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5개 반 중 3개 반이 학예회 때 복고댄스라는 주제로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안무에 참고할 동영상을 샘들이랑 협의해서 정했는데 너무 유치해서 애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 반 애들 처음에는 잔뜩 불만을 터뜨리더니 연습할 때 되니 진짜 열심이다. 심지어 머리를 쓸어 넘기며 개다리춤을 추는 동작까지도 어찌나 정성껏 추는지. 그 모습을 보고 난 그들의 넘치는 긍정 에너지에 숙연해지고 말았다.
학기 중 보다도 더 고단한 방학을 보내고 와서 어떻게 학교를 다니나 했는데 그래도 애기들이 귀여워서 다닐만하다. 인생 경험이 10년도 안 되는 이들에게 세상은 재미있고 궁금한 일이 가득한 곳이요. 학교에서 하는 활동은 나름대로 열과 성을 기울여야 하는 무엇이니까.
작은 자극에도 반짝이는 그들의 눈빛과 표정을 보면 지친 몸을 이끌고 습관처럼 출근한 나조차 그냥 그 순간 아이들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 재미있다. (2013.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