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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츄리닝소년 Aug 24. 2020

대학원에 대하여

2-2-2. 대학원의 생활 - 실험

  대학원에서 하는 주된 업무 1번은 논문읽기였다. 그리고 이미 말했듯이 2번은 실험(전공에 따라 컴퓨터를 이용하건, 아니면 내 몸으로 직접 하건 논문에 싣기 위한 자료를 얻는 과정)이다. 이공계는 그렇지만 문과에서는 전공에 따라 실험을 하는 전공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이 대신 글읽기나 글쓰기 등으로 대신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실험은 왜 하는것일까. 위에서 짧게 얘기했지만 실험을 하는 주된 이유는 내가 낼 논문에 싣기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함이다. 물론 때에 따라 논문이 아니라 진행하는 과제에 싣기 위한 자료일 수도 있겠지만 편의상 논문을 위해 한다고 하겠다. 논문에 대한 중요성은 앞에서 이미 질리도록 언급했으니 넘어가고, 그럼 실험은 뭘 하는것일까. 학부생 때 여러 실험수업들이 있어서 대충 뭘 하는걸 실험이라고 하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부생 때 수업시간에 하는 수준의 실험을 A라고 하고, 내가 논문에 싣기 위한 자료를 얻는 실험을 B라고 한다면 A는 B를 보조하기 위한 정도밖에 안된다. 즉, 대학원에 와서 하는 실험은 학부생 때 하는 것 보다는 훨씬 복잡한 실험들을 진행한다. 물론 이 복잡하는게 꼭 이론적으로 대단히 더 고차원이거나 훨씬 고난이도라는 것은 아니다. 이건 때에 따라 다르다. 학부생 때 하는 실험에도 막차 시간이 다 되도록 끝나지 않아서 조교님들이 대충 끝내고 빨리 가라고 하는 실험도 있고, 대학원에 와서 하는 실험에도 간단한 것들도 있다. 그리고 실험이라는 것은 정말 각 연구실마다도 모두 하는 실험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건 어떤 전공의 실험은 어렵고 아니고를 판단할 수 없다. 이것이 어떤 연구실에 진학하고 싶다면 그 연구실에서 인턴을 꼭 해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연구실에서 하는 실험 떄문에 전공을 바꾸는 일은 매우 드물겠지만 나처럼 연구실에서 인턴을 해보고 거기서 하는 일들이 나와는 도저히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다른 연구실을 알아보는 경우도 드물지만 발생하기도 한다. 


  한 연구실을 선택했을 때 그 연구실이 실험하는 하는 방식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말 그대로 내가 몸으로 직접 하는 '실험'을 하는 경우, 두번째는 그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에 따라 실험은 따로 하지 않고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 또는 '시뮬레이션'을 하는 경우, 마지막 세번째는 이 두가지를 한 연구실 안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정말 드문 경우에 한 전공에 속한 모든 연구실에서 한가지만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그 학과의 사정을 모두 아는것은 아니지만 생각해보면 천문학과 같은 경우에는 첫번쨰로 말한 몸소 직접 하는 실험을 한다는 것이 크게 떠오르지 않는 전공이다. 뭔가 실험을 할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전공은 내가 그 전공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 컴퓨터를 잘하지 않으면 대학원에 진학할 수 없는 안타까운 전공이다. 차라리 컴퓨터처럼 아예 코딩을 할꺼라고 각오를 하고 가면 모르겠지만 나는 별이 좋아서 천문학과에 진학했다면 수업에서는 관련된 내용을 배우며 즐거울 수 있어도 만약 컴퓨터를 정말 못한다면 대학원에는 진학이 힘들수도 있다. 나 또한 내가 정말 하고싶었던 전공을 이렇게 포기해본 경험도 있다. 물론 학과를 선택할때도 이걸 잘 생각해야하지만 모든 학과가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한 연구실을 선택할때도 신중해야한다. 예를들어 생물학이 좋아 생물학과에 갔지만 대학원에서 시스템생물학은 전공한다면 그 연구실에서의 주업무는 코딩일 것이다. 생물학과는 천문학과와는 다르게 꼭 코딩을 잘해야만 대학원에 갈 수 있는 전공은 아니지만 생물학과 중에서도 시스템생물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꼭 코딩을 잘해야한다. 이렇듯 대학원 전공을 고를 때, 또는 그 전공 안에서 연구실을 고를 때도 잘 생각해야한다.


  또한 내가 하는 실험이 정말 실험인지 아니면 앞서 말한 컴퓨터를 이용하는지는 앞으로의 내 대학원 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말 극단적인 경우지만 올해처럼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해라면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고서도 내 할일을 할 수 있다. 재택근무를 하면 되고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학교를 나와도 된다. 실제로 내 주변에는 올해 3월에 한동안 연구실에 나오지 말라는 교수님의 말씀 때문에 한동안 안나오다가 최근에 코로나가 다시 심각해지자 올해 말까지 전원 재택근무를 하라고 정해진 연구실도 있다. 하지만 만약 나처럼 직접 가서 우리가 일반화학, 일반물리학실험 시간에 배웠던 것 같은 실험을 하는 사람들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코로나가 심하거나 상관없이 학교에 나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것이 없다. 어떤 전공을 할지가 내 대학원 생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건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여러 일들 때문에 회사로 출장을 가면 내가 출장을 간 회사들의 직원들은 코로나가 심하면 조심은 하지만 출근을 안하거나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하라는 명령이 내려오지는 않는다. 직원들도 집에만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만약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이 네이버나 카카오에 취직한다고 하면 이 사람들은 얼마든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내 대학원생활 뿐 아니라 앞으로의 내 인생에도 영향을 준다. 


  오늘은 대학원에 가서 하는 주된 업무 2탄 실험에 대해서 알아봤다. 중요한 내용을 다시 말해보자면 

1. 대학원에서 하는 실험은 몸으로 하는 실험과 컴퓨터로 하는 실험이 있다. 

2. 전공에 따라, 또는 전공 안에서도 여러 이유로 인해 한가지만 하는 연구실도 있을 수 있다.

3. 그러니까 꼭 인턴을 해보자

정도로 얘기해볼 수 있을 것이다. 꼭 이런 것들을 대학원 진학 전에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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