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가장 아름다운 영화를 선보이는 웨스 앤더슨의 세계를 선보이다!
천재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b.1969~)’의 세계를 그의 최고 걸작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통해 선보이는 전시 <Nostalgia : 웨스 앤더슨> 특별전이 지난 7월 5일부터 오는 7월 28일까지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서, 오는 8월 1일부터 8월 18일 성수동 ‘월서울’에서 각각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말 많은 팬층을 거느린 웨스 앤더슨은 언제나 그의 이름 앞에 더 이상 어떤 찬사를 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찬란한 수식어들과 함께 언급된다. “가장 패셔너블한 감독” “영화계 최강 비주얼리스트” “쿠엔틴 타란티노 이후 가장 독창적인 영화 세계를 이룬 감독” “지금 당장 죽어도 영화사에 기록될 감독” 등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단 여덟 편의 작품만으로 이렇게 화려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정말 놀라운 뿐이다. 이미 그를 주제로 한 전시가 미국 내에서만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을 보면, 그는 이미 영화계를 넘어 예술계 전체에 영감을 불어넣는 상징적인 존재가 된 듯하다.
인천과 서울에서 각각 열리는 <Nostalgia : 웨스 앤더슨> 특별전은 동시대 가장 아름다운 영화를 선보여 온 웨스 앤더슨 감독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매개로 그의 예술 세계를 탐색한다. 전시는 본 영화에 대해 “줄거리만 보면 진부하고 허술한 미스터리 추격 영화처럼 느껴지지만, 그의 미학이 가미된 영상을 보면 전혀 진부하지도 허술하지도 않다. ‘이야기 안의 이야기’라는 액자식 구조와 동화 같은 색감, 대칭의 조화가 부각되는 영상, 정교하게 그린 인형집 같은 배경과 기발하고 독특한 의상들, 길거리에 버려진 리본 조각조차 갖고 싶게 만드는 소품들까지 그의 특징이 유감없이 발휘된다.”라고 말한다.
본 전시는 영화를 소재로 한 전시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감독의 생애’나 ‘영화의 줄거리’ 같은 진부한 내용으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미술계뿐만 아니라 평론가, 조향사, 그리고 카페 월서울까지 한 장소에 모이기 힘든 각양각색의 크리에이터가 각자의 방식으로 웨스 앤더슨을 표현하기 위해 모인 점이 신선하다. 또한, 웨스 앤더스식 영화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매개로 한 전시인 만큼, 딱딱하고 어려운 전시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 참여를 이끌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만든 문현철 큐레이터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6명의 시각 예술가 08AM(박세진), 구나현, 김용오, 버라이어티숨(박수미), 주재범, 정수는 웨스 앤더슨을 오마주 한다. 그들은 천재 영화감독의 세계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거나, 한국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하며, 웨스 앤더슨 세계 그 자체를 표현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현재 남산 자락 작업실에서 개인작을 하고 있는 정수 작가는 <Grand Apartments Seoul>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우리나라의 아파트 풍경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이미지와 결합해 선명하면서도 오묘한 풍경을 화면에 담아내는 한편, 주재범 작가는 평소 디지털의 최소 단위인 픽셀로 이미지를 표현하는 자신의 장기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속에 녹여내 마치 게임 같은 풍경을 선보인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구스타브’의 상상 속 향수를 천연 향기 브랜드 ‘수토메 아포테케리’의 홍윤경 대표가 조향해 선보이는 섹션도 흥미로우며, 갤러리 안에 구현된 작은 카페에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신 스틸러 ‘멘들스케이크’를 관람객이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선보인다. 화면으로만 볼 수 있었던 영화의 요소를 놓치지 않고 현실 속에 구현한 창작자의 기획력과 상상력은 전시의 여운을 더욱 길게 한다.
이 외에도 웨스 앤더슨의 작품 세계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기일 평론가의 글, 멘들스케이크 포토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굿즈, 작품의 독창적 미장센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민 공간 등 전시장은 환상적인 볼거리로 가득하다. 전시 <Nostalgia : 웨스 앤더슨>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라는 그에 대한 평가를 부족함 없이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