엔스'와 함께 했다면 10월에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가 나의 벗이 되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철학' 관련 책도 자주 읽고 있다. '철학'을 주제로 한 책에 자꾸 손이 간다는 것은 조금 더 지혜롭게 살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다. 지혜 역시 다른 기술처럼 노력으로 습득할 수 있다. 그 노력을 언어로 표현하면 '철학'이라 생각한다. 철학은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 주고, 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알려줘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도와준다.


결국 철학의 완성은 실천이다. 지혜는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철학 공부가 행동까지 가기 위해서는 헬스처럼 매일 꾸준하게 해야 한다. '에릭 와이너'라는 미국 작가가 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란 책은 철학 공부도 우리 일상에서 꾸준하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와 함께 출발한 철학 여행은 침대에서의 사투로 시작하는 새벽에서 시작해 삶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정오를 거쳐 황혼을 향해 나아간다. 나는 일부러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 등장하는 14명의 철학자들을 매일 한 명씩 만났다. 욕심내서 한꺼번에 읽으려고 하지 않았고, 매일 한 챕터씩 읽으면서 그날 만난 한 명의 철학자에 대해 집중하고 사유하려고 애썼다.


오늘 아침 나를 설레게 할 일들을 떠올리며 이불을 박차고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준 '마르쿠스', 누군가 정신승리라고 비웃더라도 내가 나의 삶을 온전히 아끼고 좋아하고 자랑스러운 게 최고라는 사실을 알려준 '에피쿠로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 인생의 불확실성에서 즐거움을 찾고, 실패의 경험조차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사랑하자고 한 '니체', 무엇을 두고 싸우는 것보다 어떻게 싸우는가가 더 중요하고, 좋은 싸움이 되려면 창의성이 필요하며 창의적인 생각은 나와 상대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닫게 해 준 '간디', 경기에서 이기려 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를 펼치고, 나의 행복을 타인의 손에 맡기지 말라고 조언해 준 '에픽테토스' 등과 만났던 지난 보름은 참 즐거웠다.


이제 철학자와 함께 했던 기차 여행의 종착지가 보인다. 여러분도 이 책과 함께 여행하기를 권해본다.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보브아르의 '노년'이란 책에서 정리한 더 나은 모습으로 늙어가는 법을 공유하며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마치겠다.


1. 과거를 받아들여 현재를 생기있게 살아갈 것

2. 살아갈 이유가 될 만큼 좋은 친구를 사귈 것

3. 다른 사람들은 내 생각을 크게 하지 않으니 타인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 것

4. 여행을 통해 세상과 삶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말 것

5. 자기 존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하나 정도

6. 습관에 지배당하지 말고, 습관을 지배할 것

7.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말 것

8. 우리가 이룬 성취가 언젠가 허물어지고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걸 알더라도 멈추지 말 것

9. 조심스럽게 물러날 것

10.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



6.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서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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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가 권해 준 책이다. G는 내가 아이 교육과 관련된 책도 한 번씩 읽어주기를 바란다. 사실 내가 매일 책을 읽고 글을 그적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인데 말이다. 그래도 G가 직접 읽고 권해주는 책은 함께 대화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기에 언제든지 환영이다.


G가 소개해 준 책은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라는 책이다. 2013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지난달에 읽은 또 다른 육아 서적인 '부모와 아이 둘 중 한 명은 어른이어야 한다'라는 책을 읽고 부모로서 부족했던 나 자신을 다그쳤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그동안 아이에게 너무 많은 실수를 범했던 초보 아빠인 나 스스로를 위로해 줄 수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 역시 부모 역할이 처음이기 때문에 부족하고 미숙한 점이 많다. 중요한 것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진짜 어른다운 모습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진정한 성장은 부모가 된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아이가 잘 성장하기 위해 부모로서 꼭 명심해야 할 두 가지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바로 부모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아이가 부모를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아이에게 바라는 모습을 나 자신에게 투영해 본다. 나부터 아이가 살기를 바라는 삶의 태도를 실천해 본다. 내가 현재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부모 교육이라 생각한다. 물론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워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아이를 키운 다음에는 G와 상의해서 아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너를 성장시켜 놓았으니 앞으로는 엄마, 아빠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좀 써야겠다고.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하겠다는 발상은 아이에게 엄청난 폭력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따로 그리고 때로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다음은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가 부모를 좋아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학교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교사를 싫어하는 순간 그 어떤 좋은 교육도 아이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부모가 아이에게 큰 목소리로 화를 낼 경우 아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울 수 없다. 아이에게 화를 내기 전에 아이가 본인의 욕망대로 움직이려고 하고 규칙을 어기는 것은 일상다반사임을 받아들여야겠다. 부모가 아이와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면 그 아이가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60퍼센트 이상이라고 한다. 아이의 학업 성취, 세속적인 성공보다 아이의 행복에 더욱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부모와의 관계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7.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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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감각은 불안하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우리의 뇌가 효율적인 정보 처리를 위해 '프레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욱 코끼리가 생각난다. 프레임에 따라 동일한 사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소설 속 언론에서는 이미 '카타리나 블룸'에게 살인자의 정부라는 프레임을 씌웠고, 모든 팩트를 그 프레임에 맞춰 임팩트 있게 가공했다. 성실하고 알뜰하며 사려 깊던 그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음탕한 공산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당시는 분단 독일 시대였다.) 동전 하나도 아꼈을 정도로 절약을 해 아파트를 장만했던 그녀의 특별한 취미 생활은 드라이브였다. 최대한 멀리까지 운전을 해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루틴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였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범죄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밖에 있었다는 사실을 더욱 그럴듯하게 여겼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앞뒤가 맞지 않은 모순적인 면이 있다. 자신의 행동도 매끄럽게 설명할 수 없으면서도 뉴스 속 인물에 대해서는 인지부조화를 허락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내가 가진 프레임에 정보를 맞추어야 우리의 마음은 편해진다.


사실 살면서 언론의 피해자가 될 일이 드물기 때문에 우리들 대부분은 뉴스에서 말하는 정보를 어느 정도는 사실일 거라고 믿는다. 사건 당사자가 아니면 진짜 현실은 아무도 모른다. 힘을 가진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특정 프레임을 갖고 나를 몰아세웠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여론과 집단이 지속적으로 나를 공격한다. 과연 개인에 불과한 나는 버틸 수 있을까? 교실 안에서도 잘못된 프레임으로 인해 설 자리를 잃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거나 자퇴를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카타리나 블룸이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살인'뿐이었다. 언론에 의해 인격 살인을 받게 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선택뿐이다. 스스로를 파괴하거나 남을 파괴하거나. 또 다른 카타리나 블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뉴스의 소비자인 우리의 각성뿐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 뉴스를 비판하고, 황색 언론을 소비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만약 블룸이 억울함을 공감하고 응원해 주던 이웃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녀에게 우호적인 여론이 있었다면 최소한 그녀가 살인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우편물과 전화를 통해 카타리나를 공격했다. 노골적으로 비난했으며, 성희롱했고, 의도적으로 빤히 쳐다봤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누구나 생산자와 소비자가 될 수 있기에 익명성에 숨어 비난의 화살을 누군가를 향해 겨누기가 쉽다. 아무리 상식적인 범주에서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말과 글을 사용하기 전에 한 번 정도 더 고민해 보자.

"과연 내가 가진 생각은 정말 나의 것일까?"


https://blog.naver.com/kukgyo/222549415695



8.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한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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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을 쓴 한재우 작가는 팟캐스트 '서울대는 어떻게 공부하는가'를 통해 알게 된 작가이다. 꾸준히 읽고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 나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어떻게 서울대 법대까지 나온 그가 법조인의 길이 아닌 전업 작가의 길을 가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의 첫 에세이인 '노력이라 쓰고~'라는 늘 나의 독서 목록에 있었기에 천안아산상생협력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무척 기뻤다.


그는 노력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매일 버텼다. 노력을 거창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퇴근 후에 피곤함 몸으로 소파에 누워 2시간 동안 텔레비전을 보는 대신 책상에 앉았다. 도저히 책상에 앉을 기분이 들지 않을 때는 밖으로 나가 운동을 했다. 운동을 통해 새롭게 기분을 전환한 그는 책상에 앉을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 그렇게 매일 책상에 앉아버틸 수 있는 힘을 길렀고,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버텼던 시간들을 통해 하루 종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로도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회사를 그만 둘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꾸역꾸역'의 힘을 느꼈다. 야구에서 진짜 에이스는 어떻게든 꾸역꾸역 최대한 이닝을 버텨주는 투수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매일 책을 읽고 포스팅을 하고 운동을 하고 있지만 슬럼프는 사실 매 순간 온다. 매 순간 찾아오는 슬럼프 앞에서 어떻게든 내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꾸역꾸역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는 날들이 축적되면 나의 삶에도 '감격'의 순간이 올 거라도 믿는다.


얼마 전 점심시간 때 독서실로 향하던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오늘 정말 공부하러 가기 싫은데 어떻게 하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하기 싫더라도 일단 독서실에 가서 앉아 있으라고 했다. 공부란 것이 잘 되는 날만 있는 게 아니다. 집중이 안 되는 날과 하기 싫은 날도 당연히 존재한다. 그런 날도 어떻게든 가서 버티는 것, 그것이 오늘 하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진짜 슬럼프는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 오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놓았을 때 오는 것이다.


노오력과 존버의 시대에 여전히 노력의 끈을 놓지 않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인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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