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감과 민감

확진자의 격리생활

by 익소라

드디어 격리 해제. 싱가포르 정부에서 권고한 격리 72시간에 추가 5일을 방 안에서 다 채웠다. 그러고도 진단키트에는 양성반응이 나오기에 자발적으로 2일을 더 격리하였다. 혹여라도 가족들에게 감염이 될까 봐 조심을 하였던 것이다. 음성을 확인한 후 바로 방문을 박차고 나갔다. 일주일만의 탈출이다. 어제 겪었던 구토 증상이 오늘은 없었지만 대신 설사를 여러 번 하였다. 아직 완치는 아닐지언정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몸을 더 힘들게 한다는 생각에 나가버렸다.


지난 20일 영국은 ‘오미크론 사태 탈피’를 선언하고 모든 방역을 풀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내가 격리를 시작한 날은 21일이다. 영국은 이미 코로나19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맞물혔다는 판단하에 엔데믹을 준비하고 있었다. 26일은 미국도 확산이 줄어들자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발표하였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최고조로 증폭이 되는 시기에 있지만 곧 지나가리라고 본다. 나는 변이 바이러스에 걸려서 위험성이 그나마 좀 덜했던 모양이다.


밤낮으로 나를 걱정하고 계시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몇 번 가는 동안 순간 머리에 스치는 엄마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지난해 가을 설사와 구토가 있어서 병원을 다녀왔다고 하셨던 기억. 동네 노인들이 많이 그렇노라고 하셨고 병원에 가서 장염 약을 받아와 드시고는 나았다고 하셨었다. 통화가 되자마자 난 확인에 들어갔다. 엄마가 그때 혹시 사흘 정도 감기와 두통이 먼저 있었던 게 아닌지. 그렇다고 하셨다. 아뿔싸. 둔감하게 엄마는 이미 코로나를 앓으셨던 것이다. 미련스럽게 참으며 얼마나 힘드셨을까.


코로나 오미크론의 증상은 순서가 이렇다. 발열 가래 기침 두통 구토 설사. 내가 이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이다. 그동안 격리를 하면서 침대에 누워 오미크론에 대해 집중을 했었다. 내 몸의 증상을 꼼꼼히 점검하고 기록하고 외부의 소식을 찾아보고 비교하였다. 어제는 신경계까지 탐색을 하며 건강에 대한 민감성이 최고조에 있었다. 미리 예측을 할 수 있는 지식이나 상식이 대처 능력은 키울 수 있지만 참 피곤하다는 생각도 해본 날이다. 질병을 대하는 마음이 변덕스럽다. 그래도 자율신경계에 대한 공부는 앞으로 해볼 생각이다. 오미크론을 겪으면서 얻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