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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공항 Aug 08. 2024

열두 살에 결혼하고 싶은 어린이

어제 읽기 시간에 방정환에 대한 지문이 나왔다.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 방정환이 열 살 때 열 두 살인 누나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는 부분을 읽고 나서 나에게 아이들이 "열두 살에 결혼을 한다고요??!!!"라고 질문을 했다.


옛날엔 그랬다 카드라 하고 대답했는데 갑자기 앞에 앉은 남자아이가 "와~ 좋겠다!" 했다. 그러자 그 짝이 "왜? 너 결혼하고 싶냐?"라고 물어봤는데 "응! 결혼 좋잖아~! 아기도 낳고!!"라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주변 아이들이 "애가 애를 낳는대!!"이러며 비웃었다.


열 살짜리가 열두 살에 결혼하면 좋겠단다. "결혼하고 애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데!!!!"란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그 남자아이의 표정이 너무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어서 차마 그 말을 내뱉지 못하고 그냥 한참 깔깔 웃고 말았다.


웃고 나서 이렇게 따뜻한 느낌으로 웃은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근데 아직도 떠오른다. 그 행복에 취한 표정이 진짜 귀여웠다. (201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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