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쓰다, 일기
2022년 11월 30일 수요일. 오후에 폭우
동물과 교감은 하지만 대화를 할 수는 없다.
싱가포르에서 영어로 대화가 되지 않을 때 나는 가끔 동물이 된 듯하다.
해외생활이 15년을 넘어간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 싱가포르에 거주를 하면서 집 밖의 공용어는 영어다. 당연히 집 안의 공용어는 한국어다. 아이들이 한국말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가족 간의 대화는 늘 한국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두 아들은 한국어를 곧 잘한다. 남편도 영어로 일을 하고 아이들도 영어를 쓰면서 학교를 다녔다. 해외에 산다고 해서 영어를 쉽게 배우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도 적응을 하느라 울먹거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토종 영어로 밖에서 일을 하는 남편도 영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나는? 가끔은 밖에서 영어 때문에 불편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기에 언어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은 거의 없었다.
공과금이나 은행에 관련된 일을 지금도 남편이 맡아서 하고 있다. 함께 외출했을 때 주변인과 대화가 필요하면 아이들이 대신해준다. 문득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름 외국생활에서 부족한 식재료를 구해가며 한국음식을 집에서 해먹은 수고는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도 영어공부를 했어야 했다. 영어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살면서도 옆에서 도와줄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게을렀던 영어. 우선은 일기를 번역기로 돌려가며 공부를 해봐야겠다.
<Diary is sincere, English is for study>
Wednesday, November 30, 2022. It rained a lot in the afternoon.
I interact with animals, but I can't talk to them.
When I can’t speak in English well in Singapore, I sometimes feel like an animal.
I've been living abroad for over 15 years. While living in Singapore following my husband's job, the official language outside the house is English. Of course, the official language in the house is Korean. Family conversations always use Korean so that children didn't forget Korean. So my two sons are good at Korean. My husband also works in English and the children use English at school. Living abroad doesn't make learning English easy. My children have also cried once or twice to adapt. My husband who works outside in English is also suffering from English stress. Me? Sometimes it's uncomfortable when I'm outside, but I spent most of my time at home and meet Korean friends, so there aren't big problems with language in life.
My husband is still in charge of work related to utility bills and banks. When we go out together, if I need to talk about my surroundings, my sons do it for me. Suddenly, I realized that it was a problem. Of course, I think I worked hard to make Korean food at home while trying to get some ingredients from foreign life. But I should have studied English, too. I feel the need for English but I was lazy to study English because I have a family who can help me. First of all, I will use a translator to study English with my di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