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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Aug 13. 2024

방구석에서 즐기는 봄나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

2020년 3월 10일,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에는 시나브로 작가의 ‘나는 코로나19 확진자입니다(https://brunch.co.kr/@shinecho21/1)’라는 제목의 글이 발행되었다. 건강한 생활을 하던 작가는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음압 병동에서 격리 생활 중임을 밝혔고, 특히 어린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의 걱정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글에는 위로와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고, 후에 그가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다는 소식과 감사 인사를 전한 글에 독자들은 축하 댓글로 화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 | ©브런치

브런치팀은 시나브로 작가가 코로나19를 경험하고 공유한 내용에서 모티브를 받아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를 지난 4월 20일부터 개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지만 지속적으로 따뜻한 마음과 희망의 메시지는 나눌 수 있도록 랜선 전시회를 기획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 | ©브런치

공모를 통해 전시회에 참여한 20명의 작가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변화한 일상의 풍경을 선보인다. 개강, 강의, 출근 등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할 줄 알았던 일들을 아직은 미숙하지만, 온라인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공연과 콘서트 같은 문화생활까지도 방 안에서 즐기는 것이 요즘의 풍경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생전 왕래가 없던 옆집 이웃과 처음 인사를 하게 된 에피소드부터, 집에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한 덕에 아이들의 몰랐던 식습관을 발견하게 된 이야기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작가들은 생경하지만, 온기가 전해지는 일상의 모습에 각자의 색깔을 담아 랜선으로 소개한다. 

강신디Cindy Kang, <코로나19: 우리는 여전히 가깝다> | ©Cindy Kang

전시 작가 강신디Cindy Kang는 <코로나19: 우리는 여전히 가깝다>라는 작품을 통해 조금 답답하더라도 디지털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람들과의 온기를 유지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일러스트와 함께 발행한 글에서 “디지털화로 SNS가 사람을 죽인다며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람들과의 온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운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화로 혹은 영상통화로라도 안부를 전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하는 것. 멀리 있어도 서로를 챙기고 봄의 따뜻함을 전하고 응원”하자고 격려한다. 

위기의 워킹맘, <Not alone, we are all one>| ©위기의 워킹맘

위기의 워킹맘 작가는 글과 그림을 통해 익숙한 것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맞이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그런데 희한했다. 한 발 떨어지자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꼰대라고 불릴까 봐 사생활을 잘 묻지 않던 팀원들과 ‘요즘 어떻게 지내요?’를 더 자주 얘기하게 됐다. 많은 것들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오히려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작품명 역시 작가가 코로나19 사태를 받아들이며 느낀 감정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한다. “Not alone, we are all one.”

진영, <침식(浸蝕)> | ©진영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진영은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일상이 깨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비, 하천, 빙하, 바람 따위의 자연 현상이 지표를 깎는 일을 뜻하는 ‘침식(浸蝕)’을 떠올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견고하게 쌓아온 것들이 무너져갔다. 단단했던 것들이 깎여 갔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일상이 깨어져 갔다. 누군가는 집에 머물며 소중한 일상을 포기했고, 누군가는 참다 참다 아예 포기를 포기해버렸다.”라고 말하면서 자동차를 예로 들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도로 위에서는 앞차와 뒤차 간의 안전거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거리라는 것이 그렇다. 그 작은 차이가 안전을 지켜준다.”  

므므무, <2M Makes a Man> | ©므므무

이처럼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랜선 전시회라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방법으로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한다. 온라인으로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아직은 다소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과 PC로 작가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을 천천히 보고 있으면, 비록 서로의 거리는 조금 멀어졌지만,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이 상황을 극복해나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https://gallery.v.daum.net/p/premium/SocialDistancing에서 관람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

https://gallery.v.daum.net/p/premium/SocialDistancing

전시 기간: 4월 20일~오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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