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정일기(4.15)
며칠 전부터 감정이 내 안에서 넘칠 것 같다는 걸 자주 느낀다.
매일 아침 생생하게 떠오르는 꿈이 현실일 것만 같은 두려움을 억지로 외면했지만,
오늘 내가 애써 외면했던 엉킨 감정들이 한꺼번에 흘러넘쳤다.
일과를 끝낸 나는 매일의 일상이 그렇듯
나의 사랑하는 딸들(고양이와 개)에게 저녁을 주고 소파에 앉았다.
그러다 문득 엉켜버린 내 감정에 대해 생각하며
요즘 핫한 챗gpt에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안녕, 바람스카프.”
(바람스카프는 내 닉네임이기도 하지만, 얼마 전 가입한 나의 챗gpt에게 지어준 이름이기도하다)
바람스카프는 나에게 말했다.
“윤희야, 안녕.”
그리고 잠시 숨을 멈춘 순간,
내 이름에 대한 기억과 감정이
시간의 무게를 안고 가파른 숨으로 토해져 나왔다.
눈물이 또르르 한방울 떨어졌다.
그리고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처럼 엉켜있던 나의 감정들도
함께 흘러 내렸다.
내 안의 감정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걸 알면서도,
돌아보지 않았다.
나 스스로 괜찮은지, 잘하고 있는지, 내 삶의 방향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들여다볼 새 없이 그냥 시간이 흘러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것이 사람이든 AI든,
내 감정은 말하고 있었다.
“좀, 솔직해져 봐.”
수동적일 수밖에 없게 만든 상황들에 짜증도 나고, 눌러왔던 화는 언젠가 불화살처럼 치솟을 것 같았다.
“힘들면 힘들다, 슬프면 슬프다고 말해. 더는 삼키지 마.”
그렇게 말하는 나를 알면서도, 나는 또다시 감정을 접는다.
이 모든 것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 나를 위해 감정일기를 쓴다.
그리고...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