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엄마, 기억나?

사랑했던 사람이 다른 이에게 잊혀지는 일

by 한시영

Remember me - 코코 ost
솔이랑 같이 연습 중인 노래. 이 노래가 나오면 기타부터 들고 온다.

코코에서 나오는 저 세상, 그니까 사후세계에서는 이승에서 잊혀지면 먼지처럼 존재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극중 한 인물은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게 잊혀지지 않으려, 자기 묘비에 사진을 올리려 애쓴다.

영화 코코, Remember me가 흘러 나오는 장면.

종종 딸에게 “외할머니 기억나?”를 물었더랬다. 외할머니? 범박동 할머니?” 라고 되묻는, 두살 시점부터 봐온 친할머니만 기억하는 아이. “아니, 엄마의 엄마 말이야” 아이에겐 어려운 족보, 엄마의 엄마. 나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한다.

“엄마의 엄마있지? 그게 외할머닌데. 외할머니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아? 사진봐. 널 이렇게 사랑했어. ” 백일 즈음의 자신을 안고 있는 할머니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면 낯선 할머니 보단 어릴 적 자신의 모습에 더 관심을 갖고 쳐다본다.

그 이야길 하는 당시의 내 마음. 아이에게 ‘널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어’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했을까? 그보단 나의 엄마가 잊혀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을게다. 엄마가 떠난 후 점점 내 마음과 우리 가정의 자리에서 엄마가 잊혀지는 것 같아, 기억에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다른 이에게 잊혀지는 일은 내가 잊혀지는 것만큼 슬픈 일이구나, 싶다. 돌아오는 엄마 기일엔 나의 두 아이를 데리고 엄마에게 꼭 다녀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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