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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Apr 18. 2022

몸이 달라지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마흔, 체력이 능력

© rossf, 출처 Unsplash


코로나가 가져다준 내 삶의 변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그 영향은 내 삶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이 일상화가 되었고, 사람과의 만남은 힘들어졌으며, 여행을 비롯한 일상적인 외출도 쉽지가 않았다. 자연스럽게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고,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아닌 확찐자가 되었다며 푸념하는 사람들도 여기저기 생겼다. 잠시 내 자랑을 하나 하자면 확찐자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토로하던 2020년 상반기, 나는 오히려 8킬로그램을 감량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8킬로그램 감량을 목표로 엄청난 다이어트를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체중 감량 성공에 놀랐다. 왜냐하면 먹고 싶은 음식에 전혀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두 가지 습관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첫 번째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는 재택근무 기간 동안 금주를 했다. 지인들을 만날 기회 자체가 차단되었기 때문에 금주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가 수월했다. 두 번째는 해야 할 것이다. 나는 매일 스쿼트와 팔굽혀펴기를 백 개씩 했다. 스쿼트와 팔굽혀펴기 백 개를 하는 데는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다. 그것도 틈이 나는 대로 20개, 30개씩 하며 100개를 채워 나갔다. 100개를 못한 날은 잠자리에 누웠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100개를 채우고 잠을 잤다. 이 정도 결심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 10분 동안 운동을 하겠다는 이 작은 습관은 3개월 뒤에 8킬로그램 감량이라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작지만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내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줄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몸이 가벼워지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운동을 하며 매일 신체 일부에 자극을 주다 보니 고질적으로 아프던 목과 어깨 통증이 사라졌다. 이제는 육체에 이어 나의 영혼과 정신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독서였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작은 것 하나라도 내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미라클 모닝'을 읽고 새벽 6시에 일어나 2시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탐색했다. '매일 아침 써 봤니'를 읽고 블로그를 개설했다. 책을 통해 가슴을 무언가로 채우다 보니 어느 순간 넘치기 시작했고, 그 채워진 것을 글이라는 것으로 나름 표현을 하고 싶었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여겼던 기존의 가치를 깨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만들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다. 마침 주말부부 생활을 시작하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 동안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도 호재였다. 원격 수업이 끝난 후에는 군 제대 이후 처음으로 달리기를 시도했고, 매일 만 보 이상씩 걷기 시작했다. 이후로 다시 음주 생활을 재개하며 살은 더 빠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예전의 체형으로 쉽게 돌아가지도 않았다.


 읽고 쓰고 달리는 삶을 통해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나 자신을 알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블로그를 통해 두려움 없이 여러 랜선 모임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라클 모닝 모임, 독서 토론 모임, 글쓰기 모임, 감사 일기 쓰기 모임 등. 여러 모임을 통해 성별, 나이, 직업, 지역, 출신학교를 초월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주말을 통해 읽게 된 '마흔, 체력이 능력'이란 책의 저자인 최수희 작가도 그렇게 연을 맺게 된 사이다. 그녀는 나의 블로그 이웃이다. 또한 함께 책 수다 독서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녀 역시 마흔 살이 되어 중요한 것들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구분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며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운동을 시작하며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나와 비슷한 연배이지만 육아와 사회생활에서는 선배인 저자는 나보다 일찍 변화를 꿈꾸었고 실천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인이었던 그녀는 열심히 살아왔지만 자신의 삶에 정작 본인이 없음을 자각했다.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오면 아이들을 돌보느라 매일 치열하게 살아보니 어느새 마흔이 되었다. 변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진짜 나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했던 그녀에게 하루 중 유일하게 허락된 시간은 새벽 시간뿐이었다. 하루의 시작을 스스로 열어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운동으로 새벽을 깨우며 그녀는 달라졌다.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으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이고 건강한 기운을 전달하고 있다. 예전에 변실모 모임을 통해 그녀는 부부 바디프로필에 성공한 경험과 관련해 강연을 했었다. 아쉽게도 아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나는 후기만을 접해야 했다.


 직장 일과 육아를 힘겹게 병행하면서도 자신을 보살피며 스스로를 바꾸어 나간 과정이 담긴 그녀의 첫 에세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녀를 한 번도 오프라인에서 뵌 적은 없지만 삶과 행복에 대해 나랑 비슷한 가치관을 갖고 있고, 매일 주어진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그녀에게 동료로서의 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고자 매일 꾸준히 뭔가를 성취하고 있는 그녀를 동지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았고, 그녀의 일상을 응원하고 있었다. 책 발간 소식을 듣고는 망설임 없이 신간을 구입했다. (참고로 나는 평생 독서와 담을 쌓고 살았기에 웬만해서 신간을 사지 않는다. 중고서점에 가도 읽고 싶은 책이 한가득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를 달라지게 만든 것은 '운동'이다. 수영, 헬스, 달리기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꾸준한 운동으로 몸은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몸이 건강해질수록 정신도 건강해진다. 매일을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몸과 마음 모두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 그녀에게 새벽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원하는 활동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한다. 일찍 잠들기 위해서 그녀가 포기한 것은 지인들과의 만남이었다. 저녁 약속을 포기하니 자연스럽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이런 변화를 직접 체험한 그녀는 운동 예찬론자가 될 수밖에 없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피곤한 날도 귀찮은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벽 운동을 포기할 수 없다. 하루를 운동으로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일상에 활력을 주고, 인생의 꿈과 목표에 다가설 수 있는지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것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 그녀는 세상과 약속을 했다. "저는 매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그녀의 약속이다. 그녀는 매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운동 인증을 한다. 나 역시 그녀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음을 봐 주는 증인 중의 한 명이다. 혼자서는 힘든 일도 함께 하면 수월해진다.



마흔,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 책을 읽고 결심한 바가 있다. 지금까지 미뤄 두었던 헬스장에 당장 등록하고자 한다. 마침 집에서 5분 거리에 헬스장이 새로 생겼다. 대구에 있는 월화수목 중 두 번 정도 근력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들르는 것이 목표다. 이제 중장년층으로 접어든 나에게 근력 운동은 필수이다. 근육을 키워야 기초대사량이 증가한다. 기초대사량이 높으면 쉽게 살이 찌지 않는다.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기 쉽다. 또한 각종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목, 어깨, 허리, 발목 등에 이상이 와서 고생한 분들을 많이 목도했다. 작년에 읽었던 '몸이 먼저다'라는 책을 통해 운동을 하지 않아 약해진 신체 부위부터 아프다는 사실을 알았다. 허리 디스크가 생긴 이유는 허리를 많이 써서가 아니다. 오히려 평소에 허리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근육량 부족으로 통증이 오는 것이다. 나는 고질적으로 목과 어깨가 자주 아팠다. 그래서 매일 꾸준히 목과 어깨를 단련하는 스트레칭을 15분씩 실시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한번도 목과 어깨에 근육이 뭉친 적이 없다. 한편 최근에 잠을 잘못 자서 그런지 며칠을 어깨가 아파서 고생했다.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운동을 하지 못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번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체력이 능력이라는 그녀의 주장에 더욱 공감하게 되었다. 몸이 아프니 평소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활동들을 할 수 없었다. 코로나 확진 후 며칠을 앓으면서 대부분의 루틴이 중단되었다. 지금까지는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주신 면역력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40대인 지금부터는 운동에 투자한 시간만이 남은 내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거라 믿는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몸이 아프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없다. 이 당연한 진리를 '마흔 체력이 능력'이란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두 아들의 엄마이자 16년 차 직장인인 그녀가 왜 변화를 꿈꾸었고, 어떻게 변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고, 지금은 어떤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 한 권의 책으로 알 수 있다. 매일 바쁘게 살고 있지만 지금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오늘 하루도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은가? 체력이 능력이라고 주장하며 꾸준히 몸과 마음을 기록했고 기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록할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에너지를 얻어 가시길 바란다.


마흔, 체력이 능력 / 최수희 / 빌리버튼 /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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