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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Jul 07. 2024

메이드 인 청계천! <동대문 패션의 시작, 평화시장>展

판잣집에서 패션의 중심지가 된 동대문 평화시장을 조명하는 기획전

동대문 평화시장은 서울의 패션 산업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실제로 의류 도매상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가, 해외 방문객 등 다양한 패션피플이 밤낮없이 모여 평화시장의 불을 밝힌다. 이처럼 동대문 의류 유통 시장의 출발점인 평화시장의 1960~70년대 모습을 재조명하는 전시 <동대문패션의 시작, 평화시장>이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지난 8.23(금)부터 오는 11.24(일)까지 열린다. 

전시 전경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본 전시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평화시장의 1960~70년대 모습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6·25전쟁 이후, 의류 산업의 역사를 만들기 시작한 ‘평화시장’의 이름에는 청계천 변에 거주하던 피란민 避亂民들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들어있다. 그들의 희망이 담긴 평화시장은 부지런히 규모를 키워나갔으며, 1970년대에는 내수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또한, 평화시장의 영향으로 동대문 일대에 거대 의류 유통 상가가 다수 들어서기 시작했다.

전시 전경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공간을 가득 채운 정량적·정성적 자료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는 크게 <1부. 평화시장의 탄생>, <2부. 의류 유통의 중심지, 평화시장>, <3부. 그 시절의 평화시장>, <4부. 변화하는 평화시장>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되며 그 흐름에 따라 전시를 관람하면 된다. 

전시 전경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1부. 평화시장의 탄생>에서는 평화시장이 청계천 변에 들어서게 된 배경과 그 과정에 대해서 설명한다. 6·25전쟁 이후 청계천 변에는 무허가 주택과 노점이 대규모로 늘어났다. 이들은 ‘하꼬방’이라고 하는 판잣집에서 재봉틀 한두 개를 가지고 옷을 지어 팔거나 미군복 美軍服을 수선 혹은 염색하여 판매하였다. 그중 청계천 5~6가 주변 판자 점포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평화시장 탄생의 주체가 되었다. 이들은 1959년 화재로 시장 건물의 신축을 추진하였고, 1961년 3층 규모의 평화시장 건물이 완성되었다.

평화시장 노동실태조사 설문지, 1969년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2부. 의류 유통의 중심지, 평화시장>에서는 건물의 구조 및 규모, 판매 상품 등 평화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면을 설명하고, 평화시장의 영향으로 동대문 일대가 거대 의류 도매 시장으로 변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전시한다. 1961년에 완공된 평화시장은 1962년 2월 정식으로 시장 개설 허가를 받았다. 당시 기성복 수요 증가와 함께 평화시장은 의류 도매 전문 시장으로 성장하였고, 이후 동대문 일대가 의류 산업의 중심지로 변하게 되는 출발점이 되었다.   

전시 전경, 봉제 공장의 재현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옛 평화시장 봉제공장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3부. 그 시절의 평화시장>에서는 1960~70년대 평화시장을 들여다볼 수 있다. 평화시장의 점주들은 좁은 봉제공장에 작업 공간을 늘려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해 다락을 설치하였고, 근로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봉제공장의 노동자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서울에서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공을 꿈꾸었는데 전문 기술자, 점주 등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이 3부에서는 당시 봉제공장 출신 노동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전시 전경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리모델링 전 평화시장 | ©(주)평화시장
리모델링 후 평화시장 | ©(주)평화시장

 <4부. 변화하는 평화시장>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변화하는 평화시장을 소개한다. 봉제공장의 외부 이전 등 시장에 일어난 변화를 소개하고, 그로 인한 영향을 알아본다. 

전시 전경, 봉제 공장의 재현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단춧구멍 재봉틀 | ©전태일기념관

특히 <3부. 그 시절의 평화시장>에서는 봉제공장을 실제 평화시장 출신 노동자의 증언과 사진 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재현한다. 당시 공장의 대표적인 구조물인 다락을 설치하였고, 실제 크기 공장 사람들 모형을 통해 실감 나는 전시 감상이 가능하다. 봉제공장 재현에는 당시 평화시장에서 쓰였던 같은 종류와 시기의 재봉틀이 전시된다. 재봉틀은 기능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단추를 끼우는 구멍을 만들 때 썼던 단춧구멍 재봉틀(나나이치), 옷단의 끝부분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이용되었던 휘갑치기 재봉틀(오버로크) 등 총 4종류가 관람객을 만난다. 그리고 재봉틀이 평화시장을 비롯한 대한민국 경제 발전 과정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를 조명한다.

전시 전경, 봉제 공장의 재현 |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박물관

이처럼 전시는 풍부한 사료, 정제된 인포그래픽 등을 통해 평화시장의 특징과 변천 과정을 알아보고 이후 동대문 주변에 끼친 영향과 그 의미를 탐구한다. 그리고 당시 평화시장의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우리가 익히 알던 평화시장의 새로운 이미지를 선사한다. 


<동대문 패션의 시작, 평화시장>

장소 | 청계천 박물관

기간 | 2019.8.23(금)~2019.11.24(일)

관람시간 | 평일: 오전 9시~오후 7시 / 토․일․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 /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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