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난 찬바람 시작되는
초겨울 날씨를 좋아했다.
언제 왔다 가는지 모르는
스치듯 쨍한 기쁨은
옆에 있는 듯 사라지고
나는 또, 다시 올 너를
기약 없이 기다린다.
짧고 깊은 키스는
정체가 없다
말 없는 이별가다.
함께 걸었지, 긴 시간의 별리를 앞두고
오랜 세월 무언가를 지키려
서 있던 잎이 마른 은행나무 곁을
기약 없는 약속으로 걸었다
난 찬바람이 아직 찬
초봄이 되면
때가 또 오고 있음을
스치듯 쨍한 기쁨으로 안다
오지 않아도
긴 시간 지키려 하지 않아도
봄에 먼저 찾아오는 프리뮬러처럼